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이 정부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친박계 의원 모임인 ‘여의포럼’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4대강 사업 관련 세미나에서다.
의원들은 세미나에 초청된 주호영 특임장관, 4대강 사업 찬성론자로 이날 강연을 맡은 명지대 윤병만 교수를 상대로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세종시에 이어 4대강도 친이, 친박의 격돌이 이뤄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김무성 의원은 “ ‘고인물은 썩는다’는 반대론자들 말이 100% 맞다”며 수질 대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반대하는 측에서는 4대강 사업예산인 22조원보다 지천 정화 비용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며 “수질 개선 문제가 해결 안 되면 (4대강 사업을) 해놔도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현기환 의원은 본류 위주의 사업 형식을 짚었다. 현 의원은 “(본류에) 기본적 준설만 한다면, 그냥 강에다 향수만 뿌려놓는 사업이 되는 것 아니냐”면서 “준설, 보 문제도 결국 오염원을 차단하지 않으면 수질이 악화될 텐데, 그 오염원이 바로 지류에서 온다”고 지적했다.
서병수 의원은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다. 서 의원은 “야당 비판 중 하나가 22조2000억원이란 돈이 2010년도와 2011년도에 다 투입된다는 데 있다. 그렇게 시급하게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500억원 이상의 사업은 법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꼭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했다. 그런 것들을 해가면서 ‘슬로 다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복 의원은 “4대강보다는 2대강 사업을 하고 난 이후 사업 효과를 봐가면서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사덕 의원은 “수량 확보, 홍수조절을 위해서 저수지를 준설하고 보를 설치하는 등 우리가 하려는 대규모 사업을 한 외국 사례가 있나”라고 핵심을 찔렀다. 윤 교수는 “사실 이렇게 대규모로 하는 사업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그래서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수질 문제에 대해 “4대강의 직접 연계사업비 5조3000억원 중 지류사업, 환경정비사업 예산이 다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속도 조절론에 대해선 “단기간에 안하면 하는 도중에 홍수로 다 날아간다. 단기간에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경남 함안군 낙동강에 보를 설치하면 이 일대가 홍수 피해를 당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민들이 함안보 건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19일 경남 함안군민들은 ‘4대강 정비사업 함안보 피해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함안보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경남도가 국토해양부에 보낸 공문을 보면, 함안보 설치에 따라 함안군에 지하수위 변동과 영농 피해, 홍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이 표시돼 있다”며 “그럼에도 국토해양부는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지난 7일 함안보를 착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공문을 보면, 경남도는 “함안보 설치에 따른 관리수위의 상승(최대 6.27m)으로 지하수위 변동에 따른 인근 농지 경작물의 당도 저하 등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직접적으로는 낙동강 지류에 설치된 배수시설의 이전·재설치 등 대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낙동강의 제1지류며 국가하천인 남강은 함안군·의령군의 인구 밀집지역을 관통하고 있으나, 배수시설물의 이전 등 대책이 누락돼 있어 향후 홍수 피해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 공문을 지난 9월21일 국토해양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보냈다.
그러나 박종규 경남도 건설항만방재국장은 “해당 지역에서 피해가 우려된다며 경남도에 대책을 건의했기 때문에 관련 기관에 공문을 보냈을 뿐, 경남도가 피해를 우려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음달 15일께 지하수위 변화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당연히 이에 따른 대책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19일 밤 서울 여의도 MBC본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토론을 하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공중파 텔레비전 생방송 토론에서 망신을 당했다.
판사 출신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나 의원은 다른 분야도 아닌 미디어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우기다가 시민논객으로부터 "다시 잘 좀 알아보시라"는 핀잔을 들었다.
나 의원은 19일 밤부터 방송된 MBC < 100토론 > 출연, 한 시민논객으로부터 미디어법 재논의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이 시민논객은 "헌재 결정 직후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이제는 미디어의 미래를 고민할 때'라고 했는데, 헌재 사무처장이 '미디어법이 유효하다는 부분은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헌재 판결을 존중하고 미디어의 미래를 고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헌재 결정의 취지대로 미디어법 재논의에 임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나 의원은 "하 처장은 헌법재판관이 아니다. 사무처장의 의견이 헌재의 의견은 아니다"라며 "헌재는 미디어법이 유효하다고 결정했다"라고 미디어법 재논의 필요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 시민논객은 다시 "재판관 3명은 유효, 3명은 무효, 3명은 기각(결정을 내렸다)"이라며 "헌재 결정에는 (미디어법이) 유효라는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나 의원은 "(헌재 결정문) 주문에 유효라고 나와있다"고 재반박했다. 그러나 이 시민논객은 다시 "주문에는 유효라는 것이 없다"며 "다시 한번 정확히 알아보시라"고 핀잔을 줬다. 나 의원은 다시 웃으며 "내가 그때(미디어법 헌재 결정 당시) 읽었다"며 자신의 주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날 토론 패널로 참석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일제히 "유효라는 부분은 없다"고 반박하자 나 의원은 약간 당황한 기색으로 자신의 주장을 이어나갔다. 이후 나 의원은 '중요한 것은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렸으므로 미디어법은 유효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논리를 폈다.
지난 10월 29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가 '2009헌라8·9·10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등 간의 권한쟁의'사건에 대해 내놓은 결정문 주문에는 신문법과 방송법 등에 대해 유효하다고 결정한 부분이 없다. 나 의원이 명백히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친 셈이다.
나 의원이 미디어법에 대한 헌재 결정 내용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부분은 미디어법 재논의 논란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헌재 결정 내용을 얼마나 소홀히 생각해왔는지를 방증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