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명의 연예인들이 나오는데다 주제가 있는 이야기가 아닌 각자의 이야기가 쏟아지는 프로그램(SBS `강심장`)을 유기적으로 이끌고 나가는데 MC강호동씨의 힘은 절대적입니다. 카리스마도 있어야하고 순발력과 위기대처능력, 게스트간의 원활한 소통을 활성화시킬수 있는 능력 등 다양한 자질이 필요한데 강호동씨는 그런 능력을 갖춘 몇 안되는 MC입니다.”
SBS ‘강심장’ 연출자 박상혁PD의 MC 강호동에 대한 평가다. 박상혁PD의 설명을 들으면서 예능 톱스타 강호동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해본다.
20여명이 출연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프로그램은 ‘강심장’이 처음이다. 순전히 게스트의 이야기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MC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MC로 나선 강호동은 다양한 이야기가 산만함으로 분산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통합시키기위해 게스트의 활성화와 제어를 위해 카리스마와 배려를 적절하게 구사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처음 MC로 나선 이승기와 역할 분담을 절묘하게 해 이승기가 MC로서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도 하고 있다.
강호동은 이처럼 MC로서 역할과 능력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강호동은 MBC‘무릎팍 도사’에서도 근래 들어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다수의 게스트가 나오는 ‘강심장’과 달리 1인의 게스트가 출연하는 ‘무릎팍 도사’에서의 강호동의 변화는 바로 게스트의 성격과 이야기 내용에 따라 밀어붙이는 강도를 기막히게 조절하는 능력이 배가됐다는 점이다.
‘무릎팍 도사’초창기때 강호동은 게스트와 상관없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이나 이슈나 논란, 말하기 불편한 내용들을 질문하며 밀어붙이기식의 진행 스타일을 견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렇지 않다.
강호동은 최근들어 수애가 출연했을 때처럼 출연자의 가슴 아픈 사연이 들어나면 게스트와 감정을 함께 하며 질문의 톤을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성유리처럼 입담이 약한 게스트에게는 진행자로서 많은 말을 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이종범처럼 입담이 강한 게스트에게는 밀리는 상황을 연출해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KBS‘1박2일’에서도 강호동의 진화의 징후는 감지된다. 강력한 힘을 발산하며 프로그램을 전면에 나서 이끄는 것에서부터 멤버들이 균형감 있고 적절하게 전면에 나설수 있도록 뒤로 빠지는 태도가 강하게 드러난다. 또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멤버들을 압제했던(?)컨셉이 최근 들어 종종 이수근이나 이승기 등 멤버들에게 당하는 굴욕적인 컨셉들이 들어나며 또 다른 볼거리와 함께 ‘1박2일’의 신선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강호동의 진화는 꾸준한 노력과 공부하는 태도에서 촉발된다. 강호동은“저역시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줄수 있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한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를 수성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강호동은 최고의 자리를 수성하기위해 이처럼 끊임없이 자기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 시도가 절정에 이르렀다. <한국방송> 이사회가 그제 이명박 대통령 선거참모 출신인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을 이 방송사 새 사장으로 임명제청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은 곧 그에게 임명장을 줄 예정이다. 이명박 정권이 지난해 정연주 사장을 불법적으로 몰아내면서 시작한 ‘한국방송의 정권방송화’ 작업의 완성이 눈앞까지 왔고, 김 회장으로선 지난해 여론을 의식해 포기했던 자리를 드디어 차지하게 됐다.
이 정권의 이런 시도는 국민의 폭넓은 저항에 부닥칠 것이다. 당장 한국방송 노조는 “정권의 하수인 김인규가 청정지대 케이비에스에 단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언론노조와 피디연합회 등도 노조의 투쟁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정부의 방송 장악 기도를 한목소리로 공격했다. 시민단체들과 많은 국민도 분노하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특보 출신 구본홍씨의 사장 임명에서 비롯한 ‘와이티엔 사태’의 확대판이다.
김씨의 사장 임명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너무나 정당하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캠프에서 방송 전략을 이끈 인물이다. 언론인 생활을 청산하고 정권 창출을 도왔던 이가 사장으로 돌아오겠다는 건, 방송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지 않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그는 청와대 행정관이 기업들 손을 비틀어 돈을 모아주려 했던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이다.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비판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다.
그가 사장으로 임명제청되기까지의 과정도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정권 쪽의 입김을 막을 장치도 없는 가운데 모양 갖추기에만 급급했다. 이사회도 다를 게 없었다. 심지어 이사회는 공개검증 절차조차 없이 야당 추천 이사들의 기권 속에 표결로 김씨를 뽑았다. 공영방송에 걸맞은 독립적이고 전문성 있는 인물을 뽑으려는 의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는 정연주 사장 불법해임과 비교해 이번에는 심각한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청와대 쪽이 ‘한국방송 이사회의 결정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런 움직임의 하나다. 하지만 김씨로 결정되기까지 정권 핵심부의 뜻이 일관되게 관철됐음은 누가 봐도 명백하다.
김씨가 한국방송 사장에 취임한다면 이미 땅에 떨어진 이 방송의 신뢰는 더욱 추락해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국민의 외면을 받는 방송’이 될 것이다. 이는 단지 정권이나 김씨 개인이 타격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방송의 생명마저 끊는 일이다. 이런 불행한 일을 막는 길은 김씨 사장 만들기를 그만두는 것뿐이다. 김씨는 자진 사퇴하고 이명박 정권은 방송 장악 기도를 포기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