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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도 못 치렀는데…" 용산참사 유족들 테러훈련에 '분노'
"철거민이 테러리스트냐" 항의...경찰, 기자회견 전 유가족 이동 막기도

용산 철거민 희생자 유가족 등 범대위 관계자들이 3일 전날 경찰특공대의 대테러종합전술훈련 중 용산철거민 진압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 것에 반발, 서울경찰청에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6개월이 다 되도록 장례도 못 치렀는데 아픈 가슴을 이렇게 더 찢어놓아야 하나.”
165일째. 그날 이후로 손수건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 눈물이 마를 만도 한데 그의 눈시울이 또 붉어진다.
“억울하고 분해서 미치겠다”고 말문을 연 권명숙씨(47)는 ‘용산참사’로 희생된 고 이성수씨의 부인이다.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의 대테러종합전술훈련을 보고 지난 1월20일의 악몽이 떠올랐다.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는 지난 2일 서초구 방배동 경찰훈련장에서 국가 중요시설 등에 테러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대테러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
문제는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희생된 ‘용산참사’ 당시와 흡사한 건물 점거농성 진압작전을 선보였던 것.
건물 옥상에는 ‘생존권 보장’이라고 쓰인 망루가 설치돼 있다. 경찰은 가상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기중기로 컨테이너 박스를 끌어올려 특공대를 투입하고 살수차를 동원하기도 했다.
경찰은 “용산참사를 재연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으나, “철거민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경찰의 대테러종합훈련에 항의하기 위해 3일 오전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치 않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차량에서 내린 유가족을 경찰이 에워싸고 길을 막아 20여분 동안 실랑이가 벌어졌다.
“집회신고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유가족들은 “집회가 아니라 기자회견이다” “인도를 걸어가는데 왜 집회신고를 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경찰에 둘러싸인 채 서울경찰청 옆 인도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권명숙씨는 “집에서 키우던 개가 죽어도 묻어준다는데 하물며 사람을 파리목숨보다 업신여길 수 있느냐”며 “살려고, 살아보려고, 대화해보고자 망루에 올라갔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을 탄압하는 것도 부족해 살인 예행연습까지 하나”라고 울부짖었다. 곁에 있던 고 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씨(54)도 눈물을 흘렸다.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은 “살인자는 범죄현장을 다시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하는데 경찰의 대테러훈련은 이와 같은 심리”라며 “경찰특공대는 국가전복, 정부요인 암살, 중요한 건물파괴 같은 테러에 투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 철거민들이 테러범이냐. 인질범이라고 해도 그의 생명을 보호하는 게 경찰의 임무 아니냐”며 “사건이 발생한 것은 경찰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경찰은 이날 훈련을 통해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시 또다시 살인진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표명했다”며 유족에 사과하고 주상용 서울청장을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야4당 공동위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참사를 재연한 경찰특공대의 대테러종합훈련은 피해자와 유족을 두 번 죽이는 만행”이라며 서울청장의 공식해명과 사과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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