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도교육감(사진)은 시국선언 교사를 징계하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린 직무이행 명령이 부당하다며 명령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18일 대법원에 제기했다.
김 교육감은 직무이행 명령의 집행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지방 기관장이 중앙 정부의 직무이행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김 교육감은 소장에서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 유보 조치는 시국선언 경위.내용.성격 및 징계 가부에 관한 깊은 고민과 법률 검토를 거쳐 내린 것이므로 (직무이행명령의 조건인) 사무의 관리와 집행을 명맥히 게을리 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볼 수 없다"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소장은 또 "교사들의 징계의결 요구를 관련 형사재판의 확정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유보한 결정은 정당하고 적법한 행위로 직무이행 명령은 위법하며 따라서 교과부의 직무이행 명령은 취소되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육감은 "징계를 서두를 경우 교사들의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고 대법원 등의 판례에 따르더라도 교사들의 행위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교과부가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교조 소속 경기지역 교사 15명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하자 4차에 걸쳐 이들을 조사하고 법률전문가들을 자문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 1일 징계 유보를 결정했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징계가 강행될 경우 우리 사회와 일선 교육현장의 갈등과 혼란이 증폭될 수 있다"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틀 뒤 김 교육감에게 1개월 이내에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라는 취지의 직무이행 명령을 발동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사진)이 15개 시·도교육감과 달리 교육과학기술부의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 요구를 거부, 파장이 예상된다.
김 교육감은 1일 도교육청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시국선언 교사 징계에 관한 경기도교육감 담화문'을 발표했다.
김 교육감은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로 존중돼야 하고 따라서 시국선언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교사들을 징계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공무원과 교사 또한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위하거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이 아닌 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권리를 갖는다"며 "민주적 발전을 위한 의도라면 우리 사회의 질적 발전과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육감은 특히 "사법부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징계가 강행될 경우 일선 교육현장의 갈등과 반목이 증폭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육감은 다만 "교사는 아이들의 정신적 좌표를 제시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교사들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교육현장에 미칠 영향을 보다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교사들 행위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교과부가 경기도교육청에 징계요구한 교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정진후 위원장을 포함한 중앙집행위원 9명, 전교조 경기지부 간부 6명 등 모두 15명이다. 수원지검은 지난달 2일 경기지부 간부 6명 중 박모 지부장은 불구속 기소, 이모 수석부지부장 등 5명은 약식기소 처분했다고 도교육청에 통보한 바 있다.
한편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는 1차 때 1만6000여명, 2차 때 2만8000여명이며 교과부는 이들 중 전교조 중앙과 지방 집행부 간부 89명을 징계토록 16개 시·도 교육감에 요구, 경기도를 제외한 15개 시·도 교육감은 지난 9월과 10월 사이 74명 전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11일 “이 정권은 제대로 된 보수정권이 아니다.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전략이나 품격이 없다”면서 현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백 교수는 신간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 출판을 기념해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정권은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고, 합리적 보수도 아니고, 그 안에는 파시스트 성향을 가진 사람도 많다”라며 “하지만 제대로 파쇼를 할 수 있는 능력이나 프로그램도 없다. 그냥 국민들을 엄청나게 짜증나고 피곤하게 하는 정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쇼는 박정희 전 대통령 정도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창작과 비평' 편집인으로 진보 진영의 대표적 인사인 그는 한나라당을 겨냥해 “보수정당이 어느 날 멋지게 탈바꿈 해 국민 30%의 지지를 받는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거듭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여권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면 이런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정리가 필요하다. 만나보면 많은 분들이 이 정권은 합리적 보수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합리적 보수가 세력으로서는 없다. 독자적으로 세력을 만들긴 어렵고, 중도세력의 큰 틀에서 한 귀퉁이를 차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이 대통령의 중도 강화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현실 정치는 대개 중도 마케팅을 펴는데 이는 선거에서 이기려고 내쪽 고정표는 잡고, 저쪽 골수표는 포기하고, 중간을 잡자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중도 강화론은 그냥 그때그때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본다. 중도 마케팅에 가까운데, 일관된 마케팅 전략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진짜 중도 마케팅 열심히 하는 정치인들이 들으면 섭섭해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또 “이명박 정부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어쨌든 합법적으로 당선된 정부이고 힘으로 밀어낼 수도 없다”면서 “남은 임기가 되도록 무난하게 가도록 뭔가 우리 시민사회가 나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대통령이 됐으니 도와주는 게 도리라는 말과는 다르다. 그런 얘기는 비판하지 말고 돕자는 건데, 그게 효과가 없으면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도 도와주는 방법”이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계속 퍼지고 있고, 따로 활동하던 사람들도 횡적으로 자주 만나 공동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관계에 대해 그는 “이른바 제3차 핵 위기는 근본적으로 남한발이라고 본다”면서 “ 그간 여러 위기가 있었고 북한이나 미국의 책임도 있었지만 2007년 10·4 선언 등으로 많이 수습이 돼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남북관계 안정이 국정의 우선 과제인데 (현 정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가 연대해 총체적인 변혁의 길에 나서자는 ‘변혁적 중도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로 분류되는 분들 중에서도 합리적인 분들, 진보로 분류되는 분들 가운데에도 '내가 추구하는 진보가 진짜 진보인가' 성찰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중도세력의 광범위한 통합이 필요하고, 그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무도 탓하지 말라'고 한 건 시시비비를 가릴 것도 다 덮어주고 국민총화하자는 뜻은 아닐 것”이라며 “그가 평생 지향해 온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전제로 하면서 거기에 좌절해 세상을 버리게 될 때 지나치게 남 탓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남 탓하지 말라고 했는데 너는 왜 자꾸 정부 탓하느냐는 말은 국정 권한을 쥔 정부가 할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병세가 심상치 않은 모양인데 개인적으로도 많이 걱정된다”면서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이어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당사자가 다 사라지게 돼 그것만으로도 큰 공백이다. 북측에 대한 영향력에 특별한 위상을 가진 분이어서 중요한 자산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국제적 차원에서도 손실이 굉장히 클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니까 어디 가서 대접 받고 (해외 언론과) 인터뷰도 하고 그러지만 현직 대통령이 아니면 별로 알아주지 않을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국내 유일하게 해외 언론과 지식인 사회에서 위상이 있고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변혁적 중도주의를 주창하는 백 교수의 신간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는 당면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구적인 반민주세력은 물론 공허한 급진노선이나 안이한 개혁노선을 배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분단체제에서 극단적 보수와 급진적 진보는 남북 주민의 인간다운 삶을 저해하는 주요인이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중도가 중요한 이유는 어떤 극단적인 좌우 노선도 분단체제가 남북 주민에게 씌워놓은 멍에를 벗길 수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논증하고 있다. 결국 원칙 있는 중도, 일관된 경륜과 실행력을 갖는 중도만이 남북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실천방향임을 역설한다.
이번 책은 그가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저술이다. 분단체제 및 한국사회 분석작업으로 펴낸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 '흔들리는 분단체제'를 잇는 총 네번째 사회평론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