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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뒷골목 엿보기 - 8점
홍하상 지음/위즈덤하우스

오래된 책의 개정판이다.
1999년즈음에 출판된 책이란다.
개정을 해도 상관이 없는 게 이 책은 여행정보에 관한 책이 아니다.
일본을 뻔질나게 드나들던 중년의 남자가
그곳 유명직장인들과 어울리며
스스로 깨닫게 된 몇몇 이야기들을 서술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거다.
일본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다.
그렇기에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결국, 그렇다.
우리가 사대하던 중국은 베이징 원인에서 비롯된 인간들이고,
우리가 비하하거나 말만 들어도 흥분해 마지않는 일본 또는 몽고는
같은 계열의 우랄알타이족이라는 것.
중국이 누리던 지위도 결국 앵글로 색슨족 따위의 등장에 시들해졌지만
어쨌든, 우리는 결국 한 핏줄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일본이 조상들의 오래된 왕릉을 발굴하지 않는 이유가
역사적 우월감을 고조시키지 못하는 것일 필요가 없어진다.
자신들의 조상이 고대 한반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해도
그것이 어찌 수치가 될 수 있는가.
그것은 그것으로 역사적 가치를 갖는다.
그저 같은 뿌리를 가진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된다.
단지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를 뿐이다.
하지만, 그 옛날, 두 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밀접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다.
왜냐하면, 서로 섞여서 발전했으니까.
백제나 가야문화가 일본국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상대적인 문화적 우월성을 느낄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일본사람들이 같은 시각을 가지고 차분하게 역사를 짚어나가는
여유가 생기게 된다면
구태여 임나본부설 따위를 퍼뜨려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할 필요도 없는 셈이다.
역사의 중요성은 누가 먼저냐가 아니다.
누가 어떻게 살았고,
앞으로는 어찌 살 것인가. 이다.

아마도 일본인이 한국인을 비하할 때 조센징(조선인)이라 칭하는 이유는
우리가 과거로부터 끊임없이 그들이 싫어하는 '왜'라는 한자어를 앞세워
왜인, 왜놈, 왜적이라고 비하하는 역사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없음을 우린 알고 있다.
존중을 받기 위해 우리 스스로가 낡은 것을 버려보면 어떨까.
나는 이 정신없이 널뛰는 두서없는 이야기로 가득 찬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가이드로서가 아니라,
숨겨진 이야기를 씨니어에게 들어보는 시간으로 보면 나름 유익했던 책.





도가니 - 8점
공지영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결국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체득하게 된다. 눈을 감고 길을 걸어도 결국 다치고 성한데 없이 힘들게 걷게 되겠지만 목표에 도달하고야 마는것처럼. 결국은 알게되는 법이다. 십년전에 이런 류의 르뽀가 티비전파를 통해 안방으로 여과없이 보여주는 게 특종인 시기가 있었다. 그 방송을 보면 서 나는 비로소 내 스스로가 행복하다는 점을 시인하게 된었다. 그전까지 가진자들의 등쌀에 밀려나 도시변방을 전전하는 비루한 삶을 저주했지만 결국 이렇게라도 살 수 있는 게 다행히 아니겠는가. 하는 자조적 위로에 몸을 기댔었다. 한심하지만 내게 삶은 딱 그정도였다.

집단을 이끄는 힘있는 소수의 이기주의는 소시민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기 전에 먼저 공포감을 조성한다. 그것이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음을 감사하라고 강요한다. 사회고발 프로그램은 그런면에서 서민들에게 전혀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100% 전달하지 못한다. 단체를 좌지우지 하던 몇몇의 수괴만 처벌하면 모든 사건들은 썰물 빠지듯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멀리 밀려나 버린다. 식사를 하고나서 느긋하게 티비 앞에 앉아 일순 공포감을 느낀 시청자들은 피해자들의 안타까움에 동정을 보내다가도 금새 자신이 그러한 처지에 놓여있지 않은 것에 안도한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결국 그들 자신들의 문제라고 규정한다. 사회나 국가가 팔짱을 끼고 있는 것에는 전혀 분노하지 않고 몇몇의 수괴들만 처벌 받기를 희망할 뿐이다.

