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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의 글
솔베이지의 노래 - 고수미
2008/06/10 오후 7:19 | 형제들의 글

언젠가 한번은 이 제목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


학교 다닐 때 라디오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 우리 말이 아니라 내용은 전달되지 않았지만 여자 소프라노의 애잔함이 가슴을 하도 후벼 파길래 무슨 사연의 노래인지 찾아 보았다.


어느 시골, 솔베이지라는 처녀와 페르귄트라는 청년은 사랑하는 사이다. 그러나 방랑벽이 있는 페르는 명예와 권력을 찾아 세상을 떠돌고, 솔베이지는 고향에 남아 방황하는 페르를 평생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오랜 방랑을 끝내고 백발이 되어 고향 집으로 돌아온 페르는 지치고 피곤한 몸을 솔베이지의 무릎에 뉘고 영원한 쉼을 얻는다. 그런 페르를 안은 솔베이지 또한 평생 가슴 속에 깊이 담아 둔 이 노래를 부르며 페르를 뒤따라간다.


The winter may pass              겨울이 무난히 지나가고

and the spring disappear          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죠.

and the spring disappear          봄이 가 버리겠죠.


The summer too will vanish        여름도 보일 듯하다 지나가고,

and then the year                 한 해가 가버리는군요.

And then the year                 한 해가 지나가 버리겠죠.


But this I know for certain         하지만 난 이것만은 확신해요.

you''ll come back again           당신이 다시 돌아오리란 걸 

That you''ll come back again      다시 돌아오실 거예요.


And even as I promised            내가 약속드린 대로

you''ll find me                      기다리고 있는

waiting then                        나를 발견하게 되실 거예요.

You''ll find me                     그때 기다리는

waiting then                        날 발견하실 거예요. 


even as I promised                 내가 약속드린 대로

you''ll find me                      기다리고 있는

waiting then                        나를 발견하게 되실 거예요.

You''ll find me                     그때 기다리는

waiting then                        날 발견하실 거예요. 



 남아 있는 자가 있는가 하면 떠나는 자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 마음이야 늘 곁에서 얼굴 보고 죽을 때까지 같이 살고 싶은 것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과 형편 때문에 우리는 종종 원하지 않는 헤어짐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그 헤어짐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깊은 뜻 안에서 잠시 허락된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내 여동생 수련이만 해도 그렇다. 수련이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닐 때 교회를 알게 되어 거의 매주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대구에 내려올 정도로 가난한 자매였다. 그러한 애가 대구에서 임용고시를 치르고 교사 생활을 하다가 교회에 발을 끊고 강원도로 떠났다. 꿈 많은 젊은 나이에 아직 세상이 커 보였고 교회 생활에 흡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 수련이가 대구 우리 집에 있을 때 나에게 생활비조로 매달 준 것이 있는데, 수련이가 교회를 떠난 후 도저히 그것을 내 주머니에 챙겨 넣을 수 없었다. 수련이가 주님 안에 살았던 흔적을 남기고 싶었고, 주님이 수련이의 이름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랐다. 그래서 목사님을 찾아가서, “수련이가 하나님 나라에 낸 세금이라 생각하고 받아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리면서 그 돈을 드렸다. 그렇게 말하면서 괜히 눈물이 났다. 그 후 내 동생은 호주로 유학을 가고, 좋은 남편을 만나 인천에 정착해서 스위트홈을 꾸렸다. 부족함 없이 행복하게 잘 살면서 아주 교회와의 연이 끊어진 듯했다.


 그런데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알든 모르든, 그 애를 붙잡고 놓지 않으셨다.

“내가 주의 신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음부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할지라도 곧 거기서도 주의 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시139:7-10)”


 하늘을 나는 연은 유유히 창공을 휘젓는다. 멀리서 보면 연줄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어서 참 자유로워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상에서 얼레를 들고 있는 주인의 손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연의 자유로움을 잠시 허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련이를 잡고 있던 하나님의 연줄은 측량할 수 없을 만큼 길어서 비행기 타고 10시간 넘게 걸린다는 호주까지 풀어 놓았지만, 때가 되자 그 연줄을 급히 감아 교회 옆에 두셨다. 이런 저런 과정을 지나 수련이가 다시 교회로 마음이 향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자유롭게 교회에 참석하고 말씀을 들을 수 없는 형편이라 PMP에 목사님 성서강해 MP3 파일을 담아 틈나는 대로 듣고 있다. “목사님은 그리스도와 교회, 두 가지만 계속 말씀하시네.” 하는 내 여동생은 또 한 사람의 ‘교회 너머 교회’ 지파가 된 것이다.


 나는 교회 안의 여러 떠남과 돌아옴을 보면서, 눈 앞의 떠남이 영원한 떠남이 아님을 알았다.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음을 단지 느낄 뿐이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55:8-9)


남아 있는 자가 있는가 하면 떠나는 자가 있다. 떠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돌아오는 자가 있다. 남아 있는 자는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엄숙하고도 충실히 살아낼 뿐이다. 오히려 돌아올 자를 위해 두 몫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돌아올 자를 향한 깊은 사랑이다.


나는 오늘도 교회 안에서

솔베이지의 노래, 기다림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공간을 떠난다 해서

운명에서도 떠나지더냐고,

잊는다 해서

눈과 가슴에 박힌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까지 잊혀지더냐고,


당신은 돌아올 것이고,

나는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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