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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삶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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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2008/03/03 오전 3:52 | ♠시네마 천국 | 빨간자전거

전도연이 나오는 영화는 보고나서 실망스러웠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면 그녀가 나온 영화는 지극히 내취향이 아니라서 보지않은 "피도 눈물도 없이' 하나만 빼고는 모두다 본 셈이다.
전도연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2~3명 안에 속한다고는 해도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극장까지 달려가서 보고 싶게 만드는 결정적인 매력은 없었던 것 같다.
(아~ 딱 하나 스캔들은 예외여서 그건 진짜 극장에 가서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기회를 놓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티비에서 우연히라도 보게되면 나는 예외없이 그 매력에 빠지고만다.

이번 밀양도 그랬다.
영화제에서 상도 받았고 밀양이란 소도시는 내게 조금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어서 영화에 좀 더 관심이 가져질만한데 그렇지않았다.
대신에 이번에 공중파 방송에서 특집방송으로 밀양을 방영한다고 했을때 편하게 안방에서 보지않고 거실에 있는 42인치 PDP티비로 거의 영화관에서 보는 기분을 느끼면서 시청했다.
그랬는데 보면서 나는 영화가 주는 깊은 여운속으로 푹 빠져들고 말았다.

남편이 죽고나서 어린 하들 하나만 데리고 아는 사람 하나없는 남편의 고향 마을로 찾아온 신애...
그곳에서 그녀는 작은 피아노 학원을 열면서 남편을 잃은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하는데 그 삶의 원동력은 바로 어린 아들 준이다.
그리고 처음 밀양으로 오는 길에 고장난 차를 고쳐주면서 그녀와 인연을 맺게되는 종찬...
신애의 표현 그대로 지극히 속물적인 인간이면서 엄마의 구박과 잔소리에 시달리는 노총각 카센터 사장이지만 신애를 향한 순애보적인 짝사랑을 키워간다.

종찬의 도움으로 피아노 학원 수강생도 늘어나고 주위 가게 상인들과 친분도 쌓아가면서 그렇게 그녀는 밀양에서의 생활을 순조롭게 시작하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입지를 돋보이게 하려고 했던 그녀의 사소한 거짓말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되어버리고만다.

준이 다니는 학원의 학부모들과 친목 모임을 갖고 밤늦게 귀가한 날 그녀는 자신의 삶의 유일한 희망이자 삶의 원천이었던 어린 아들이 사라져 버렸음을 알게되고 결국 강가에서 싸늘한 시체로 변한 아들의 주검을 목격하게된다.

너무 슬픔이 크면 눈물조차 나오지않는다던가....
아들의 화장터에서조차 그녀는 눈물 한방울 보이지않아 시어머니의 호된 질책을 받지만 아들의 사망신고를 하러갔다가 그만 무너지고 만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고 자식의 죽음 앞에서 어미는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느낀다고 하는데 자신의 상처와 상실감을 견딜수 없는 신애는 상처난 영혼을 치유한다는 교회의 부흥회 장소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정말이지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을 처절한 통곡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아무것도 묻지않아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둣한 목사의 손길을 머리에 느끼고서야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듯했다.

이렇다할 신앙이 없고 평소에 종교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없는 나였지만 영화속 신애의 입장이 조금이라도 되고보니 나약한 인간이 너무나 큰 고통 속에서 괴로워할때 그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종교라는 존재가 새삼 고맙게 느껴지기까지했다.

신앙의 힘으로 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난 신애는 결국 아들을 죽인 유괴범까지도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되고 자신에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준 신앙을 그에게도 전파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교도소까지 찾아가 만난 그 살인범은 이미 신앙을 받아들이고 절대자로부터 죄사함을 받아 마음의 평온까지 찾은 모습이었고 신애는 그만 마음의 평정을 잃어버리고 만다.
아들의 죽음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은 자신이 결코 용서할수 없을 것 같은 인간을 힘들게 용서했는데 그런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 기회조차 앗아가버린 신앙 앞에서 다시 한번 절망해버리고 만다.
그리고 자신에게 되돌아온 상처의 고통은 너무나 커서 그녀의 정신까지도 병들게 만들어버린다.