이 책이 그러한 부조리를 깨끗하게 다스리기는 애초에 역부족이다. 작가 공씨는 나이가 들어감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사회적 약자에 시선을 두게 되었지만 공포의 근본적인 원인이나 대첵에는 무관심하다. 외려 그곳에서 악다구니를 하는 사람들의 나약함만이 강조된다. 그것이 소수의 그룹에 속해 있는 사람에게는 (이른 바 당사자들) 위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그들의 1차 목표는 세상의 관심이니까. 하지만 알다시피 인간이 느끼는 타인에 대한 관심은 항국적이지 않다. 사정을 마친 숫컷처럼 사람들의 기억력은 이내 냉정을 찾는다. 그리고 그들이 나 또는 내 주변이 아니기에 안도하게 된다.

부조리. 살면서 얼마나 부딪히는 단어인가. 지긋지긋하다 못해 이젠 알지못할 약간의 정감마저 느낀다.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남들보다 더 정의에 불타지도 남들보다 더 교활하지도 않은 무색무취의 흔해빠진 인간이 되어간다. 그 점을 재확인해주는 책이었다. 공씨의 신작은. 딱히 그녀의 문체나 팬심으로 구매한 신간이 아니라 나처럼 소외된 사람들의 처지를 어떻게 묘사했나 궁금해 구입했다. 소설은 깊이가 부족하다. 서술방식에 치중하다보니 다양한 군상들이 느끼는 다양힌 감정들이 다양하게 녹아들지 못했다. 아마도 연재물의 한계가 아닌듯 싶다. 그럼에도 별점을 많이 선사한 이유는 작가가 닷푼어치의 눈물을 흘려가며 이 책을 집필했다하더라도 그러한 의지는 결코 이 사회가 약자들에 짊어진 빚에 비해 적지 않음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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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2009.08.28 14:46 | | 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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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10점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부키

자고로 권력을 재생산하기 위해선 노동계급의 두 눈을 계속 가릴 필요가 있다. 진시황은 자신 권력을 위해 학자와 책들을 땅에 묻어 버렸다. 아마도 지금의 위정자들도 그럴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을 것이다. 진중권이 월 수 백기십만원벌이의 비정규직을 잃게 된 이유도 그런 위정자들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줄서기 총장들의 무식한 발로인게지만.

장하준. 사진 보면 역시 별로 잘 생기지 않았다. (대체 경제학자가 왜 잘 생겨야 하는지 그 거지같은 이유가 무엇인지 나역시 모르지만) 하지만, 그가 지껄이는 경제이른은 너무 잘 생겨서 침이 입가에서 줄줄 흐를 지경이다. 실물경제에 매몰되어 거시경제에 무지한 대한민국 전부의 피플들이 이런 책을 읽지 않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신자유주의의 잘못을 고발해 온 사람이다. 그것도 신자유주의 유럽중심인 나라에서. 그가 만약 한국에서 그런 뻘짓을 했다간 결국 진중권의 뒤를 이었을지도 모를일이지만. 어쨋든 반가운 일이다. 일찌감치 신자유주의의 나라인 미국에서 초중고에 대학까지 마친 미국의 똥개들이 한국을 움직이는 재정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멀리 훈수두듯이 듣기 싫은 목소리를 내뱉는 작자가 있으니 말이다.

이 나라에 뿌리 깊은 사대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했고, 그 결과 형님나라의 정책을 연구 발전 계승 시키는 게 무조건의 원칙이 되어버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결과 형님나라가 포기하고 잘못을 시인해야 할 시기에 그곳나라로 날아가 그들의 면전에 신자유주의는 죽지 않았다고 피끓는 연설을 하고 돌아와 4대강을 들어 엎고 있는 대통령과 우리는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게 되었다. 인생 참 얄 궂다.

닥치고 본론을 이야기하자면 늦었지만 이 책을 안 읽은 짐승들은 어서 읽고 인간이 되길 바란다. 미물인 우리가 알다시피 인간이 되는 길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이러한 금서禁書들을 읽고 자신이 어떤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길이다. 비교적 쉽고 알차게 비는 시간을 소비하기까지 하니 일거양득! 그게 싫다면 마늘 10접을 먹어가며 동굴에서 100일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 어떤 것을 고를지는 각자의 소관이니 뭐.






