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태어난지 벌써 7개월이 넘었다.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아무 탈없이 무럭무럭 자라주었으면 한다.
오늘은 하루를 데리고 동물원에 자주가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 글에서도 소개했지만 유우(아내 남동생)가 아토피로 심하게 고생했다. 아토피로 고생한 분들은 잘 알겠지만, 아토피가 있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이로 인해 힘들어진다. 유우는 혹시나 자기 자식도 아토피로 고생할까봐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하니, 당사자가 아토피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여름이었다. 장인어른 환갑여행에서 돌아온지 며칠 안되었을 때였는데 장모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리고 뜬금없이 동물원에 가라는 말씀을 하셨다. 사연인즉슨 아토피를 예방하는데 너무 깨끗한 환경이 오히려 나쁠수 있다고 한다. 오히려 동물원같은 곳에 자주 가는 것이 아기 아토피 예방하는 것에 좋다고 어디선가 들으셨다고 한다. 장남인 유우가 아토피로 유년시절을 너무 힘들게 보냈기 때문에, 첫손주인 하루가 아토피의 암운 만큼은 피했으면 바램이셨던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아토피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모님이 조금 낯설었다. 내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기에, 장모님의 이런 제안에 솔직히 처음에는 까칠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장모님의 이런 제안 모두가 하루, 나아가 우리가족을 위한 조언이셨다. 하루가 아무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할머니의 마음을 처음에는 조금 오해했던 것 같다.
지금은 하루를 데리고 자주 동물원에 간다. 물론, 동물원에 데려가는 것이 아토피를 예방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하루에게 동물을 소개해줄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자연과 동물을 좋아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말이다.
하루가 태어난지 6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몸 뒤집기도 가능하고, 보조물 도움 없이 앉아 있을 수도 있게 되었다. 하루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곤한다.
하루에게 이유식을 조금씩 주고 있다. 주변 아이들을 보니 이유식을 빠르면 4개월 째 시작하는 곳도 있던데, 이와 비교한다면 비교적 늦은 편이다. 이런저런 책을 보며 이유식을 만드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구나'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물론, 한 남자의 아내이면서 말이다.
하루를 보면서 항상 의문이 드는 것이 있다. 바로 피부색. 외출이 거의 없는 겨울에도 언제나 생기 없는 거무티티한 내 피부색과는 달리, 하루는 거의 순백색이다. 피부색을 닮지 않은 것 같아 한편으로 마음이 놓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피부색이 나처럼 변하는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하루를 쇼파에 올려 놓고 사진을 찍어 보았다. 흰색 옷을 입히고 흰색 쇼파에 올려 놓으니 왠지 자세가 나오는 하루. 사진을 찍고 보니 하루 옷 테두리가 핑크인 것을 발견. 왜 여자도 아닌데 핑크색 옷을 산 것인지...
하루, 최근에는 쇼파에도 앉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등받이가 있어야 가능하다. 혼자서 앉기에는 아직 무리.
사진을 찍고 보니 조금 에로틱한 느낌이!! 흰색과 잘 어울리는 하루. 부디, 앞으로도 아빠 닮지 말고 뽀얀 피부색을 유지하기를!!
며칠전 한국에 있는 누님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 하루(아들) 뒤집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다. 방바닥이나 침대 같은 곳에서 혼자서 뒹굴뒹굴 할 수 있냐는 물음이었다. 사실, '아이는 그냥 내버러두자(?)주의'다.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않아 얼굴에 무언가 잔뜩 돋았을 때에도, 다른 사람은 병원에 가거나 약을 사서 발랐다고 하는데, 우리는 곧 없어진다는 의사의 말만 믿은체 그냥 있었다. 물론, 몇 개월 후에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다.
그렇다고 다른 분들이 의사 말이 못 미더워서 약을 발랐는냐? 못 믿는 것이 아니라, 걱정이 문제인 것 같다. 왠지 귀한 아기 더 나두면 안 될것 같은 불안감. 뭐, 이런 생각 때문이 아닐까 한다.
9월 4일은 하루가 태어난지 150일 째 되는 날이다. 남들은 이때가 되면 뒹굴뒹굴 굴러다닌다고 하는데, 사실 하루는 아직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나를 닮아 허벅지가 제법 굵은 편인데, 이런 이유 때문인지 옆으로 구르는 것조차 제법힘들어 보인다.
이불이나 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이렇게 웃는다. 혹은 손을 빨거나. 물론 미동도 안한고 말이다.
이런 하루에게 내가 붙여준 별명이 있다. 바로 오타마자쿠시(お玉じゃくし ), 일본어로 올챙이란 뜻이다. 올챙이처럼 배가 뽈록 나온 하루.
누님의 전화를 받고서, 걱정이란 놈이 내 마음 속에서 스물스물 기어다니다, 올챙이처럼 뽈록 나온 하루의 배를 보면, 하루를 뒤집고 싶은 욕망으로 변하곤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에 때로는 운동을 시켜야한다는 의욕이 더해지면 방바닥이건 어디건 하루를 누피고 이렇게 연습을 시키곤한다. 뒹굴뒹굴 구르는 연습을 말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하루의 뒤집기 연습은 참혹하다. 말도 안되는 괴성을 지르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면, 내가 다 짠하다. 이런 짠함 때문에 하루의 올챙이 탈출작전은 몇 분도 안되서 끝나는 경우다 대부분. 물론, 구르기 연습이 매번 실패로 끝났음은 당연하다.
하루, 오늘도 올챙이 배를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뒤뚱거리고 있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혼자서 구를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