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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으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그 말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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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할 때, 그 일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을 때가 언제인가요? 그 순간인가요? 아니면 그 일이 끝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 ‘아, 그때 내가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드나요? 또, 어떤 일을 당해 일을 처리하는 경우에 보통 그 일의 당사자일 때 잘 처리하나요, 아니면 제3자일 때 더 잘 처리하나요?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끝나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그 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고, 또 제3자가 일을 더 잘 처리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모순이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사실은 일이 일어나는 그 순간에 있을 때 가장 잘 알 수 있어야 되잖아요? 시간이 한참 지난 뒤면 오히려 잊어 버려서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을텐데 왜 시간이 좀 경과한 뒤에야 그 순간보다 더 잘 알게 됩니까? 또 왜 그 일을 당하는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됐을 때 더 잘 알 수 있습니까? 잘 따져 보면 맞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현실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현재에 깨어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상황에 집착하거나 흥분해서 그때는 그 상황이 제대로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그 흥분이 가라앉고 나면 그 당시에는 제대로 안 보이던 것이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우리가 자기 생각에 사로잡히면, 즉 나는 잘했고 상대는 잘못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 객관적 현실이 안 보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에 사로잡혀서 주장을 하거나 일 처리를 하면 나중에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요.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갈등 관계에 있다고 합시다. 이럴 때 시어머니가 며느리 친구를 만나서 그 갈등에 대해서 얘기할 기회가 있습니까? 없지요. 주로 자기 친구인 시어머니들끼리 모여서 얘기를 합니다. 며느리도 마찬가지지요. 며느리는 자신과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얘기를 듣지요. 그렇게 되니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것이 다른 사람의 동조까지 있게되니 더욱 확신을 하게 되지요.
이러한 상황은 한 가족에서뿐만 아니라 나라에서도 일어납니다. 오늘날 우리가 고구려 역사나 독도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한국 사람들 말만 듣고, 중국 사람은 중국 사람들 말만 듣고, 일본 사람은 일본 사람들 말만 듣게 됩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판단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북미 관계도 그렇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미국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자기 의견과 정반대되는 북한 사람들과 이야기해서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세미나나 토론을 할 때도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세미나를 하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얘기만 계속 나옵니다. 그러니까 자신들의 생각만 자꾸 객관화하게 되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고집이 세어집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온 동네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내 생각이 옳다는 고집이 더 강해지고 다른 사람의 다른 생각을 들으려고 하지 않게 됩니다. 이렇기 때문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생각을 내려놓으라고 하는 겁니다.
내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해도 저절로 일어납니다. 이렇게 일어나지만 이것이 옳다고 고집은 하지 마라, 다른 사람의 얘기가 틀렸다고 단정 짓지는 말라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대개 내 생각은 다 옳은 것 같고 상대가 얘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잖아요.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변명하려면 일리 있게 변명해야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 는 생각이 많이 들지요. 그러니까 들을 때 듣긴 듣지만 안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죠. 건성으로 듣는단 말이에요. '너는 지껄여라. 또 시작이구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아이들한테 얘기할 때도 자신은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들으면서 정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시작이구나. 녹음 테이프가 또 돌아간다.' 이렇게 잔소리라고 여기지요.
현재에 깨어 있으면 그 일이 일어나는 순간에 가장 잘 알 수 있지요. 또 현재에 깨어 있으면 제3자보다 당사자가 제일 잘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오늘 우리들이 경험해 보면 현재에 깨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당사자가 남보다 더 못 보는 것입니다.
장기나 바둑을 둘 때도 그렇습니다. 옆에서 훈수하는 사람이 더 잘 봐요. 당사자는 이기겠다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에 오히려 안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고 거기에만 집중해서 겨누고 있는데 바로 그 뒤에서 새가 사마귀를 잡으려고 겨누고 있고, 또 그 새 뒤에는 새를 노리는 포수가 총을 겨누고 있고, 또 호랑이는 그 포수를 잡으려고 주시하는 형국과 같습니다. 저마다 등 뒤에서 자기를 겨누고 있는 것은 못 봅니다. 자기가 잡으려고 하는 것만 보이지요. 이게 바로 현실에 깨어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 쪽에 쏠려 있습니다.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라'는 것을 다른 말로 '현재에 깨어 있으라'고 하는 겁니다.
