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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지나 초겨울에 접어들게 되면 모두들 부산해 진다. 월동준비 때문이다.
요즈음 애들도 그걸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땐 겨우내 쓸 짚단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했었다.
민통선 안, 논은 밤이 되면 아무도 없는 무주공산이다. 추수를 끝내고 여기저기에 쌓아놓은 짚단은 그냥 주워가면 임자. 짊어 지고 올 수 있을 만큼씩 지고 나오면 어느새 산더미처럼 짚단이 쌓인다.
'이거 논 주인한테는 얘기하고 가져가는 건가?'
'주인한테 얘기했으면 낮에 가져가지 왜 오밤중에 이 지랄을 하겠냐'
훔치는 거였다. 아무리 널려있는게 짚단이고 우리가 군바리라지만 이건 좀 너무한데..
그러나 논 주인도 뻔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가 무서운 사람이란 건 좀 지나서 알았다.
며칠 후 높은 곳으로부터 전갈이 온다. 논 주인들이 짚단이 없어진 걸 알아채고 높은 곳으로 항의가 들어왔댄다. '대신 나무를 해다 달래니까 나무 해다 줘라..'
뭔가 속는 느낌이다. 농민들한테.
나무를 무지하게 많이 해다 놔야 한댄다.
땔나무에 쓸 크기로 나무들을 왕창 해다놓고 연락을 하자 농민들 경운기부대가 온다.
경운기마다 재주도 좋게 산더미처럼 나무를 쌓아가지고 묶어서 싱글벙글 간다.
진짜로 손해보는 느낌이다. 그러나 어쩌랴.
나무하기 귀찮은 농민들, 짚단 없어진거 슬쩍 눈감아 주고, 군바리 수백명 부려서 나무해 가져가고.
아주 영악한 농민들이다. 아마 단순무식한 군바리들과 오랫동안 지내면서 터득한 것인듯.
아무튼 이렇게 농민들을 도왔다. 따뜻하게 겨울 나셔요 들.
우리는 그 짚단으로 새끼 꼬고, 가마니 짜고..
또 뭐라고 불렀는지 그 이름들을 잊어 먹었는데 암튼 지푸라기로 만드는게 참 많았다.
'서울 뺀질이'들이란 놀림은 새끼꼬기에서 시작된다. '새끼도 못 꼬는 새끼들'
그러나 서울 뺸질이들도 월동준비 며칠만에 새끼 꼬는데 선수가 된다. 손바닥에 침을 퉤퉤 뱉어 가면서 농군 다 된다. 닭발내기 시합 참 많이 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누가 길게 꼬나.. 웬만한 시골출신 넘들보다 내가 새끼는 빨리 꽜다.
또 하나 중요한 거. 싸리나무를 해 오는 일.
징그럽게도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 산골, 그 눈을 겨우내 치울 빗자루를 만들기 위한 재료다. 싸리나무들을 해다가 그걸 엮어서 빗자루를 만드는 거다. 이건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중고참때즈음 이 일은 자청해서 나섰다. 아마 1984년 겨울이었을 듯.
한번 산으로 올라가는 인원은 대략 열명정도. 다들 낫과 새끼줄을 준비하지만 내 동기 '원빵'은 수통에 물을 채우고 반합통을 챙긴다. 열심히들 해라.. 쫄따구들 싸리나무 하는 동안 우린 산속 오붓한 곳에 자리잡고 그 싸리나무로 불을 피워서 반합에 물을 붓고 라면을 끓여 먹는다.
그때의 그 라면 맛이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싸리나무..불을 붙이기가 워낙 쉽고 연기가 안나는게 큰 장점이다. 불쏘시개가 따로 필요없고 연기날까 후후 불 필요도 없다. 싸리나무 대충 꺾어서 세워놓고 라이타불로 갖다대고 한두번 불어주면 그걸로 끝이다. 큰 나무로 불 일으킬때 불쏘시개로 쓰는게 바로 이 싸리나무이니까..
불에서 연기가 나면 바로 발각되겠지만 ..이 고마운 싸리나무 덕분에 아주 오붓하게, 동기놈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을 끓여먹었다.
'어이 씨바들아.. 니들도 나중에 고참되면 이렇게 라면 끓여먹어라..니네랑 나눠먹을게 음따'
'국물도 없다'라는 말이 이럴때 하는 말.. 국물까지 모두 핥아 먹는다.
살면서 또 다시 그때의 그 라면맛은 볼 수 없을 듯.
그 라면을 원빵과 나는 '싸리라면'이라고 불렀었다.
'야 싸리라면 할래?' 이거 요즈음 광고 카피로 나오대..참
LA 한인마켓의 한 통로에 굉장히 낯익은 것들이 쌓여 있다. 어 저거?? 그럴리가.. 가까이 갔다.
싸리 빗자루다.
2005년 초겨울, LA에서 그 싸리나무를 다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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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초비 2005.12.04 17:31 [211.215.1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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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석관국민학교, 아니 이제는 초등학교다,
송년회를 어디서 하는건지? 참가자는 누구냐?
LA면 미리 알려다고, 가라 출장 계획 세워야 하잖니!!!!
그리운 얼글들 만나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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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pang 2005.12.06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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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 석관국민학교 총동창회장인 고주몽회장님과 나, 이렇게 달랑 둘이다.
따라서 일정은 아주 플렉서블하지. 니가 오는 날이 그날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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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쵸비 2005.12.07 17:35 [210.126.46.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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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가마, 송년회를 하던지 아니면 신년회를 하던지 미주 지역 동창회장이 불러주시는 데 당연히 가야지
이번에는 하루 시간 여유를 둘터이니 동창회 제대로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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