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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단풍잎이 떨어지고 겨울속으로 가는,,,외롭고 그리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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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10/10
 

알래스카 크루즈를 타면 중간에 키치칸(Ketchikan) 주노(Juneau) 스캐그웨이(Skagway)
세 곳에 정박한다. 세 항구도시는 그들 나름으로 개성이 다르다. 키치칸은 연어의 도시이자 비가
많은 도시로 인구는 8000명 안팎이다. 알래스카의 주도인 주노는 인구가 3만이 넘고 그 중 활발해
보이던 도시다.

바람의 도시 스캐그웨이는 30분이면 시내를 다 돌아볼 수 있는 소읍으로 캐나다까지 가는 기차
'화이트 패스 앤드 유콘 루트(White Pass & Yukon Route)'의 시발지라는 점만 빼면 매력 포인트가 없다. 인구도 800 명이 겨우 넘는다.

이들 세 도시의 공통점은 모두 알래스카의 여느 도시들처럼 19세기 금광 러시 때 한창 전성기를
누리다 지금은 관광 수입으로 그나마 명맥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이라야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동안의 잔치이니 나머지 기간은 동토의 살을 에이는 추위와 적막과 외로움을 이겨내야 하는
형극의 삶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된다.

영하 25도로 내려가는 겨울엔 밖에 5분만 있어도 몸이 얼어서 자동차를 탈 때도 미리 타이머로 자동 시동을 걸어 놓았다가 시간이 되면 자동차까지 막 뛰어가야 한다고 한다.

그 중 처음 기착하는 키치칸이 제일 인상에 남는 이유는 연어 때문이었다.
크고 작은 하천마다 그 하천이 터질 정도로 연어들로 가득 차 있다. 등이 시커먼 연어들로 뒤덮인
하천은 원래의 물도 그렇게 흙색이라 그냥 시커멓기만 한데 그 표면이 물살을 거꾸로 올라가려고
야단법석인 연어들로 인해 구불텅 거리는 모습이 꼭 전기 충격으로 부르르 떨리는 것처럼 보였다.

간혹 물 속에서 튕겨 나온 연어의 시체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곰들도 어슬렁어슬렁 내려와 그런 계곡에서 연어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연어가 지천이라 주둥이만 물 속으로 집어 넣어도 그냥 입 속
으로 쑤-욱 연어가 들어갈 것이니 무척 쉬운 먹이사냥일 터이다.

알래스카에서 먹는 연어 회는 차별성이 있다며 꼭 먹어보라는 친구의 말을 기억하고 한국식당을
찾느라고 상가를 기웃거리다가 일본식당을 발견했다. 창문에 써 붙인 글씨들을 읽다 보니 비록 작은 글씨지만 한글도 있었다. 예상대로 주인이 한국 사람이었다.

식당은 LA에서 왔다는 여주인과 스시 쉐프 2명 웨이트레스 1명 등 한국인 4명이 일하고 있었다.
연령층도 6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달랐는데 얼굴엔 그 동안 삶의 기복 만큼이나 깊은 나이테가 굽이굽이 그려져 있었다. 키치칸의 한국인은 자신들이 전부라는 그들의 사연을 굳이 들을 필요도
없었다. 그저 그들의 지친 표정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가가 화끈거렸다.

연어 회는 사카이(Sockeye salmon)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
주방장은 마치 살아있는 듯 선명한 새빨간 색깔의 사카이를 장미꽃처럼 만들어서 다른 생선도
곁들여 동양화보다 더 멋진 접시를 만들어 내놓았다. 사카이는 너무 신선하여 향까지 싱그러웠고
쫄깃쫄깃 씹히면서도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과연 연어의 도시답게 그 맛은 비교할 수 없이 황홀
했다. 그 다음 어디에서도 그렇게 향기롭고 입에 착착 붙는 연어 회는 없었다.

일요일 오랜만에 산에 가서 붉게 물든 단풍을 보니 불현듯 키치칸에서 먹었던 사카이가 기억나서
알래스카 얘기가 되었다. 알래스카를 다녀왔으나 다른 기억은 다 사라지고 키치칸에서의 그 단풍잎보다 더 붉었던 사카이의 화려한 맛만 혀끝에서 요동을 친다. 여행의 기억을 품위 있게 역사나 문화에 대한 고찰이 아니라 이렇게 미각의 기억으로만 풀어내는 나는 아무래도 비문명인인 것 같다.
























~~살며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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