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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doorie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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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 Music
自然, 自然醫學
New Age
개설일 : 2005/05/14
 

일본 블루그래스 페스티발 얘기를 듣다보니 불현듯 내 밴조가 궁금해졌다. 게다가 일전에 알섬이 어렵게 만들어 보내주신 두엘링(Dueling Banjo) 악보를 받기만 하고 그냥 썩히고 있는게 늘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참에 밴조를 다시 꺼내 두엘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깊숙히 쳐박혀있던 밴조를 찾아 꺼내놓았다. 2년여만이다. 그간 어둠속에 갇혀있던 설움이 북받치는지 케이스부터 날 타박한다. 케이스의 경첩에 녹이 슬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LA에서도 녹이 슨다. 

오랜만에 보는 내 밴조. 혹시 밴조에도 녹이 슨건 아닌지 이리저리 살펴봤다. 다행히 밴조에는 이상이 없어보인다. 근데 그새 넥이 휘었는지 줄이 많이 떠 있다. 아차 줄을 풀고 넣어뒀어야 하는걸.. 그나저나 밴조엔 트러스 로드 조정하는 구멍이 어디 있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혹시 가죽을 뜯어내야 있을 줄 알았더니 다행히 대가리 부분에 있었다. 뜬줄을 낮췄더니 한결 안정감이 생겼다. 근데 이번엔 윤기 없는 낡은 줄이 거슬린다. 바로 잘라내 버릴 뻔 했다. 지난주 풍족하게 사다놓은 기타줄 때문에 잠시 착각을 한거다. 다행히 뻰치에 힘주기 직전 현실이 떠올랐다. 하마터면 맘잡고 밴조 꺼냈다가 시작도 못해보고 다시 집어 넣을뻔 했다.

밴조.. 잡고 있는 것조차 드럽게 불편한 건 여전하다. 여전히 무릎에도 안 올라가고 다리 사이에도 잘 안 끼워진다. 예전보다 더 새초롬해져 훨씬 불편하다. 할 수없이 스트랩을 걸고 어깨에 메기로 했다. 근데 스트랩.. 케이스 안에 없다. 길이 조절하기 힘든 거 가까스로 기럭지 맞춰놓은 건데 그게 없다. 습관대로 버렸던 모양이다. 안쓰는거 일단 버리고 보는 이 몹쓸 버릇. 도리가 없다. 똥꼬에 힘주는 그 기묘한 자세를 취하는 수밖에.

오랜만에 핑거픽을 끼웠더니 영 답답하다. 줄을 튕겨보니 그 쇳소리도 여전하다. 사부님왈, 치다보면 언젠간 없어진다는 그 쇳소리. 그래 이 쇳소리가 어제오늘 문제더냐, 늘 차례대로 치던 일곱곡중 첫곡.. 근데 첫마디만 되고 그 담이 생각 안난다. 그럼 두번째 곡.. 역시 첫마디만 되고 다음 마디부터 막힌다. 세번째 네번째는 아예 첫마디도 생각이 안난다. 나이는 어쩔 수 없나, 이렇게 기억이 안날 수가.. 스트레이트로 나오던 그 곡들이 2년새에 이리 까맣게 날아가다니. 손바닥 만한 깨알악보를 꺼내놓고 다시 더듬더듬 시작했다. 그제서야 슬슬 멜로디가 생각나기 시작한다. 그래 이거였지. 하니까 역시 된다. 헌데 그눔의 손가락이 또 뜬다. 어떻게 고생해서 붙여놨던 손가락인데 그 손가락들이 또 뜬다.


처음에 밴조 시작할땐 네번째 다섯번째 손가락이 떠 있었다. 그간 기타를 치면서 한번도 그 두 손가락을 울림통에 붙여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걸 붙이겠다고 기타를 한 육개월 완전히 끊으면서 가까스로 붙이는데 성공했었다. 걱정했던 바와는 달리 밴조를 칠땐 넷째 다섯째 손가락이 착 붙고, 기타를 칠땐 다시 간편하게 뜬다. 신기했다.

밴조를 놓고 그때 시작한 랙타임 기타.. 그 참에 쳇 아저씨 따라한다며 새끼손가락만 울림통에 붙이기 시작했다. 넷째에 힘이 없어 처음엔 힘들더니 결국 그게 몸에 완전히 익었다. 새끼손가락 없으면 영 맥아리가 없던 넷째 손가락에 튼튼하게 힘도 붙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다시 꺼내든 밴조, 이놈의 넷째 손가락이 또 문제다. 넷째 손가락만 떠 있는 지금의 이 상황은 생각지도 않던 문제를 하나 일으키고 있다. 넷째 손톱이 셋째 손가락을 따라 움직이다가 울림판을 가끔 두드리는 것이다.

일요일 내내, 넷째 손가락 붙이는 훈련을 거듭한 결과 1번곡을 다시 살려낼 무렵 드디어 손가락도 다시 붙었다. 근데 저녁을 먹고 방심을 하면서 잠시 기타를 가지고 놀다가 밴조를 다시 잡았더니.. 넷째 손가락이 또 뜬다.

