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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의 장사 클리닉] 넘쳐나는 분식집의 돌파구

2008.11.08 09:32 | 알뜰창업정보 | 창업닥터

http://kr.blog.yahoo.com/dr_smjung/16989 주소복사

[이경태의 장사 클리닉] 넘쳐나는 분식집의 

돌파구

 

15평짜리 작은 가게지만 그것이 만일 개인 분식이 아닌, 프랜차이즈 김밥집이라면 월세는 최소 3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상가의 임대료는 물가와 관계없이 지속 상승이니까 말이다. 이번에 취재한 김밥집도 지하철역 앞에 자리했다는 이유로 월세만 무려 480만원이다. 따라서 당연히 24시간 영업으로 버티는 중이다.

 

사실 매출만 따지고 보자면 클리닉 대상은 아닐 수 있다. 야간의 40만원 매출을 더해 일평균 12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간 5명, 야간 2명의 인건비로 1천 만원이 나간다. 재료비와 공과금, 월세 500여 만원을 제하면 그래도 5~600만원을 가져가지 때문이다. 다만 2억 원을 주고 들어간 권리금의 감가상각을 계산하면 갈 길은 멀다. 거기에 메뉴의 특성으로 꾸준한 단골을 키워내기보다는 자리 목 하나로 뜨내기와 매일 치르는 전쟁이 장기적으로 더 이상의 매출 상승은 어렵다는 점주의 판단도 틀린 것은 아니다.

 

메뉴는 무려 50가지나 된다. 때문에 재료 손실분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많은 메뉴를 처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주방에도 고정 일손이 필요하다. 거기에 배달 사원도 하나 두고 있으며 김밥은 점주가 직접 챙긴다고 하지만 가까운 곳 배달은 본인도 나서야 하니 노동의 강도가 만만치 않다. 야간 인력을 항시 맞추는 것도 고민이라면 대단한 고민거리다.

 

여기서 잠깐 김밥집(분식집)의 특성을 살펴보자. 누구나 김밥집은 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메뉴가 많아서 마땅한 음식이 떠오르지 않으면 찾게 되는 곳이다. 또 혼자서 먹어야 하는 손님은 만만한 소형 가게 분식집만을 기웃거리게 된다. 결국 객단가가 싸고, 1인 손님이 많기 때문에 매출을 올리자면 유동량이 철저하게 뒷받침해주어야만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24시간 영업으로 조금 더 매출을 보완해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김밥집은 외식을 하는 장소가 아니다. 저기 김밥은 너무 맛있어, 라면도 독특해, 쫄면은 어떻고 하는 소리를 손님들은 절대 하지 않는다. 라면 하나만 파는, 쫄면으로 유명한 전문점과 비교하면 먹을만한 수준을 절대 넘어서지 않고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때문에 “오늘 외식은 김밥집이야”라고 해봐야 멋 적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엔 김밥집이 넘쳐난다. 왜 그럴까? 일단은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식사를 하였어도 출출한 요기를 해결하기엔 노점의 그것보다 김밥 한줄이 깨끗하다. 라면 하나라도 혼자서 끼니를 때우는 입장에서는 괜찮은 방법이다. 이것은 수요의 측면이다.

 

자리는 좋은데 작은 가게에서 팔 음식은 마땅치 않다. 20평도 안 되는 작은 가게에서 고기를 팔 것인가, 회를 팔 것인가? 물론 국밥이나 비빔밥을 팔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유동량이 많다고 해도 식사 시간대가 아니면 내점객을 기대할 수 없다. 메뉴가 한끼 식사로 거뜬하기 때문에 분식처럼 아무 때나 먹게 되는 심리에서 상당히 벗어나게 된다. 정해진 시간대만 팔아서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가게가 작으니까, 월세가 비싸니까 수시로 문을 열수 있는 다메뉴와 저가격의 음식을 준비하는 길이 전부인 것은 공급의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그럼 이번 취재의 김밥집은 어떤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어떻게 해야만 다메뉴 취급으로 발생하는 로스를 예방하고, 배달이나 야간 영업을 하지 않고도 줄서는 가게로 변모할 수 있을까? 뜨내기는 물론이거니와 저 집 00은 맛있어, 죽인다니까 하는 소리를 외치는 단골을 끌어낼 수 있을까?

