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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09/19
 

강남 고소영이었던 제가 전교조 선생님을 다시 보게된 계기는.

2008.12.22 21:58 | ▣ 無所有 雜談 | 무소유

http://kr.blog.yahoo.com/earnest3160/4732 주소복사


저는 원래 제 스스로를 중도보수주의자로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한때는 저도 전교조라고 하면 색안경을 쓴 채로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은 무조건 전교조를 편애한다는 말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전교조에 대해 상당히 시각이 많이 바뀐 것도 사실입니다.


강남에 사시는 분들은 초등학교때부터 학교를 드나들며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일부 극성스러운 학부모들의 행태를 많이 접해보셨을 겁니다.


초등학교에서 폐지 모으기를 하면서 많이 가져온 학생들에게 개인시상을 하게되면

폐지 아닌 폐지를 트럭째 가득 실어 학교로 배달시키는 학부모들이 있는가 하면..

날마다 학교에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자신의 아이가 특별대우를 받기를 바라며

학교 선생님들에게 선물(?) 등을 전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이 둘을 초중교를 졸업시키는 동안 아내와 아이들을 통해 평가되어지는

좋은 선생님과 좋지못한 선생님 이야기를 적지않게 전해들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고 나쁘게 평가하는 기준은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인격적으로 따뜻하게 대하느냐는 점에선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어린 딸이 학교에서 돌아와 눈물을 흘리며 자기반 친구 누구가

너무 불쌍하다며 선생님이 너무 싫다고 말하더군요.


이유를 알아보니 불우이웃돕기 쌀모으기 행사때문이었습니다.

학교에서 평소엔 안하던 쌀모으기 행사를 했으니 극성스러운 부모님들도 있었겠지요.

제 아이 반에서 모아진 쌀만 해도 몇가마는 되더랍니다.


문제는 쌀을 모은 후의 담임선생님의 그릇된 태도때문에 일어났습니다.

당시 강남지역에서도 드물지만 소위 비닐하우스로 불리는 천막같은 곳에서

사는 분들도 있었는데 제 아이의 반에도 그런 학생이 있었나 봅니다.


그날 오후 제 아이의 담임은 수업이 끝난뒤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멀리에서 불우이웃을 찾을 필요없다. 우리반 불우이웃이나 돕자" 고 하면서

"비닐하우스에 사는 학생들 일어서보라"고 하더랍니다.


그리곤 제 아이가 가엾다고 말한 그 아이가

눈치를 보며 쭈볏쭈볏 일어서더랍니다.

그 얘길 전해듣고는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나이어린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에게

"수업끝나고 저 쌀을 가져가라"고 하더랍니다.

어른도 들기 힘든 쌀가마를 어떻게 가져가란 말도 없이...


제 딸아이도 그 친구가 엄마가 안계시고 아빠는 병이 들어 누워만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는데 담임선생님이 그런 사실을 모른다면 말이 안되겠지요.


얼마가 지난후 마침 시간이 나기에  제가 용기를 내어 딸 아이와 함께

비닐하우스에 산다는 그 아이들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컴퓨터라도 마련해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집 모두 최신 사양은 아니었지만 컴퓨터가 있더군요.

그 컴퓨터를 전해주신 분이 바로 제 딸아이 학교의

다른 반 담임선생님이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는 작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자신의 반 아이도 아니고 다른 반 학생임에도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자신의 담임선생님에게서 상처받았을 어린 아이의 영혼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에 나름대로 알아보니 전교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시는 선생님이셨습니다.


그 사건이후로 전교조 선생님들에 대한 저의 고정된 시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전교조라는 단체가 아닌 전교조 선생님들에 대한 시각 말입니다.


한 두가지 사례를 통해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자칫 견강부회가 될 수 있기에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작금의 일제고사 관련 해직선생님들을 보면서 오래전의 그 느낌이  되살아 납니다.

비록 지천명의 나이까지 넘겼음에도 여전히 고루함이 남아있는 저 자신입니다만,

그 해직선생님들의 따뜻한 마음만큼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남과 경쟁하더라도 상대를 존중하면서 선의로 하고...

어린 나이부터  책공부에만 매달리지말고 자연을 배우며 밝게 자라길 바라는...


사회가 날로 흉포화되고 각종 범죄는 끊이질 않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어릴때부터의 인성교육이 잘못되었기에 사회가 점점 더

이 모양으로 변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만 각설하겠습니다.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해직교사분들에 대한 시각은 얼마든지

다를 수가 있겠습니다만, 그들에게 색깔론을 입혀 욕하진 마셨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비록 사진으로나마 눈물을 흘리며 교문을 나서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니

오래전 제 딸아이반의 어려운 급우들에게 컴퓨터를 구해주시며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셨다는 그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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