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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출신 이상훈 "임수혁 형까지 들먹이다니..."
자신의 블로그 통해 거대 게임업체들의 초상권 무단사용 격정 토로

한국과 미국, 일본 프로야구계를 풍미했던 왼손 강속구 투수 이상훈(38)이 최근 거대 게임업체들의 초상권 무단 사용에 대한 진실과 함께 격정을 토로했다.
이상훈은 2일 한 포털사이트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슬러거와 마구마구의 무단초상권 침해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부제목은 "안녕하세요? 이상훈입니다. 야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야구팬 여러분! 슬러거와 마구마구의 무단초상권 침해에 대해서 확실히 알려드리겠습니다"는 부제목을 달았다.
장문의 글 서두에 이상훈은 "이 문제는 저 개인만이 아닌 은퇴선수들은 물론 현역들을 포함한 한국 프로야구 전체의 문제"라고 전제했다.
이어 "무방비 상태의 은퇴선수들을 영리목적으로 이용, 엄청난 영리를 누리면서도 언론 플레이로 얄팍하게 본질을 피하고 대중과 한국 프로야구를 기만하는 두 게임업체의 현실 인식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상훈도 모르는 야구게임 본인 캐릭터 "수백만원에 거래"
이상훈이 밝힌 사건의 전모는 다음과 같다. 지난해 초 이상훈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상훈아, 경기 잘하고 있다. 엄청 재미있다"는 말을 들었다. 앞서 언급한 두 게임업체의 이름을 호명하면서다. 록그룹 활동과 사업으로 바빴던 이상훈은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무심코 넘겼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주위 사람들과 팬들의 게임 관련 얘기가 많아졌다. 특히 자신의 카드와 캐릭터를 구하느라 수십에서 수백만원까지 쓰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됐다. 심지어는 "게임업체와 계약돼 있을 테니 좀 달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게 뭐지?' 심상치 않다고 느낀 이상훈은 두 업체가 은퇴선수들과 사전협의 없이 3년째 캐릭터를 무단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퍼블리시티권(초상사용권)을 침해받은 것을 뒤늦게 안 것이다.
이상훈은 "상식적으로 도둑질이고 훔친 물건을 파는 행위"라면서 "난 졸지에 장물이 됐다"고 자조했다. 이어 "한 은퇴선수가 게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면 웃기는 상상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모르쇠' 일관 게임업체, 무단 도용 따지자 "얼마면 되겠냐"
이에 이상훈은 두 업체에 전화해 따졌다. 그러나 이상훈은 제대로 된 답 대신 "그런 사실을 몰랐다. 차제에 은퇴선수들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답을 들었다. 무단 사용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는 일체 없었다.
업체들과 선수들에 대한 초상권 계약을 맺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도 연락했다. KBO는 이상훈에게 "은퇴선수는 관할이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계약해야 한다고 업체에 전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따져 묻자 "몰랐다"던 업체들은 "만나서 얘기하자"고 입장을 바꿨다. 결국 이상훈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미루던 업체 관계자들과 지난 1월 만났다. 이상훈은 "한 업체는 법무팀까지 대동했다"면서 "그들의 말 중에 '얼마면 되겠느냐'는 식의 발언도 있었다"고 밝혔다.
더욱 이상훈을 분노케 한 것은 업체가 경기 중 쓰러져 9년째 의식불명 상태에 있는 임수혁(전 롯데)까지 들먹였다는 점이다. "이상훈이 마치 임수혁을 게임업체에서 도와주는 것처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이상훈은 "병상의 임수혁을 통해 이미지 개선을 노린다"면서 "두 게임에서 모두 임수혁 캐릭터가 있다.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질타했다.
"꼭 대가 받아 야구인 도울 것"…CJ인터넷 "문제 해결 노력 중"
이상훈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초상권이 프로야구 사무국이 아닌 선수에게 있다"면서 "KBO에서 왜 일괄적으로 선수들의 초상권 계약을 하는지, 여기서 프로야구선수협회는 고작 30%만을 받는지 문제가 많다"고 역설했다. 이어 "비단 은퇴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물러날 현역들을 위해서 이대로는 안 된다"면서 "지적했다.
KBO가 지난해 두 업체로부터 받은 수익금은 계약금 8,000만원 포함, 러닝개런티 등 총 10억여원이다. 이 중 30%인 약 3억원이 선수협으로 지급됐다. 두 업체 중 마구마구를 운영하는 CJ인터넷은 올 시즌 프로야구 스폰서를 맡아 35억원 가량의 금액을 후원한다.
단 이상훈은 문제 해결을 위한 조건을 달았다. ▲무단 초상권에 의한 대가는 당연히, 제대로 받아야 한다. ▲개인 영리 목적을 배제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세력에 현혹되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의 야구인 혹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가치로 쓰겠다 등이다. 특히 '개인 의식주에 단 10원 한장이라도 쓴다면 성을 갈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구마구를 운영 중인 CJ인터넷 측에서는 "최대한 많은 은퇴 선수와 계약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CBS와 통화에서 "엄밀하게 퍼블리시티권 전체는 아니고 구단 로고와 유니폼, 데이터 등을 사용하기로 KBO와 계약을 맺어 이에 대한 연장선 상에서 성명권을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법적 판례가 없어 판단이 불가하지만 은퇴 선수의 입장을 고려했어야 했다"며 절차 상 문제가 있음을 부분 시인했다.
이어 "CJ인터넷이 공식 스폰서업체로 프로야구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을 감안해달라"고 당부했다.
고려대 출신 이상훈은 지난 1993년 LG에 입단, 8시즌 통산 71승 40패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1995년엔 20승을 거뒀고 지난 1998년 일본 주니치로 진출한 뒤 2000년 메이저리그 보스턴에도 진출, 활약했다.
2002년 LG로 복귀해 04년 SK에서 은퇴, 현재는 록그룹 활동과 뷰티샵 운영을 하면서 스포츠전문지 인터뷰 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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