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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doorie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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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는 날 / 첫 발자욱] - 첫눈이 왔대요

2007.11.20 08:16 | I Love ♥ Music | 요팡

http://kr.blog.yahoo.com/doorieclinic/3702 주소복사

몇해전 겨울에 북쪽을 올라가다가 쌓인 눈을 본적은 한번 있지만 내리는 눈을 본 건 십년도 더 넘었다. 까맣게 잊고 지내던 그 눈이 서울에 왔다고 혜정이가 알려줬다. 그것도 첫 눈.

(기억난다. 이곳 롯데쇼핑 앞.. 겨울 밤이면 이곳 참 분주했지)

맞아.. 눈이라는 게 잊었지.. 이렇게 눈이 오면 난 뭐가 생각나나.. 황망하게도 제일 먼저 철원땅이 떠오르는 이 ‘분위기 없음’은 뭔가? 황급히 그 기억을 덮었다.

국민학교때 맹렬하게 눈싸움을 하던 게 떠오른다. 질 나쁜 장위동 애들이 눈덩이 안에 돌을 넣어 던졌었다. 하마터면 어른싸움으로 크게 번질 뻔 했었다. 가장 험했으면서 여렸던, 마초와 시인이 내 안에 같이 공존하던 중학교 시절에 눈 오던 날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갔다 온 장면도 떠오른다. 자리 양보하지 않아도 되는 젤 뒷자리 구석에 앉아 종점에서 종점까지 또다시 우리쪽 종점으로 오면서 눈을 보던 기억. 한해의 마지막날 눈이 쏟아지던 날 친구들과 빈집에서 재미나게 외박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84번 버스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투덜댔던 기억도 떠오른다..

기억에 기억들이 제법 이어지지만 다 이런 회색빛깔 뿐, 짜릿하거나 예쁜 기억은 생각나는 게 없다. 흔하디 흔한 ‘첫눈이 오면 만나자’ 라는 간지런 약속을 해본 적도 없고 첫눈 오는 날 누굴 일부러 만나 본 기억도 없다. 눈이 오는 날 팔짱끼고 누구랑 걸어본 기억도 없고, 눈이 온다고 특별히 누굴 만나 특별한 시간을 가져본 적도 없다. 눈에 대한 기억은 구할이 강원도 철원이다. 띠바.

그렇담 내가 원체 삭막하여 첫눈이 오는데도, 눈이 하늘에서 펑펑 쏟아지는데도 무감했었을까? 아니다. 첫눈이 오면, 눈이 오면.. 뭔가 그럴듯한 우연으로 기억에 남을 사건이 벌어지길 늘 기다렸었다. 근데 그런 일은 내게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었다. 눈이 쏟아지는 날 거리에서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들을 보며 나는 왜 저렇게 아기자기하게 놀지 못하나, 왜 이런 날마저 시커먼 놈들과 소주나 마셔야하는지 속상해 했었다. 내게 눈 오는 날 동화속 이야기 같은 사건은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었다.


첫눈이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이면 하루 종일 들리던 음악, 디제이가 읽어주는 첫눈의 사연들을 들으면서 우리들 염장을 지르던 음악..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 첫 발자욱.

Le Premier Pas - Claude Ciari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오광수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빨간색 머플러로 따스함을 두르고
노란색 털장갑엔 두근거림을 쥐고서
아직도 가을 색이 남아있는 작은 공원이면 좋겠다

내가 먼저 갈께
네가 오면 앉을 벤치에 하나하나 쌓이는 눈들은
파란 우산 위에다 불러모으고
발자국 두길 쭉 내면서 쉽게 찾아오게 할 거야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온 세상이 우리 둘만의 세계가 되어
나의 소중한 고백이 하얀 입김에 예쁘게 싸여
분홍빛 너의 가슴에선 감동의 물결이 되고

나를 바라보는 너의 맑은 두 눈 속에
소망하던 그날의 모습으로 내 모습이 자리하면
우리들의 약속은 소복소복 쌓이는 사랑일 거야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서울에 첫눈이 왔다니 들려주고 싶은 오늘의 노래. 

눈이 오는 날 - 장필순

눈이 오는 날 집에 가는 버스에 앉아
창틀에 쌓인 눈을 보다 잠이 들어요

따뜻한 그대 품에 머릴 대고서
눈이 오는 골목길을 걸어가요

사랑하지요 사랑해요 작은 길에
웃어보세요 이를 보이고 사랑해요

지난 여름날 그대 처음 만난 날
향에 취한 꽃집 앞을 우리 가요

이쁘잖아요 지붕들이 눈이 오는 날
창틀에 쌓인 하얀 꽃들이 아름다워요

내일 다시 그댈 만나 걷고 싶어요
시린 발을 구르며 걷고 싶어요

눈이 오는 날
눈이 오는 날



첫눈이 올때.. 가는 가을이 아쉬우면 늙은이, 두근두근 설레면 젊은이라는데.
난 요즈음 어느 쪽일까?

