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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은 현대인의 현대병? 월요일만 되면 머리가 찌뿌둥하게 무겁고 몸이 나른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근래 들어 이런 증상을 경험했었다. 예전 한국의 그 전쟁터 같았던 생활에서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요즈음 와서야 이걸 느끼기 시작한 걸 보니 이것도 그저 상당부분 나이 탓인가보다 했었다.
월요병.. 우린 대개 이것을 현대병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현대생활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그런 심신병, 흐트러진 생체리듬이 원래의 리듬으로 적응해 가는데 나타나는 신체 현상, 휴식에 대한 미련과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한다는 긴장감으로 두통이나 무력감 우울증이 오는 것등이라고 알고 있다.
어떤 사람은 머리만 아프고, 어떤 사람은 팔다리 힘이 없어 피곤해 하고, 어떤 사람은 설사를 하고, 어떤 사람은 하루종일 우울하다. 이렇게 증상의 발현은 제각각이지만 직장인의 80%가 월요병을 호소한다고 한다. % 많이 올랐다. 예전같으면 꾀병이라고 욕먹었을 것인데 세상이 바뀌어 월요병을 얘기해도 되는 분위기인 모양이다. 하지만 이 병의 기전에 대한 설명은 의사들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따라서 치료와 예방도 각양각색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이 병을 현대병이라고 생각하는 거였다. 원인을 잘 모르거나 복잡한 도시생활자에게 많이 나타나면 그게 현대병이니까..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모자라는 잠, 쌓인 피로, 심적 부담감.. 이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현대병.. 그런데 그게 아니다. 월요병은 현대인의 병이 아니다. 아니 현대인의 병이 아닌 게 아니라, 원래 사람의 병조차도 아니었다. 놀랍게도 월요병은 말(馬)의 병이다.
월요병은 말(馬)의 병 들에서 뛰어 노는 말에게는 이 병이 없다. 사람들이 기르는 使役馬 들에게서만 나타나는 병이다. 또 가축중에서도 정기적으로 일을 하는 말에게만 발생하는 병이다. 6일동안 일하다가 일요일 푹 쉰 말이 월요일 아침만 되면 근육에 쥐가 나고, 마비, 경련을 일으켜 도통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는 걸 말한다. Monday Morning Disease 혹은 Tying-up Syndrome 라고 하는데, 의학적 병명은 Azoturia 혹은 Equine Rhabdomyolosis이다.
말의 지능이 워낙 높아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월요일이 싫어서 그러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전까지 내가 이런 증상을 못 느꼈었던 것이 설마 말보다도 내가 지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일 리는 없다.
일반적으로 이 월요병은 하루 쉬며 평소와 똑같이 먹은 말에게 ‘근육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근육속의 글리코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래서 이 병을 ‘말의 다당류 저장성 근질환(Equine Polysaccharide Storage Myopath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열심히 일하던 말이 갑자기 하루를 쉬고, 또 그러면서 먹는 것은 평소와 똑같이 혹은 더 먹으니 근육속의 글리코겐 저장이 넘쳐나 생기는 병이란 뜻이다. 그래서 이 증상이 나타나면 근이완제, 항염제, 진정제, 링거등으로 치료한다고 한다.
인간 월요병의 원인과 예방 단순 노동하는 말에게서 생기는 이 병이 현대인들에게서도 나타난다. 물론 증상이 똑 같다는 것은 아니다. 원인기전의 흐름이 비슷하다는 말이다. 토요일 일요일에 걸쳐 너무 쉬고, 또 그러면서도 평소보다 오히려 더 많이 쳐먹고, 그래서 리듬이 끊겨 생기는 병.. 이렇게 월요병이 말의 그것과 비슷한 거라는 걸 전제로 하면, 인간 월요병 치료의 해답이 나온다.
월요병은 너무 쉬어서 생기는 병이다. 그래서 치료가 안되는 거였다. 뭘 먹거나 마셔도, 어딜 주물러도, 잠깐 잠을 자도 소용이 없다. 너무 퍼질러 쉬어 리듬이 깨져 생긴 병이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엔 리듬이 잠시 흐트러져도 그런대로 버텼었지만 나이가 들면 리듬이 잠시 흐트러지는 것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나이가 아주 많은 노인들 중에 긴 해외여행 이후 급작스럽게 죽는 분도 있다. 꺠진 리듬에 몸이 적응을 못했기 때문이다. 명심하자. 월요일날 맥을 못 추는 것은 피곤해서가 아니라 일요일 일할 시간에 잠을 너무 많이 잤거나 너무 쉬었기 때문이라는 것, 주말에 너무 쉬는 건 쉬는 게 아니라 리듬을 망가뜨리는 자해행위라는 걸 명심하자.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이번 주말에 직접 테스트 해보면 안다. 잠이 절대적으로 모자란다며 토요일 일요일 죙일 잠을 쳐자고, 영양보충해야 한다며 기름진 음식 이것저것 쳐먹고, 밀린 숙제한다며 과격한 섹스를 하던 것을 한 주간만 중단하고.
이번 주말엔 많이 먹지 말고, 이일 저일 하면서 이틀 내내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보자. 특히 일요일날엔 절대 퍼지지 말자. 물론 주중처럼 똑같이 일하라는 말이 아니다. 하루종일 누워서 앉아서 TV만 보지 말고 최소한 몸의 리듬을 유지하라는 말이다. 나가서 열심히 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다. 그리고 월요일을 맞이해 보자. 월요병이 그래도 있는지.
확실히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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