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28도. 한여름 50도를 웃돌던 날씨에 견주면 두바이는 지금이 천국이다. 하지만 1980년대 작은 어촌에 불과하던 메뚜기 모양의 이 땅은 ‘신화’를 일구기 시작한 이래 가장 혹독한 시련의 계절을 맞았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저녁 6시, 공항을 나서니 사방이 공사판이다. 짓다 만 빌딩, 주택, 도로 어디 하나 가지런히 정리된 곳이 없다. 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35분 떨어진 팜 주메이라는 자동차의 경우 바다 밑 터널을 지나야 닿을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두바이가 ‘세계 8대 불가사의’로 선전해온 야자수잎 모양의 팜 주메이라는 ‘세계 최대 인공섬’으로 널리 홍보됐다. 여기서 가장 먼저 기자를 반긴 건 “집 세놨습니다”란 큰 펼침막이었다.
주변의 화려한 저택들처럼 마당이 곧장 바다로 통하는 A11번지. 소유주인 독일인은 지난해 2200만디르함(약 74억8000만원)까지 올랐던 이 저택을 1500만디르함에 넘기겠다고 흥정했다. 두바이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는 강창희(47)씨는 “1350만디르함까지는 깎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발길을 돌렸다.
팜 주메이라의 밤 풍경은 황량했다. 불이 켜져 있는 집은 다섯 채 가운데 두 채 남짓뿐이었다. 이곳은 지난주 590억달러의 채무지급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주력기업인 나킬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부동산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페르시아만 밖에서 꿔온 돈으로 크레인과 불도저를 굴려 사막에 ‘중동의 뉴욕’을 세우려던 두바이의 계획은 갑자기 멈춰섰다. 부동산 활황으로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15%의 고성장을 구가해온 두바이의 하늘로 솟구치던 수많은 건물들은 입주자가 없거나 공사가 중단돼 어둠 속 콘크리트 알몸으로 서 있다.
아부다비에서 대규모 주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선진엔지니어링의 김지웅 두바이지사장은 “세계 최대, 세계 최고의 자극적인 부동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두바이가 빨리 성공할 수 있었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외부 자금 유입이 끊기면서 쉽게 무너졌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팜 주메이라나 부르즈(버즈) 두바이처럼 초대형 부동산 프로젝트에 외부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들여 개발이익을 뽑아내고, 이를 다시 부동산 개발 확대에 쏟아붓는 식으로 덩치를 키웠다. 인구가 132만명에 불과한 두바이는 외부에서 자본과 노동력의 유입이 끊기면 도시가 더는 성장하기 어려운 태생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런 구조의 자동차 운전대를 사실상 국가가 잡고 가속페달을 밟아왔다. 외국인들이 100만디르함 이상 주택을 구입하면 특별 거주비자를 내줬다. 두바이월드처럼 사실상 국영기업들이 부동산 프로젝트의 최전선에 섰다.
금융위기 이후 팜 주메이라보다 큰 규모의 워터프런트, 더월드, 신공항 프로젝트 등이 이미 중단됐고, 올해 새롭게 발주된 부동산 프로젝트는 하나도 없다. 경제위기 이후 아랍에미리트에서 중단된 400여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대부분이 두바이에서 진행되던 것들이다.
자본 유입 중단은 부동산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다시 자본 유입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낳는다. 두바이의 제이비아르(JBR)나 주메이르레이크스타운, 다운타운 지역 등의 집값이나 오피스 가격은 1년 사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영국계 최대 부동산회사인 햄프턴의 장혜진씨는 “신규 자본 공급이 없어 새로운 프로젝트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모라토리엄 선언은 그나마 생기를 되찾는 듯하던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유럽에서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바이러스의 변종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잇따라 각국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한 병원에서는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에 내성을 지난 변형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고, 노르웨이에서는 신종플루 계열 바이러스 변종이 확인됐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는 변종플루로 인해 수백명이 사망했다는 언론보도와 함께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제사회의 구호를 요청, 세계보건기구(WHO)가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20일 "타미플루에 내성을 지닌 신종플루 변형 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에 대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변형 바이러스는 카디프의 웨일스대학병원에 입원 중인 5명의 환자에서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2명은 회복됐고 1명은 중환자실에서,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3명의 환자는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의 감염 경로가 최종 확인될 경우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변형 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으로 감염된 첫 번째 사례라고 BBC는 보도했다.
신종플루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변형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신종플루에 대처하는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이날 신종플루 계통 바이러스의 변종이 사망자 2명과 중증환자 1명에게서 확인됐으며, 변종이 감염자들의 증세를 악화시킨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노르웨이 공중보건국은 "유전자 변이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인체 호흡기에 더 깊숙이 침투해 한층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WHO는 변종 바이러스가 사망 등 치명적인 상황을 유발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며 노르웨이 보건국이 제기한 위험성을 평가 절하했다.
WHO는 전세계적으로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브라질, 중국, 일본, 멕시코, 우크라이나,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유사한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된 바 있다면서 "변종 바이러스는 사망자에게서 나타나지만, 가벼운 증세의 환자한테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WHO는 "수많은 사망자들이 변종이 아닌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며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현재로선 변종 바이러스가 신종플루 감염과 증세 악화, 사망 등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노르웨이의 변종 바이러스가 현재 일반 대중 사이에서 전염되지는 않고 있다는 데는 WHO와 노르웨이 보건국이 모두 동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영국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신종플루보다 훨씬 치명적이고 확산 속도도 빠른 것으로 보이는 변종 바이러스가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돼 2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TV 인터뷰에서 "2가지의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캘리포니아 플루가 동시에 발생했다"며 이 3가지 바이러스의 조합이 훨씬 더 치명적인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WHO는 지난 17일 긴급 발표를 통해 "우크라이나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샘플에 대한 검사를 토대로 예비 실험을 실시한 결과 대유행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현재 사용 중인 백신도 유효하다"며 논란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