누가 나의 슬픔을 놀아주랴

2009.08.28 14:30 | | 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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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의 슬픔을 놀아주랴 - 8점
홍인숙 지음/서해문집

책표지는 저자 홍인숙에 대해 이렇게 서술했다. 좋은 강의와 글을 쓰기위한 단심을 품고 3년하고도 석 달을 넋잃을 가고로 정진하고 있을 뿐, 아직 그 걸음의 종착지를 알지 못한다. 캬. 자기 자신을 서술하기위해 이 작자는 얼마나 시심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을까. 하는 생각에 미치자 어쩐지 쓴 웃음이 나왔다. 국문학과를 졸업한 지식인의 시야는 이렇게 좁을 뿐이리라.

이 책의 소 제목은 "여성 예술가 열전"이다. 대개의 한국사람이 알지 못하거나 지나쳤던 과거의 여성들을 다룬다. 5만원권의 주인공인 신사임당은 없다. 당연하지만 여성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남성의 뒷바라지따위로 일생을 소모한 여성은 귀감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여기 나온 여성들은 그 시대를 살아간 선각자요, 뛰어난 예술가였다. 하지만 남성들의 History에선 철저히 외면 받았다. 남성들이 인정해주는 여성은 기껏해여 황진이 정도뿐이다. 그 외에는 이름도 생소한 여성들이 대거 등장해 그들의 끼를 들어낸다.

책이 무척 얇아 가볍기도 하거니와 저자 홍인숙의 지나친 뛰어주기로 다소 어지럽지만 어쩼든 시대에 분명 중요한 절반이었던 여성의 몇몇을 추출해 그들의 삶을 돌아보는 일은 즐겁다.

유감스럽게도 과거나 지금이나 여성들의 처지는 비슷하다. 투표권을 자신들의 피로 물들이며 어렵게 얻어내지 못한 역사때문일까.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을 위한 정치인에게 투표 하기를 꺼려한다. 나라의 반은 여성이다. 그들은 여전히 약자로 살고 있지만 나라를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오늘도 떠밀려 결혼을 하고 힘들 게 생산한 자식들 문제로 자신을 버린다. 남자들은 저마다 사회에서 중요한 포스트를 차지하기에 혈안인 시대에 선거권에 절반을 획득한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의 약자로 살아가길 두려워 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 끝난 쌍용자동차 사태를 지켜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공장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농성중인 노동자들의 아내들이 여당 대표를 찾아 와 눈물로 호소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 장면을 여성 노동자들의 남편들이 찾아와 제 아내를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으로 교체해 상상하며 뉴스를 보았다. 여성은 자신이 이 세상의 딱 절반임을 자각해야 한다. 여성이 힘을 합치면 여성들이 처한 작금의 고통을 없앨수 있다.

과거의 여성들이 이렇게 살았더라. 하는 책을 이유는 자신이 지금 현재를 살고 있음을 깨닫기 위함이길 바란다. 지금은 무조건 시집가서 일부종사해야할 시대가 아니다. 출산율 감소따위로 여성의 애 낳기를 노동자의 숫자 감소로 인식하는 무식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나아가야 할 길은 오직 여성 자신에게 있음을!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2009.08.28 14:14 | | 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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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오디세이 3권 세트 - 10점
진중권 지음/휴머니스트

사실 재미있게 책을 읽는동안 진중권 자신이 늘 인용하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그대로 해주고 싶었다. 그래, 책은 유행이 지난 다음에 읽어줘야 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책은 유행을 타지 않는 이른 바 스테디 셀러다. 비록 미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사실 미학이 무엇인지조차 인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미학을 전공하지 않았기를 천만다행으로 여길 수 밖에 없었다. 그 만큼 어렵고 어지럽다. 하지만 진중권의 이 책들은 어렵지 않게 풀어나가려고 꽤나 애를 썼다. 그래서인지 나같은 무식한 인간이 이 책을 끝까지 놓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책 세권을 독파하고 나서도 미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란 결론을 슬프게 내렸다. 그러나 이처럼 미학을 사랑하는 학자가 전공분야도 아닌 곁다리로 습득(역시 수재?)한 독문과 겸임교수자리에서 쫒겨나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비로소 미학이 무엇인지 얼핏 감이 오기 시작했다. 지금 이 세상에서는 차라리 이 좌파미학자가 광화문 광장 3거리에 포박되어와 그가 쓴 책들과 함께 불태워지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니까.

어쨋든 2009년 8월 초순과 중순은 진중권의 썰을 들으며 더위를 이겨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시간이 허락되면 여러차례 다시 읽어야 할 그런 책이기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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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