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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증시·은행 살리려 '무리수'
한정된 자금으로 돌려막기는 또 다른 시장을 무너지게 할 수도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주식시장과 은행들을 살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증시 부양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시장에서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대량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이 통안채 대량 매도에 나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에도 불구하고 통안채 2년물 금리는 지난 28일, 전거래일 대비 0.17%포인트 급등했다.
통안채는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은행이 시장실세금리로 할인발행하는 채권이다.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발행된 정부기관채로 분류된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안정적인 투자처인 국고채나 통안채를 상당량 보유했다. 국민연금의 전체 채권 투자 규모는 지난 8월 말 현재 180조4245억원. 기금 전체 자산의 80%가 채권이다.
이중 절반 정도가 국채며 금융채는 26.6%의 비중을 차지한다. 연금은 이 보유채권 중 약 77%를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는 자산운용사들에 위탁, 거래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에 빠지면서 '안전운전'에서 방향을 급선회, 증시 부양에 초점을 맞췄다.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국정감사 자리에서 "현재 주식 비중은 12.6%로 17%까지 10조원 가량의 추가 매입 여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5% 수준에서의 조정이 가능해 최대 22%까지 확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최대 30조원 정도의 추가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은행채도 국민연금의 고민이다. 시장에서 은행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고 국고채로만 거래가 쏠리자 은행채 거래의 정상화를 위해 국민연금이 직접 사들이기 시작했다.
28일 하루 동안에만 약 1조4500억원 규모의 은행채를 매입했다.
문제는 증시 부양과 은행을 위해서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금이 한정돼 있으니 '돌려막기' 방법 밖에 없는데 이는 또 다른 시장을 무너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선물사 관계자는 "연금이 주식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자산을 팔아야만 하며 결국 채권 밖에 없다"면서 "결국 통안채를 팔아 주식을 부양하고 은행을 밀어주는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 역시 "뻔한 자금으로 이곳저곳 떠받치는데 동원되다보니 한 쪽을 막으면 다른 한 쪽이 터지게 마련"이라며 "이젠 통안채가 걱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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