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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돌연변이 연구소의 모든 '연구 활동'에 가장 든든한 논리적 근거를 제공해 주는 저서. 바로,

리처드 도킨즈의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누군가 내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고 싶어요'라고 묻는다면 (절대 아무도 그러지 않을 테지만), 난 반드시 이 책을 읽어 보라고 하겠다.
출판사와 언론에선 무슨 "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 "학계의 충격!" 어쩌고 엄청난 논란이 되고 있는 책처럼 떠들고 지랄하는데,
이 책은 그저 다윈이라는 위대했던 학자의 논리를 다시 한번 다듬고, 거기에 재미있는 설명들을 덧붙인 것에 불과하다.
즉, 진화론의 위대한 원리를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제대로 학습시켜 주는... 한 마디로, 예전 진화론자들에게 붙여줬던 별명인 "다윈의 불독" 역할을 하고 있는 책이라 하겠다.
이 책은 인간의 성악설을 주장하지도, 인간이 유전자에 의해 조종당하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하지도 않는다. (물론 처음엔 그렇게 보이긴 하지만)
그저 이 책은, 생명체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동물들이 섹스를 하게 됐으며, 돌연변이는 왜 생겨나며, 왜 사람의 행동 패턴은 그렇게 다양한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핵심은 이거다:
어느날 생명체에는 유전자라는 생존을 위한 '초자아'가 생기게 됐고,
(유전자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종과 개체를 살아남게 하기 위한 일종의 행동 지침 프로그래밍.)
개체의 생존을 위해 탄생한 유전자는 세대를 거침에 따라 더 복잡 정교해 지고,
결국은 유전자 자신이 목적이요, 존재 이유가 돼 버리기에 이른다.
유전자는 자신의 생존을 더욱 효율적으로 보장 받기 위해 개체에 자의식과 학습능력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능을 부여했고,
인간은 이 기능을 활용해 예측 불가한 돌발적 환경에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인간은 자의식과 학습에 의해 유전자의 독재로부터 벗어나 독단적인 자율 행동이 가능하다는 것.
인간이 자신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한 인공지능을 만들고, 인공지능이 자신들에게 더 많은 편의와 복지를 가져다 주기 위해 더 복잡 정교하게 만들고, 결국 인공지능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해 자의식과 학습능력이라는 기능을 부여했는데, 인공지능이 이 기능을 이용, 인간이 애초에 제공했던 행동 지침을 어기고 독단적인 자율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는....
와, 썅. 진화론이 무슨 SF 영화의 시놉시스처럼 되지 않았는가?

리처드 도킨즈 박사. 외국 유명 학자들은 이렇게 멀쩡한 외모까지 겸비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도 분명 있을텐데, 워낙 출판/방송 문화가 X같아서 학자들이 뜨는 경우가 도통 없다. 황수관 박사가 예외적이긴 한데, 이 양반 TV에 나올 땐 삼류 광대지 도무지 학자연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책은 우리나라 번역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 문제작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나면 도대체 내가 한글을 읽은 건지, 영어를 읽은 건지 자주 헷갈리곤 한다. 심지어 어떤 부분은 번역자가 제대로 이해를 하고 번역한 건지 심각한 의심이 들기도.
이 책을 번역한 서울대 교수라는 홍영남 박사나 이딴 인간에게 번역을 맡긴 출판사 모두 혼 좀 나야 한다. 이 따위로 번역을 지랄하고 하니 다른 멀쩡한 이공계 출신 번역자들까지 욕 먹는거다.
그리고 이 정도 책이면 그냥 영문과 출신한테 번역 맡겨도 될 뻔했다. 이 책의 영어를 이해하는 데 무슨 박사 학위 따위 필요 없었다고 보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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