여기서 ‘현재에 깨어있다’는 것은 두 가지를 말합니다. 하나는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라는 거고, 다른 하나는 현재 내 마음에 일어나는 상태에 대해 깨어 있으라는 것입니다. 지금 화가 일어나면 화가 일어나는 그 상태에, 욕심이 일어나면 욕심이 일어나는 그 상태에 깨어 있으라는 것입니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그 현재에 깨어 있으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현재에 깨어 있으라고 하면 단순히 현실에 깨어 있으라는 말로만 이해를 합니다. 현재에 깨어 있다는 것은 ‘경계에 부딪쳐서 일어나는 현재의 자기 마음에 깨어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자기 상태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자기 상태에 깨어 있으면 사로잡히지 않게 됩니다. 상황이 일어나기는 일어나지만 거기에 사로잡히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바깥의 객관 현실이 더 잘 보이게 되지요. 이것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자식으로 인해 마음고생하는 어떤 엄마. 한번 가보라고 한 곳이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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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연철 2006.07.14 09:38 [203.41.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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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으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게 잘 안되니 참 힘듭니다. 설사 깨어있다고 한들 상대방의 반복되는 싫은소리에(그게 맞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스스로 마음의 자물쇠를 채우게 되니 (저같은 경우에는 부부싸움할때 그런 경향이 많습니다) 남탓만 하게 됩니다. (난 원래 안그런데 저사람이 날 악하게 만들었다.....) 때론 마음속 깊은곳에서 깨어있는걸 일부로 회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게 솔직히 당장은 시원하고 이익이 되는 경우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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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2006.07.1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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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마음자리도 한걸음 뒤에서 볼수 있는 시각을 가질때...
깨어있으라...잘 공부하고 갑니다..요팡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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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pang 2006.07.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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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안되는 게 바로 이거지요. 매사에 깨어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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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pang 2006.07.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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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철아. 소현이 데리고 마산집으로 나와. 소현이가 마산집 멤버는 아니었든가? 근데 마흔 넘은 소현이가 말을 들을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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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연철 2006.07.19 08:38 [203.49.20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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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집은 없어진걸로 알고 있는데요.... LA에 마산집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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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pang 2006.07.2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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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긴 그 허름하기 짝이없는 마산집이 아직까지 남아있을리가 없지. 우리 같은 가난한 대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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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 철 2006.08.19 04:10 [84.249.2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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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지 않아서 그런것이 아니라 봅니다. 사람은 경험능 통해서 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당사자는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있기에 옳고 그름을 볼 수 가 있습니다. 바둑의 훈수도 먼저 두어 놓은 경험이 있기에 옳고 그름을 볼 수 있이기에 그렇습니다. 그 경험으로 인간을 발전할 수 있는 것이죠. 그것이 일반 동물과 다른 것이지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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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pang 2006.08.1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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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경험으로 아는 것도 바로 깨어있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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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인 2006.08.19 12:02 [69.234.4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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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님.. 집요하게 달라붙어서 죄송합니다. 답변이 없으시길래요. 김기철님이 말씀하시는 성찰, 그 깨달음이라는게 뭔지 궁금합니다. 만물의 영장이 되는 것과 깨달음이 연관이 있다는 말씀같았는데요.. 그 깨달음이라는게 일반적인 지혜와 다른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김기철님의 글을 읽다보면 중간에 주제를 놓치게 되는게 좀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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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pang 2006.08.20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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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압니다ㅎㅎ. 그만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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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hira 2009.11.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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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잇기.......... 다시 돌아보게 하네요.
오늘 마음이 참 아팟더랫읍니다. 아들때문에.
그래서 애꿏은 남편에게 독설을 퍼붓고... 그리고는 생각들더군요.
내가 절망하는 이유가 바로 이건데, 내가 타인에게 다시 그 오류를 되풀이한다는.......
50이 된 나도 내 감정에 휩싸여 이런 실수를 하는데 하물며 어린 20도 안된 어린것이 내게 그런다고 그것은 잇을수없는 일인 것인가..... 나도 한참 멀엇구나.하는 동시에 상처입은 이유가 결국 아들때문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잇다는 것을 깨달았읍니다.
그래도 오늘하루는 내내 우울하엿지요. 서울은 추적거리며 비가 왓읍니다.
중국 상해에 돌아가야할텐데 마음은 천근이네요.
글 잘보고 위안받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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