그런 그녀옆에서 있는듯 없는듯 변함없이 지켜봐 주는 한 사람은 바로 종찬이다.
송강호가 연기파배우인 것은 두말할 필요없겠지만 밀양에서 그의 연기는 너무나 사실적이고 편안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40이 다되어가도록 장가도 못가고 엄마의 잔소리와 구박을 받으면서 커피 배달온 다방 아가씨에게 시덥잖은 농담이나 건네고 하는 그이지만 신애에게만은 진지하고 애틋하다.
신애가 신앙의 힘으로 마음의 위안을 찾고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자 그도 역시 자연스럽게 신도가 되는데 완장을 차고 교회 앞에서 차량 정리를 하는 모습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자칫 어둡고 우울한 영화가 될뻔한 밀양에서 그의 존재는 극중에 유쾌한 활기를 불어넣는 것 같다.

피아노 학원을 처음 열었을 무렵 길건너편 약국의 여자 약사는 남편 잃은 신애의 고통을 신앙으로 치유받을 것을 권하면서 보이는 것만 맏으려하지말고 주님은 작은 햇살에도 의미를 두었다고 말한다.
처음엔 그저 흘려듣고만 신애도 아들까지 앓고서야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신앙으로 치유하려고 하지만 결국은 그것조차 절대적인 위안은 되지못했다.

주변 친구들과 시답잖은 농담이나 하면서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서 그날이 그날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던 종찬에게 갑자기 등장한 신애의 존재는 어쩌면 한줄기 햇살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신애의 곁을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켜주고 있는 종찬 역시 신애에게는 한줄기 햇살이 되어가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정신과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는 날에도 역시나 변함없이 그녀 옆에 종찬이 있었다.

그가 권하는대로 머리를 자르기 위해 미용실에 들른 신애는 그곳에서 미용사로 일하고 있는 살인범의 딸을 만나게된다.
비행 청소년이었던 그 아이는 소년원에서 미용기술을 배웠다고 했다.
신애에 대한 죄책감으로 차마 눈둘곳을 찾지못하는 그 아이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하지만 신애는 반쯤 잘린 머리를 한채 그 아이를 밀쳐내고 미용실을 뛰쳐나오고 만다.
왜 하필 이곳으로 데려왔냐는 원망섞인 말을 종찬에게 던지고 집으로 돌아온 신애는 거울을 앞에 두고 스스로 머리를 자르려고 한다.
마치 그렇게함으로써 자신의 상처와 슬픔을 스스로 잘라내려는 듯이...
그리고 그 거울을 받쳐들어주는 사람은 역시 종찬이었다.

인간이란 존재는 너무나 나약해서 감당할수 없는 고통이 닥치면 신의 존재를 통해 구원을 받으려 하지만 결국은 고통 속에서 시련을 겪을만큼 겪고난후에 단련되어진 자신의 의지로서만이 그 고통을 떨쳐낼 수 있는 힘을 내는 것이 아닐까싶다.
그리고 거기에 힘을 보태주는 것이 종찬이 신애에게 주는 것과 같은 주변의 사랑과 배려가 아닐까 나름대로 해석을 해본다.

영화 초반에 신애는 종찬에게 밀양의 뜻을 설명해 준다.
비밀스런 햇볕(密陽)이라고...
인간이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은 어쩌면 눈에는 보이지않지만 가슴속에 하나씩은 품고 있는 비밀스런 햇살은 아닐까....
영화가 끝난뒤 감동의 여운을 잠시 되새기면서 그런 생각을 문득 해보았다.

140분이라는 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않았고 슬픔과 고통이 복받쳐 꺽꺽거리며 쥐어짜듯이 울음을 토해내던 전도연의 연기가 가슴을 울리던 영화였다.
아마도 나는 나중에라도 케이블 티비에서 재탕 삼탕 사탕으로 밀양을 방송해 준다고 하면 인어공주를 그랬던 것처럼 매번 새로운 감동과 느낌으로 보고 또 보고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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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을 추억하다...
2008/02/11 오후 9:11 | ◈ 포토 이미지 ◈ | 빨간자전거

설날 연휴 마지막 날 너무나 충격젹이고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타버린 것이다.
어제 저녁 뉴스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있는 숭례문을 소방차들이 물을 뿌려서 진압하고 있는 광경을 보면서 놀라긴했지만 그정도에서 마무리가 될 줄로 알았다.
그런데 새벽녁에 우연히 보게된 심야 뉴스에서 완전히 불에 타버려 처참해진 모습의 숭례문을 보았다.
어찌 저런 거짓말 같은 일이 있단 말인가...
서울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자란적도 없는 나이지만 남대문은 너무나 친숙한 서울의 상징이었다.
결혼하고 나서야 서울에서 살게되었지만 신혼때 살던 곳이 은평구쪽이라 시내 나들이 갈때면 내가 탄 버스가 남대문을 지나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도로 한가운데 있어 멀게만 느껴지던 남대문이 언젠가부터 시민들 옆으로 가까이 다가와 마치 옛날 사람이 된것처럼 열린 문 사이로 지나다닐 수 있게 된 것이 불과 3년 남짓....
불에 타 옛모습을 잃어버린 남대문을 보면서 차라리 다가가지않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을때가 좋았던게 아니었을까 생각해보았다.

