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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실향민, 이산가족 ‘상봉 좌절’에 열차에 투신해 자살
"10년전 부터 상봉 신청하고 기회를 기다렸으나 성사 안돼 상심"
2년여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70대 실향민이 상봉이 좌절된 것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9일 경기 수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52분쯤 수원시 권선구 매산로1가 수원역 전방 300~400m 선로에서 실향민 이모씨(75·수원시)가 진입하던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씨는 한국전쟁 당시 18세의 나이로 북측의 강원도 금화군 원동면에서 부모와 형제·누이 등 가족들을 두고 홀로 남한으로 내려와 정착했다. 이후 강원 인제군 원통면에서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다 수원으로 주거지를 옮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10년 전부터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으나 지금까지 번번이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이산가족 상봉 방문단에 포함되지 못한 이후 상심이 더 컸다고 유족들이 진술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씨는 부모(생존했다면 109세)와 누나(76세), 여동생(74세), 남동생(65세) 등과의 재회를 이루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유족들은 이날 영안실을 찾은 취재진에게 “10여년 동안 기다렸던 북측 가족 상봉을 못하시고 안타깝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욕되게 할 수 없다”며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에 따르면 이씨처럼 북측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실향민은 지난달 말 현재 12만7547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4만1195명은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사망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상봉자 선정은 직계·부모·형제자매·고령자 등의 기준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씨는 순위에서 계속 밀린 것 같다”며 “신청자 가운데 90세 이상 고령자만 47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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