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조가 시작되자 사또 노리꼬는 긴장한 듯 하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는 경찰에 연행되기 전까지만 해도 몹시 평범한 OL이었기 때문이다.
취조실은 심플했다.
가쯔동만 한 그릇 시켜주면 그럴듯한 형사물이 연상될듯한 작은 공간 말이다.
탁자가 있고.
창문이 있고.
문이 있고
정사각형의 방이 있다.
정 가온데에 정사각형의 다탁이 있고.
의자가 두 개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사또 노리꼬가 한 쪽에,
맞은 편에는 민완 형사인 토모토 카즈나리가 앉아 있다.
노리꼬의 뒤로는 그의 파트너로 보이는 젊은 형사가 낡은 수트를 입고 벽에 기대에 있다.
딱 형사물의 한 장면.
가쯔동 한 그릇만 있었다면.
식어빠진 돈부리 위로 완벽한 취조실의 분위기가 피어오를텐데.
노리꼬는 상상하고 있다.
- 모든 게.
형사가 묻기 전에 먼저 기선을 제압하기로 작심한 듯 노리꼬는 서슴없이 설명을 늘어 놓기로 한다.
안경을 쓴 형사가 웃도리를 벗어 의자에 걸면서 그녀를 가볍게 제지한다.
- 그 전에.
노리꼬는 형사를 천천히 바라보면 입을 다문다.
- 당신이 이곳에 왜 왔는지 알겠나요?
- 네.
- 당신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써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겁니다.
- 네.
- 공소전이지만 우리는 당신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 압니다.
- 인정하는 겁니까.
노리꼬는 깊은 숨을 들이마신다.
긴장은 없다.
하지만, 공기가 탁하다.
많은 인간들이 이곳에 오면 주눅이 들겠지.
하지만 난 아니다.
노리꼬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이윽고 안경에게 시선을 맞추었다.
- 먼저 당신을 연행해온 나는
- 토모토상이죠?
- 알고 있었군요.
- 네.
- 자, 그럼.
잠시 침묵이 흐른다.
- K물산에 다니는 34살 남성 와타나베 히데오상을 아십니까.
- 네.
- 어떤 관계죠?
- 애인입니다.
- 당신과 얼마나 사귀었습니까.
- 다음달이면 만 4년입니다.
- 짧지 않은 기간이군요.
- 아마도.
- 사건 당시 당신은 애인 즉 와타나베 히데오상과 전화중이었다고 했습니다. 맞습니까?
- 네.
- 그후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 주실 수 있습니까?
- 네.
- 시작해 주십시오. 아 그 전에.
- 네?
- 가능한 이번 사건과 관계된 전부를 듣고 싶군요.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가 생각할테니 전부 가능한 모든 것을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벽에 기대 서 있는 낡은 양복이 중심축 다리를 바꿔 고쳐선다.
마주 앉은 안경쓴 남자와 나 사이 뜨거운 가쯔동이 한 그릇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저 검정태 안경에 금방이라도 김이 서리겠지?
순간 노리꼬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친다.
노리꼬는 민완 형사가 그 순간을 알아차리지 않길 바란다.
- 아침부터 힘든 하루였습니다.
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형사는 내 일상을 들어줄 끊기가 있을까?
있다면 좋으련만.
- 전날 해결되지 않은 일들 때문에 잠이 쉬이 이루지 못했습니다.
- 해결되지 않은 일?
- 네. 네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그게 여의치 않아서 화가 많이 난 상태였습니다. 성격탓인지 계획했던 일이 계획했던 순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죽을정도로 화가 많이 나는 편입니다. 가령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널어야 하는데 비가 온다거나 창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하는 날에 나무에 농약을 준다는 아파트내 방송때문에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면 화가 날 정도로 신경이 예민해지곤 합니다. 전날 저녁에도 그랬습니다. 네이게이션을 업데이트 해야 하는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이미 등록된 기기라 먼저 등록한 사람의 동의가 있어야 아이디 재발급을 해준다는 설명을 읽고 난 후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고로 구입한 물건이라 제가 첫 사용자가 아닌탓이었죠. 전 일단 물건을 넘겨준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야만 했습니다.
- 그게 몇시쯤이었습니까?
- 8시.일요일 밤 8시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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