숭례문이 개방되었던 그 즈음에 찍어둔 사진들을 보면서 숭례문을 추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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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줄 알았으면 사진을 더 많이 찍어둘걸... 아쉬운 생각이 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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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 (6월 30일)
2007/07/03 오전 12:02 | ▣산행 후기 - 2 | 빨간자전거

지난 토요일은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서 산에 갈 수 있었다.
지난 주 토요일에 컨디션이 안좋아 산행을 한 주 쉰터라 이번엔 빠지지않으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덥다고 빠지고 귀찮다고 빠지고 하다보면 그만 귀찮아져서 한참동안 산에 가지 못하게되는 경험을 그동안 많이 했기때문에 올해부터는 왠만한 일이 아니고는 토요일 산행을 거르지않으려고 남편과 약속을 했다.

나는 몇달전부터 에어로빅을 시작해 주중에 그나마 운동하는게 있지만 남편의 경우는 토요일 산행이 아니면 운동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토요 산행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매주 산을 찾다보니 매번 다른 산을 가는 것도 힘들고해서 가까운 삼성산을 찾게 된다.

걸어서 7~8분 정도만 가면 삼성산 등산로에 접어들수 있는데다 정상인 국기봉에 올랐다가 삼막사를 안양 예술공원쪽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거리도 제법 되고 오르만 내리막이 고루 섞여있어 운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거기다 최근에 새로 단장된 안양예술공원엔 매주 볼거리도 많고 다양한 음식점들이 많아 산행후의 허기를 달래는데도 안성맞춤이다.

장마가 잠시 주춤한 날이라 습도가 높아서인지 후덥지근한 더위가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다른날 보다 몇배는 더 지치고 덥고 땀도 엄청 많이 흘려야했지만 일단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에는 역시 개운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산행을 마치고 안양예술공원쪽으로 내려오면
파전이나 손두부를 곁들여 동동주 한잔을 하고
큰길(경수 산업도로)까지 걸어나와 마을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온다.
아파트 후문쪽에서 버스를 내리는데
담장 편에 조성해 놓은 코스모스 꽃밭에 어느새 꽃이 만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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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에 다녀오다
2007/06/07 오전 2:43 | ♡살아가는이야기♡ | 빨간자전거

6월 6일 국립 현충원에 다녀오는 것은 우리 부부에겐 이제 연례행사가 되었다.
남편은 추모행사 때문에 아침일찍 현충원으로 갔고 나는 식이 끝날 즈음에 맞춰서 가서
큰아버지 묘소 있는 묘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제도 역시나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현충원을 찾았고 덕분에 지하철 동작역에서 육교를 지나 현충원으로 가는 길이 사람들로 막혀 육교를 지나는데만 한참이 걸렸다.

큰아버지께서 계시는 묘역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분들이 잠들어 있기 때문에 입구쪽에 있는 묘역에 비해 찾는 이들이 현저하게 적다.
벌써 흘러간 세월이 얼마인가....
어쩌면 연고조차 없는 묘소도 많을지 모른다.
큰아버지 묘소 역시도 몇년전 우리가 찾아가기 시작했던 그 이전까지만해도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쓸쓸한 묘소였을 것이다.

오후에 남편과 함께 약속이 있어 오래 머물지 못하고 서둘러 돌아와야 했는데 그 와중에 사진도 몇장 찍었다.
뉴스에 보니 현충원에 볼거리가 많아 나들이 코스로도 좋다고 소개하던데 다음번엔 시간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한번 둘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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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목마을의 봄바다
2007/03/23 오전 1:04 | ▣발길 닿은 곳 | 빨간자전거

지난 주말에 남편과 함께 왜목마을에 다녀왔다.
시원한 바닷바람도 쏘일겸해서 드라이브 삼아 간것이다.

큰아이가 해사고에 들어가고부터는 바다를 보아도 예사롭게 보이지않고
수평선 멀리에 떠있는 큰배에도 절로 관심이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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