 

분식집은 공급의 특성상 분식집으로 풀어야 한다. 가게 문을 열면서 마감 때까지 지속 가게 문이 열리도록 만들려면 분식의 틀을 벗어나긴 힘들다. 메뉴가 어떤가에 따라서, 메뉴의 품질이 어떤가에 따라서 수요의 특성은 무시되어도 좋다. 그러자면 같은 분식집이라도 대표 메뉴가 있는 전문 분식으로 승부해야 한다. 0우동, 00라면, 00냉면, 00만두와 같이 분식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승부할 수 있는, 대표 선수를 가지고 있는 타이틀을 준비하면 된다.

 

상호는 해당 음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김밥집의 메뉴와 별반 차이가 없다. 물론 메뉴의 수에서는 현저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메뉴가 적기 때문에 수요의 특성에 위배되어 매출이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대표가 확실하면 대표메뉴 하나가 일으키는 매출의 비중은 절반이 넘기 때문이다. 그만큼 조리 속도가 빨라지고, 재료 손실이 적으며, 전문점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물론 김밥집도 전문점이다. 그러나 50여 가지에 이르는 메뉴라든지, 1천원의 낮은 객단가가 그 의미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않을 뿐이다. 미안하지만 김밥집은 분식집의 현재 진행형 단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지금 분식집이 나쁘다는 뜻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분식집의 업그레이드를 강조할 뿐이다.

 

국철이 지나는 수도권의 한 매장은 규모가 불과 18평이다. 그러나 뛰어난 유동량과 로데오 거리 진입 입지라는 장점으로 월세는 무려 6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가게는 배달은 일절 하지 않는다. 물론 24시간 영업을 하지도 않는다. 메뉴라고는 달랑 냉면과 칼국수 그리고 돈까스와 만두뿐이다. 가게 타이틀은 당연히 전문점을 지향하는 00냉면이다. 성수기에는 냉면 하나로 하루 500그릇 이상을 해치운다.

 

부수적인 메뉴가 힘을 보태주어 이틀 영업으로 월세 600만원을 거의 감당해나간다. 사람들의 심리는 단순하다. 대표 메뉴가 특화되면 사이드 메뉴 역시 믿어도 좋다는 신뢰를 아낌없이 보낸다. 성수기가 끝나면서 냉면 매출은 당연히 절반 아래로 줄어들었지만 사이드 메뉴의 성원과 겨울철을 위한 쌀국수, 일본라면 출시로 작금의 불황에서도 하루 200그릇 이상을 팔고 있다. 18평 가게에서 적은 일손으로 배달도 없이 하루 100만원 이상은 올리고 있는 것이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가장 좋은 상황은 한두 가지의 단일 메뉴로 사계절을 나는 것이다. 그러자면 몇 가지의 전제 조건이 있다. 그 중에 으뜸은 시간이다. 역사성을 담보할 때 사계절이 탄탄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창업자에게 그것은 요원한 일이다. 앞으로 10년 뒤를 보자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작은 가게 상황에서는 어떻든 문턱을 낮춰야 한다. 그러자면 분식 메뉴를 유지하면서 사계절을 이겨낼 수 있는 조합을 완성해야 한다.

 

프리미엄급의 분식집은 시설 하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리고 분식집은 규모와 정비례하지 않는다. 프리미엄급 분식집은 대표 선수를 잘 길러내는 것이고, 만들어진 유능한 브랜드를 채용하는 것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꼭 냉면이 아니어도 좋다. 우동도 좋고, 만두도 좋다. 다만 현재 김밥집의 규모로 변경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비즈플레이스 이경태(맛있는 창업연구소장)

dagaboza@Y 2009.10.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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