독일병정 2007.11.20  10:03  [58.233.218.15]

혜정이라면? 돌? 84번 버스는 중대앞에서 화계사까지 왕복하던?? 어릴 때는 눈이 오면 좋았는데... 지금도 눈이 내리는 날은 창 밖을 내다 보며 아내에게 전화를 하는 낭만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 차 막히는 것은 정말 싫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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싣니 보이 2007.11.20  11:13  [202.7.166.182]

근데 이문세 노래가 어디갔는지 없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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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2007.11.21  01:55  [75.4.8.183]

소공동 롯데쇼핑 앞 눈발이 흩날리는 걸 보면서 가슴이 설레는 걸 보면 전 아직 젊은이입니다. 아닌가? 향수병인가요? ㅋㅋㅋ 장필순노래 처음 듣는 곡인데, 눈내리는 정경과 참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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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2007.11.21  01:59  [75.4.8.183]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시즌에 불이 환히 켜진 롯데쇼핑앞 거리를 걸으면 뭔지 모를 힘이 솟는 느낌이 들었더랬습니다. 흘러나오는 음악과 무수한 사람들의 발걸음, 그리고 차가운 겨울이 주는 따뜻함(?)이 합쳐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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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iing 2007.11.21  10:30  [219.249.69.250]

대학시절, 내가 제일 좋아했던 음악이 '첫 발자욱' 이었지. 안면만 있던 DJ가 내가 들어서면 알아서 틀어줬을 정도로... 너무나도 오랜만에 들어서일까? 정말 거짓말처럼 음악이 나오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그리고 자꾸 가슴이 아파온다. 왤까...?........고맙다! YOPANG!......내 몸 어디에 이토록 많은 눈물이 숨어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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싣니 보이 2007.11.21  13:14  [202.7.166.182]

몇년전 한국에 갔을때 잠깐 대전에 들렸는데 정말 눈이 펑펑 오더군요... 저도 눈 맞아본건 그때가 7~8년만이었습니다. 눈 맞으며 눈위를 걷는 기분 참 좋더군요. 조금 춥긴 했고 눈때문에 서울행 기차를 놓칠뻔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이번 년말에 한국에 갈 예정입니다. 좋은일로 가는건 아니지만 가서 요팡형대신 눈을 흠뻑 맞아봤으면 좋겠네요... 막힌 가슴 잠시나마 뻥 뚫리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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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s 2007.11.21  21:59  [219.241.175.128]

동화같은 첫눈 이야기, 저도 없나봐요, 생각이 안 나는 걸 보니. 지금까지 없었으면 앞으로 있겠지요 뭐.

아니 근데 왜들 웃으세요. 이 나이가 어떻다고... 저, 가는 가을 안 아쉬워요. 두근두근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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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2007.11.22  05:33

저도 가끔 헷갈릴때가 있습니다. 비를 보거나 눈을 생각할때 올라오는 감정이 낭만인지 그저 향수병인지. 비와 눈이 없는 엘에이 사시는 교포들의 공통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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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2007.11.22  05:38

알섬! 첫눈 이야기 없는 우리 둘이 함 맹글어보지요. 내년 첫눈 오늘날 소공동 스태미나집 앞에서 만나기로 합시다. 五十而知天命이라고 했는데 이 '지천명 쉰'도 '불혹 마흔'과 똑같나 봅니다. 공자님의 헛소리라는게. 쉰을 코 앞에 혹은 눈앞에 두신 아짐들에게 전혀 지천명의 모습은 보일 기색이 없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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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팡 2007.11.22  05:39

갑자기 없어진 노래의 스토리는 나중에 얘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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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s 2007.11.22  23:25  [219.241.175.128]

네, 좋아요. 근데 거기서 동화가 나올까 모르겠네... 약간 불량 동화? 왜냐하면 스테미나라는 제목부터 벌써 불량하지요, 도라무통 앞에 앞치마 걸고 마주앉아서 삼겹살에 소주 일병... 그래도 첫눈 속에서는 다 동화가 될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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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s 2007.11.23  15:25  [203.153.144.185]

눈이 두 번이나 왔다지만 말로만 들었지 그 흔적조차 확인된 바 없으므로 저는 이걸 첫눈 아닌 걸로 칩니다. 오늘은 비가 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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