언젠간 다시 익숙해겠지만 한동안 고생깨나 하겠다.
그래도 반갑다 밴조야. 

알프스 2008.08.21  19:14  [219.241.175.138]

이 글이 있었네. 근덕 사진 참견하다 어제 이 글을 못 본 모양여요.
앉아서 치나 서서 치나 애초에 밴조는 멜빵 달아서 메고 치는 악기여요. 그러니까 홀딩이 드럽게 불편하다는 둥, 옆구리를 파내야 한다는 둥, 그러지좀 마셔. 기타 안 치다 밴조부터 하는 사람은 이런 불평 없는데 기타 하던 사람들이 꼭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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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2008.08.21  19:27  [219.241.175.138]

넷째가 헤드를 두드리는 문제 때문이라면 모를까, 안 붙여도 돼요. 새끼만 붙이고 치는 사람도 많아요. 저도 지금까지 그렇게(둘 다 붙이는 게 죽어도 안 돼서)... 일본의 밴조주자들을 유심히 봤더니 둘 다 붙이는 사람과 새끼만 붙이는 사람 수가 3:1쯤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손꼽히는 고수들 중에도 후자가 있지만 대체로 두 개 다 붙이고 치는 게 훨씬 안정감 있게 들리고 보여요. 그래서 저도 지금 기를 쓰고 넷째 붙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겨우 되긴 되는데 그 대신 새끼가 안 붙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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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죠맨 2008.08.21  19:45  [221.146.253.204]

기냥 클래식 기타 치듯 대지 않고 쳐도 됩니다.미국 거시기 흰머리 영화배우[?] ..스티브 마틴[?] 기차게 치잖아요?.조금전에 LA 사무실로 안부 전화 했더니 퇴근 했나보지요? 건강한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이곳은 아침 저녁으로 벌써 가을 향기를 뿜고 있습니다.무심하게도 기냥 세월이 가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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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죠맨 2008.08.21  19:46  [221.146.253.204]

며칠전 전직 기자가 쓴 [길위에 바람이되다]라는 10개월 동안 미국 여행 기록을 책으로 나왔길래 가보고픈 마음으로 읽어 보았지요.대단히 크고.대단히 넓고.축복 받은 땅이라고 생각해야 되는건지.어째든 가보고 싶은 땅은 맞는것 같습니다.언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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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2008.08.22  02:51

둘다 붙이는 게 죽어도 안된다는 건, 결국 손가락이 '기형'이라는 증거라고 봄다. 저는. 예전에 두어달 했더니 딱 되더구만 알섬께선 그게 왜 안되실까? 아참 기형이시라 그렇지. 요즈음도 삼사일 고생했더니 다시 되기 시작합니다. 그거 참 묘하죠. 기타를 치다가 밴조를 잡으면 첫 일이분은 넷째가 갈팡질팡 하는데 좀 지나면 결국 얌전히 붙어요. 손가락 기형 아닌 정상 사람은 다 이럴거예요 아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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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2008.08.22  03:36

한 10개월 여행으로의 미국은 정말 환상적일 겁니다. 여기서 아주 사는건 전혀 그렇지 않지만. 제가 조만간 or 언젠가 산좋고 물좋은 곳에 자리잡거들랑 알섬과 한번 꼭 오십시요. 블루그래스는 역시 미국의 자연속에서 해야 제맛이 나겄지요? 밴조 옆구리 문제와 쇳덩어리를 문제도 그때 심도있게 논의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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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2008.08.23  00:36  [219.241.175.138]

정말요? 송충2호도 보내주셔요. 밴조 무거우니까. 근데 클났네. 사부님은 밴조 갖고 가지 마셔야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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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2008.08.23  00:38  [219.241.175.138]

기형이요? 더 기를 쓰고 연습해서 두 손가락 다 붙이고 말 테니까 기다리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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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2008.08.23  09:43

충격받으실까봐 내 차마 말을 정직하게 못했는데.. 기형이 아니라 '노화로 인한 신경계통의 퇴화'가 아닌가 싶은데. 그게 기를 쓰고 연습한다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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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죠맨 2008.08.25  15:50  [221.146.253.204]

밴죠도 하시공...도브로도 해보세요...고것 참..재미 잇어요....픽킹이 비슷하니깐 금방 쉽게 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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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2008.08.25  23:33  [219.241.175.138]

무셔?! 노화?! 벌써 되는데 어쩌실라구?!
('무셔?!': 出處, 福福語錄. 모친으로부터 놀림 받을 때마다 소리를 냅다 지르며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미루어 '무엇이여?!'의 의미로 추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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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2008.08.26  06:58

그셔? 알섬 '다행히' 아직 팡팡하신가 보네요. 근데 붙었는지 안붙었는지가 확인할 길이 없으니.. 마틴 28HD 처리하시고 도브로를 사시겠다니, 도브로 연주자가 하도 없어서 답답하셨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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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진짜 웃긴다. m..
오전에 내린비로 이제 ..
하니브로는 대학교 동아..
심히 헷갈리는 중임다...
625 ㅋㅋ 한참 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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