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싫은 잡채를 억지로 먹는 니체의 꿈을 꾸다 깨어난 슈라킹은 시계를 보았다. 도스트옙스키 괘종시계는 아침 7시를 가리킨다. 머리를 몇번 북북 긁은 후 테이블에 비트겐슈타인처럼 앉아 들뢰즈사의 에스프레소를 홀작이며 에리히 프롬 조간신문을 읽었다. 공복에 에스프레소라니...하며 보울에 헤겔과 쇼펜하우어 씨리얼을 반반씩 부어 섞은 후 까뮈 초코우유를 듬뿍 부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카프카처럼 홀로 앉아 점심 식사를 마친 슈라킹의 마음은 퇴근 후 지젝과의 술약속에만 가 있다. 아참, 주말에 밀란 쿤데라와 드라이브 약속도 있군.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경우 없기로 소문난 지젝이 상가집을 가야한다며 술약속 켄슬문자를 때려온게 아닌가.
써글넘~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그녀는 마르크스 마켓의 쇼핑카트를 밀며 주위를 둘러본다. 푸코 레드와인과 베버 맥주번들의 계산을 마친 그녀는 노자 아파트 1008동 902호의 문을 연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인 칸트와 공자가 반가워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어 댄다.
아침 햇살이 빈 와인잔과 빈 맥주병 한개가 놓여 있는 슈라킹의 거실 테이블을 비춘다. 칸트와 공자는 밥 달라고 소파에 앉아 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연신 핧아대고 있다. 그녀의 손에는 전날 마시던 베버 맥주 반병이 들려있고 음악은 열반의 언플러그드가 날이 새도록 돌아가고 있었던 거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