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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 찰리 채플린도 너무 기가 막혀 웃어야 했던 일화가 하나 있다.
1930년대 초 뉴욕에서 처음으로 '채플린 흉내내기 대회'가 열렸다. 호기심이 발동한 채플린도 참가 신청서를 냈다. 작은 중절모를 눌러 쓰고 나비 콧수염에다 지팡이에 헐렁한 바지차림을 하고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장기를 한껏 뽐냈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간신히 3등을 한 것. 채플린보다 더 채플린같은 가짜가 2명이나 더 있었던 것이다. '짝통이 기가 막혀….'
처음엔 채플린도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할지 고민을 했지만 당대의 희극배우답게 웃어 넘겼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회에서 우승한 '가짜'는 단번에 유명세를 탔다. 여기저기 불러다녀
돈벌이가 쏠쏠했던 것. 이후부터 유명인 흉내내기 경연대회가 미국서 유행하게 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선 매년 8월쯤 유명인사 대역 총회가 열린다. 전.현직 대통령은 물론 엘비스 프레슬리와 마릴린 먼로 등으로 분장한 대역들이 호텔을 어슬렁 걸어다니면 누구나 한 번은 속아 넘어간다.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현직 대통령과 닮은꼴을 뽑는 행사다. 올 총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역으로
선정된 인물은 론 버틀러. 외모와 함께 말투도 대통령을 꼭 닮았다. 각계에서 초청이 쇄도해 그는
오바마 연기에 올인하기로 했다. 부잣집 결혼식 주례에서부터 각종 시상식 심지어 찬조연설을 부탁하는 의원들도 더러 있다. 분위기 돋우는데는 대통령 대역만한 사회자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역대 대통령 대역 중 가장 돈을 많이 번 인물은 빌 클린턴의 닮은꼴 팀 워터스.
그는 클린턴 재임시절 한해 평균 무려 100만 달러를 챙겼다. 말하자면 '짝퉁'이 '오리지널'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린 셈이다.
가장 찬밥신세는 조시 부시 전 대통령의 대역. '진짜'의 인기가 바닥이다 보니 불러주는 곳이 드물어 벌이가 신통치 않았다.
대역들은 '진짜'가 퇴임하면 그날로 용도폐기된다. 오바마 대역의 바람은 오직 하나 그가 재선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래야 돈벌이 기간이 그만큼 연장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대역들도 총회 투표라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뽑히지만 독재국가에선 강제 동원된다.
유사시 총받이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히틀러가 그랬고 스탈린도 마찬가지였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도 군부대 시찰엔 종종 대역을 보냈다고 한다. 암살당할까 두려웠던 까닭이다.
북한의 최고통치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끔 대역을 내세운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 최근 ABC-TV가 김정일의 대역설을 제기해 또다시 화제에 오르게 됐다.
지난 8월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가짜 김정일을 만났을
수도 있다는 추측성 보도다.
이같은 '인간 짝퉁'을 흔히 우스개로 '채플린 키드'(Chaplain kid)라고 부른다. 알고 보면 채플린은 통이 컸다. 가짜 채플린을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기는 커녕 오히려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대공황의 암울했던 그 시절 함께 웃자며 너그럽게 용서했던 것.
채플린은 '나의 자서전'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실망과 근심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는 유머다."
유머를 철학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린 채플린 다운 말이다.
정치인이나 독재자의 대역은 이제 그만 채플린 짝퉁이라도 많이 나와 불경기의 시름을 잠시라도
잊게 해줬으면 좋겠다.
~~윌셔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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