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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8/02
 

일출 일몰 여행지-호미곳 (한국일보)

2004.08.23 10:08 | 도시탈출~~ | 감독

http://kr.blog.yahoo.com/dong_sss/605140 주소복사

끝과 시작의 길목 선명하게 붉은 감동이 찍히다
경북 호미곶 일출 여행

한반도 동쪽끝 '일출 1번지' '상생의 손'사이로 퍼지는 빛
아쉬움 묻고 샘솟는 설렘속 희망의 내일이 또 떠오른다


호미곶의 일출. 태양이 구름사이로 고개를 내밀면서 하늘이 붉게 달아올랐다. 바다에 떠있는 오른손과 해맞이 광장에 우뚝 선 왼손(사진 오른쪽)이 마주한 호미곶의 상징 '상생의 손'이 역동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 국내여행으로 일상탈출!
어김없이 한해의 끝이 다가왔다. 낡은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는 시기는 단순한 시간 흐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쉬움과 자책, 설레임과 투지가 교차하고 마음이 분주해지는 때다. 무엇에 기대고 갈구하고 싶은 시기, 사람들은 해를 찾는다. 좋지않았던 것을 잊고 새날의 좋은 날만 오기를 바라는 일종의 의식이다. 그래서 어김없이 해넘이와 해맞이 명소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클라이맥스는 역시 올해 마지막 일몰과 새해 첫날 일출. 하지만 매년 보듯 이때의 교통체증은 엄청나다. 차안에서, 길에서 해를 맞는 경우도 많다. 오고가는 길의 여유도 가질 겸, 이 시기를 피해 좀더 일찍 해를 보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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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으로 향한다. 행정구역은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보리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대보면의 옛 지명인 장기현에서 따와 장기곶으로 불렸다. 2001년 호미곶으로 정식 명칭을 변경했다. 호랑이 모습을 닮았다는 한반도에서 호랑이(虎) 꼬리(尾)부분에 해당한다고 해서 붙였다. 한반도의 동쪽 끝에 있다. 울산의 간절곶과 함께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다.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 2곳이라니 언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지구의 공전이 빚어낸 자연의 오묘한 조화때문이다. 태양이 적도보다 북쪽에 있는 봄, 여름엔 태양이 호미곶을 먼저 비추지만 겨울철에는 적도에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간절곶에서 일출을 먼저 볼 수 있다. 1년중 호미곶에서 해가 일찍 뜰 때가 많지만 연말연시에는 간절곶 일출이 호미곶보다 1분 가량 일찍 시작된다. 하지만 한반도 동쪽 끝에 위치한다는 상징성 덕분에 호미곶의 일출이 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호미곶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다. 경부고속도로 경주IC를 빠져나와 호미곶에 도착하기까지 거의 2시간이 걸렸다. 인근 여관에서 잠을 청한 뒤 아침 일찍 호미곶에 도착했다. 오전 6시30분. 해뜨는 시각은 오전 7시16분. 아직 40분 이상 여유가 있지만 벌써부터 붉은 기운이 하늘과 바다를 감돈다. 하늘은 맑지만 수평선일대는 먹구름이 자리를 잡고 있다. 깔끔한 일출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은 걱정이 앞선다. 매서운 칼바람이 코트속으로 스며든다.

이제는 호미곶의 상징이 돼버린 ‘상생의 손’이 바다에 우뚝 서있다. 1999년 새천년준비위원회가 기획, 영남대 김승국 교수팀이 6개월에 걸쳐 만들었다. 오른손은 바다(높이 8.5㎙)에, 왼손(높이 5.5㎙)은 해맞이공원에 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두 손이 마주보고 있다. ‘새천년에는 두 손을 잡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다.” 해맞이를 온 한 관광객의 외침에 사람들의 눈이 바빠진다. 구름 사이로 둥근 해가 머리를 내민다. 천천히, 그러나 거침없는 솟음이다. 해는 10분도 되지 않아 완전히 둥근 모양을 갖췄다. 다행이 구름의 방해는 심하지는 않았다. 해맞이에서 ‘상생의 손’이 차지하는 비중은 예상보다 컸다. 자리를 조금씩 옮길 때마다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손가락 사이로 해가 살포시 자리잡는다. 이제는 ‘상생의 손’이 없는 호미곶의 해맞이는 상상할 수 없다.

호미곶 앞바다에서 갈매기떼가 고기잡이배를 마중나간 듯 날개짓을 하고 있다.
때맞춰 고기잡이배가 지나간다. 고기를 잡아 오는 배인지, 잡으로 가는 배인지, 의외로 쉽게 구분?간다. 전자는 배 주위에 갈매기가 가득하다. 배위에 먹이감이 많기 때문이다. 장엄하게 펼쳐지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느라 구경꾼들은 넋을 잃었다.

30여분간의 해맞이를 마치고 본격적인 여행에 나선다. 호미곶앞 해맞이광장에 볼거리가 가득하다. 부지만 1만6,000여평이다. 상생의 손 조형물앞에 꺼지지 않는 영원의 불씨함이 인상적이다. 99년 12월31일 변산반도의 해넘이, 2000년 1월1일 날짜 변경선에 위치한 피지섬과 호미곶의 해맞이때 채화한 불꽃이다.

호미곶은 일본으로 건너 가 왕이 됐다는 신라시대의 전설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의 현장이기도 하다. 바다위에서 바위가 솟아올라 연오랑을 태운 곳이 바로 호미곶이다. 해맞이광장에 연오랑세오녀 동상이 들어선 것도 이 때문이다. 등대박물관, 풍력발전기 등도 둘러볼만하다.

호미곶에서 구룡포로 가는 길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연속이다. 바다위로 듬성듬성 솟아있는 바위와 여기에 살포시 앉은 갈매기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한번씩 떼를 지어 날개짓한다. 아름답다. 붉었던 하늘과 바다는 어느새 은빛으로 물들었다.

/호미곶(포항)=한창만기자cmhan@hk.co.kr">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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