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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된 현병철 한양사이버대학장은 엊그제 내정 통보를 받는 순간 “머리가 멍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뜻밖의 인물 발탁에 청와대 내부에서도 어리둥절한 반응이 나왔던 모양이다. 인권단체와 학계에서도 지적하듯 이번 인사는 엉뚱하고 상식 밖이다.
인권 분야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 국가 인권기구의 위원장을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정부가 독립행정기관인 인권위를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5조에는 인권위원장과 인권위원의 자격으로 ‘인권 문제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명시하고 있다. 상식적이고 당연한 요구 사항이다.
그러나 새 위원장의 경력을 보면 이런 자격 요건과는 거리가 멀다. 법학을 전공했지만 인권과 관련한 연구 실적과 대외 활동은 전혀 없다.
한마디로 인권에 관한 한 문외한이라고 할 인물을 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은 법 조항에도 어긋날 뿐더러 인권위에 대한 모독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 14일 인권단체들이 인권위원장의 자격으로 경륜과 인권지향성 등을 제시하며 “법에 검증 규정이 없어 부적격한 인물이 위원장이 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 위원장의 이력 및 인선 배경과 관련해 벌써 뒷말이 무성한 것을 보니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자격의 적부를 떠나 후보로 떠올리기도 힘든 ‘무자격자’를 인권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정부의 끝없는 인권위 무력화 시도와 궤를 같이 한다.
이 정부는 출범 때부터 독립기구인 인권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려다가 반발을 불렀고, 정치색이 짙은 인사를 인권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인원을 20% 이상 줄이는 조직축소를 강행해 국제기구로부터 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 급기야는 위원장이 임기를 포기하고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부가 인권위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옥죌 때마다 인권은 후퇴하고 비판의 목소리는 커졌던 것이 지난 1년여의 경험이다.
안경환 전 위원장은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며 물러났다. 그 자리를 자격미달자로 채워 인권위를 격하시킨 이 정권의 처사도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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