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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doorie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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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05/14
 

내 인생 가을속의 여름, 인디언 써머

2009.09.26 08:02 | 아메리카 | 요팡

http://kr.blog.yahoo.com/doorieclinic/3949 주소복사

9월이 된 이후에 70도 대 후반의 날씨를 보이더니, 그저께, 어제 그리고 오늘은 낮 최고기온이 100도를 넘나들고 있다. 섭씨로 38도 정도가 되는데, 이 정도의 기온이면 더위가 아니라 거의 뜨거움으로 느껴진다. 띠바 졸라 덥다.

이처럼 한 여름에도 잘 없던 초고온의 폭염이 가을의 한복판에 오는 것, 이게 바로 인디언 써머(Indian Summer)다. 왜 인디언이라는 말이 붙었는지는 명확치 않다. 인디언의 습격처럼 갑자기 왔다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서.. 인도사람이 아니면서도 인디언이라고 불리듯이 여름이 아니면서도 여름이라서.. 거래에서 속임수를 많이 쓰던 인디언을 빗대어 가짜 여름이라는 의미로.. 아무튼 인디언 써머는 ‘갑자기 찾아왔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가을 속의 여름’을 말한다.

지금 당장 인디언 써머에 시달리는 나는 ‘어후 지겨운 이 더위’이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이 ‘인디언 써머’엔 기후나 날씨외에 뭔가 다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의 복판에 갑자기 찾아오는 뜨겁고 짧은 여름 날’.. 인디언 써머라는 말엔 문학과 철학과 인생이 있어 보인다.


인생에서 ‘가을’이라고 하면 대략 몇 살쯤부터일까? 인생을 사계절로 등분하고.. 80을 산다고 하면 41~59까지의 기간이고, 90을 산다고 하면 46~67정도까지이다. 스무살 초반까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고, 마흔 중반까지 활활 타오르다가, 그 이후가 되면 바야흐로 불길이 꺼지고 조용히 침잠하는 때이다.

나무는 물기를 내리고 겨울맞을 준비를 하고, 과일과 곡식은 무르익어 떨어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뜨거운 여름의 추억을 뒤로한 채 종종걸음으로 옷깃을 여민다. 그게 가을이다. 완연한 하강국면 띠바.

봄과 여름은 이미 가고 남은 계절이라곤 가을과 겨울밖에 없다. 사나이 가슴에 구멍이 뚫려 가을바람이 휘몰아친다. 즐거웠던 여름날도 돌아보고, 문득 돌아가신 부모님도 떠올린다. 아 내게도 가을이 았구나.. 매사에 흥미가 없고 의욕도 없다. 뭘 해도 재미가 없다. 내가 이 나이에.. 뭐든지 나이 탓을 하고 뒤로 물러 앉기만 한다. 그러다 우울해진다. 듣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중년 그리고 갱년기..

이 때.. 갑자기 여름이 찾아오는 거다. 여름더위보다 더 뜨거운 폭염이 가을의 한복판에 찾아오는 거다. 바로 우리 인생의 인디언 써머다. 나잇값 한다고 똬리만 틀고 앉았다가, 철든 티 낸다고 무게만 잡고 있다가, 그 나잇값과 철을 던져버리는 것이다. 내 나이가 뭐가 어때서? 누구아빠 누구상무님이 철수 동수로, 누구엄마 누구여사님이 영희 순자로 돌아간다. 자식새끼들 인생보다 내 인생이 중요하지..

그래서 젊은 날 했었던, 한동안 잊고 지냈었던 것들을 슬그머니 해본다. 잊고 지냈던 친구와도 다시 연락하고, 까맣게 지우고 살았던 옛 애인도 떠올려 본다. 걔 지금 어디서 뭐하고 사까? 슬금슬금 눈치도 보이지만 인생이 들썩들썩.. 조금씩 재밌어진다.

가을에 찾아온, 가을속의 여름이다.

때론 여름보다 더 뜨거운
우리 인생의 인디언 써머다.

만약 이 나이에 이유없이 싱숭생숭, 애들보다 더 달끈달끈하고 있었다면
인디언 써머의 복판에 있는 거다.

근데 만약 여름이고 조시고 더워서 짜증만 난다면
당신은 산 송장이다.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니
그냥 맘껏 즐기자.

고구마 2009.09.26  19:43  [121.155.85.159]

여름이고 조시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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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apk3456 2009.09.26  22:03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니.
그래서 젊은 날 했었던, 한동안 잊고 지냈었던 것들을 슬그머니 해본다
..그냥...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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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짱 2009.09.29  03:21  [75.30.147.174]

인디언 써머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우울해졌었는데요.. 아니었습니다. 뒤에 하나 더 있습니다. January Thaw라는 것. 오대호 주변인가요.. 겨울 복판에 갑자기 오는 고온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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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2009.09.29  06:06

인디언 써머도 자칫 잘못하면 주책으로 보일텐데, 재뉴어리 thaw는 정말 조심하지 않으면 노망으로 보이겠습니다. ^^

tallerkim 2009.11.27  02:14

요팡님 댓글이 더 잼난다. 주책에 노망이라니. 그게 정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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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진짜 웃긴다. m..
오전에 내린비로 이제 ..
하니브로는 대학교 동아..
심히 헷갈리는 중임다...
625 ㅋㅋ 한참 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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