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한국에 살 때 강아지 한마리를 분양 받았어요. 충무로 애견센터에서 요크셔테리어 종의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말이죠. 이름은 쿠로. 한국에서 검정 털을 가진 개를 보고 친근감 있게 '검둥이'라고 부르잖아요. 일본에서도 똑같이 '쿠로'라고 불러요. 털 색깔도 검정색이고 어감도 귀여워 이름을 쿠로라고 지었답니다.
▲ 쿠로의 가장 최근 모습. 쿠로는 가족이나 다름 없는 존재입니다.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었을 때 밝게 웃는 쿠로 얼굴을 보며 위안을 찾곤 했답니다. 아내의 한국 생활의 외로움도 쿠로가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쿠로가 아기였을 때는 고생도 많이 했답니다. 사람의 아기와 마찬가지로 아빠,엄마의 돌봄 없이 혼자 생활하기가 불가능 했던 쿠로. 매일 새벽에 일어나 밥 달라고 울거나 이곳저곳 똥을 눌 때면, '왜 내가 이런 고생을 하나'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지금 장성한(?) 쿠로 모습을 보면 예전의 힘들었던 기억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게 느껴져요.
지난 주 목요일 아내가 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하루짱과 함께 말이죠. 물론, 인간의 아기와는 많이 다르겠지만, 쿠로를 키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육아에 조금은 자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첫날부터 이런 기대와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답니다. 바로, 쿠로의 하루에 대한 경계 때문.
▲ 피곤한 나머지 아내가 방에 털석 주저 앉자 평소대로 옆에 앉은 쿠로. 집안 정리를 위해 방문해주신 장모님과 함께 아내가 집으로 들어오자 반가움에 짖던 쿠로. 반가움도 잠시, 쿠로는 아내의 팔에 안겨진 아기를 보자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군요.
▲ 하루를 침대 위에 놓자 잠시후 하루에게 다가서는 쿠로, 그리고 이를 제지하는 아내. 단순 호기심이었는지, 아니면 물려고 달려든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루의 존재에 대해 쿠로가 인식한 것 같아요. 이제까지 집에서 귀여움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었는데, 그 사랑의 일부, 아니 상당부분을 하루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요?
▲ 아내의 제지가 서운했는지 한참을 '낑낑~'거리더니 다시 아내 옆에 앉은 쿠로. 하루를 계속 쳐다보는 쿠로,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사실, 쿠로의 하루에 대한 첫 행동을 보고 조금 걱정이 되네요. 질투라도해서 하루를 물거나 하는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런지. 부디, 쿠로와 하루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경험이 있으시다면 댓글이나 트랙백 부탁드려요.
일본에 와서 애견호텔을 몇 번 이용했다. 한국에서 살 때는 집 인근에 애견병원이 10곳 정도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내가 사는 곳 인근에도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곳까지 포함해서 애견병원이 단 2곳. 그것도 집에서 가까운 곳은 병원시설만 있어, 애견호텔을 이용하려면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애견병원을 가야만 한다.
처가댁 가기 위해 쿠로를 이틀 정도 맡겨야했다. 간호사와 상담중인 아내. 그리고 이를 바라보고 있는 쿠로
병원시설은 한국의 그것과 비슷했다. 진찰실이 접수 카운터 바로 옆에 있었고, 그 뒷편이 애견호텔과 병실로 사용되고 있는 공간.
내가 방문한 동물병원은 미용시설과 호텔이 함께 있었다. 몸단장(?) 하러 온 애견으로 내부는 초만원.
사실, 이런 애견미용 요금이 제법 비싼 편이다. 앞 발의 발톱정리에 1,050엔. 이빨닦기 315~525엔, 헤어컷은 3~5000엔 정도. 주로 저렴한 이발소에서 1000엔 주고 머리를 깎는 나 보다, 쿠로(우리집 애견) 미용이 더 비싼 편이다. 물론, 지금은 애견 전용 이발기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잘라주고 있다.
애견의 이빨 닦는 법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서. 사실, 사람도 이빨 닦는 것이 귀찮을 때가 있는데 애견까지 이빨 닦아 주려면 보통 손이 가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지금 이빨을 안 닦아 주면 나중에 애견이 고생하기 때문에 가급적 매일 이빨을 닦아주는 것이 좋다.
이틀 후 쿠로를 데리러 병원에 갔을 때다. 병원 직원이 쿠로 사진이 있는 카드를 한 장 주었다. 애견호텔에 머물때 다른 애견과 함께 놀거나, 산책할 시간을 갖는데 이때 찍은 사진이었다.
카드 뒷 면에는 2박 3일 동안의 쿠로 상태에 대해 적혀 있었다. 말로만 숙소에서 '잘 놀았다'고 하는 것과 사진을 보여주며 '잘 놀았다'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이렇게 놀았다는 증거로서 사진과 당시의 정보를 알려주니, 2박 3일 동안 쿠로 혼자 지내게 해서 미안한 감정이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물론, 잘 논 것에 대한 합당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이틀 숙박료가 6,000엔, 병원 카르텔 작성비 2,000엔, 건강 주사료 1,400엔, 세금 포함 총 9,870엔이 나왔다.
한국에 비해서 그 가격이 2~3배 정도 비싸다. 사실, 주변에 싼 애견호텔이 없나 찾아보았지만, 아무래도 일본에서 일반적인 애견 숙박요금이 하루에 3,000엔 정도 하는 것 같다. 물론, 비싼 만큼 애견에 대한 다양한 놀이와 산책이 부수적으로 포함된 곳이 많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가족이 여행으로 집을 비우는 횟수가 줄어들 것 같다. 단지, 여행경비만 계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쿠로 숙박료도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 큰일이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애견인 쿠로를 데려오기 위해 무려 8개월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는 것은 지난 글에서 밝혔다. 8개월이나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광견병을 막기 위해서다. 광견병 발생 국가인 한국에서 비발생 국가인 일본으로 광견병 걸린 애견의 유입을 막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인 것이다.
편지 안에는 여러 장의 안내문이 있었다. 예방접종에 대한 안내문, 시행 장소, 접수증, 주의사항 등이 그것이다. 광견병 주사를 맞기 위해서는 주사비용 2,800엔, 수수료 550엔, 도합 3,350엔이 필요하다.
예방접종 진행 장소는 대부분 동네 공원. 정해진 시간에 동네 공원에 가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평상시 산책하듯이 말이다.
보내온 접수증에는 쿠로에 대한 신상정보가 적혀 있었다. 물론, 시청에 애견등록할 때 적은 내용이다.
광견병 접종을 시에서 직접 챙기는 일본. 물론, 지역마다 시행하는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 전체로 일반화하기는 무리가 따름을 우선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견정책까지 시에서 책임지고 추진하는 모습이 사뭇 신선해, 이렇게 소개한다. 오히려, 광견병 발생 빈도를 줄이기 위해 한국에서 필요한 정책이 아닐까 한다.
애완견 강제 등록제가 아니므로 주인이 데려가 미 접종견이 접종하면 됩니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에서 지원하므로 무료이고 접종 증명서도 발급되고요.
물론 광견병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개 등을 가정에서 키울 경우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주인에게는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는 법규또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