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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질로 알아보는 내 근황

2009.11.30 15:55 | 일쌍 | 버트

http://kr.blog.yahoo.com/dazizima/1513 주소복사

단백질 공급원으로 선택한 다이어트음식,
이름하여 그린푸드표 훈제 닭가슴살.
200그램씩 담긴 진공포장팩이 25봉이 배달 되었다.
틸사마에게 13팩 진상하고 내가 12팩 챙겼다.
맛은 좋은데 느무 퍽퍽해서 이걸루만 저녁 먹으면
식사시간이 매우 길어지는 게 단점!
목넘김이 뻐근해!

내 다이어트 저녁식사!
전남표 호박고구마!
최근 2개월간 저녁식사는
대개 요녀석 한 개 밑의 훈제 달걀 한 개에 베지밀.
18시 정각,
집에서 싸온듯한 고구마를 허겁지겁 먹고 있는 아저씨를 발견하면
90퍼센트 버트일 가능성이 농후!

미니오븐에 고구마 구울 때 집에 있는 달걀 같이 구워 먹다가
그것도 귀찮아서 그냥 주문한 배달전문 훈제달걀 한 판!
배고플 때 요긴한 녀석이긴 한데
목넘김이 어려운데다가
가끔 목젖뒤에서 닭똥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단점이기도 하다.
-_-+

검은콩, 서리태, 속청.
하루 담궜다가 적당히 삶아 냉장고에 보관.
요놈들 한 국자에 베지밀 한 봉이면
아침식사 끝!
이른 아침 출근 하는 날은 타파에 넣어 출근할 때도 있삼!

토마토 1박스 틸스 하우스로 택배를 보냈다.
익지않은 그린 토마토가 도착해서 당황했다는 후문.
이번 주말에 스프를 만들어 먹었다!
일주일간 빠알간 자태로 뒤바뀐 녀석들로 스프제작.
캬.
확실히 토마토스프는 감칠맛이 쵝오!

주말에,
베트남쌈이 먹고 싶다는 틸사마의 리퀘스트로
긴급 주문한 베트남쌈 4형제.
몬라이스 누들대신 숙주를 대쳐서 먹었다.
푸짐하게 채소를 썰어 먹여 놓았으니
당분간 베트남 음식은 요청하지 않을 듯.
흠.

원래는 연세우유 1년 6개월 배달조건으로
신일전자 제품의 미니믹서가 있었는데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선택한 필립스의 HR7625!
서리태만 갈기에는 좀 과한 녀석이지만
다이어트만 끝난다면 내 어찌 콩만 갈아 잡술까.
그래도, 메이커가 좋긴 좋더라.
디좌인하며.
굿!

내년 1월1일 가족여행을 위해 마련한 1회용 마스크 벌크 50개 세트.
유한킴벌리라는데 아쉽게도 마크가 빠져있어 믿기가 좀...
그랬거나 어쨌거나,
신종플룬지 나발인지가 기승을 부려도
낑겨서 타는 만원 전철 안에 마스크 낀 인간은 늘 나 혼자거나
둘, 셋 추가.
나야 예방차원이지만 곳곳에서 훌쩍이는 아가씨들 덕에
깜박 잊고 마스크 두고 온 날은 초긴장의 연속.
틸사마 부모님들이 고령이신지라 이렇게 잘 방어해둬야
여행시 가이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터!

몇주전 급격한 실내습도 저하에 놀라
급한 마음으로 한 세트 질렀다.
수 년전에 사두었던 싸구려 초음파 가습기를 위해.
집에서도 감기예방을 게을리하지 않는 나,
멋쥐지, 틸?
그니까 당신네도 감기조심들 혀!
이번 여행 망치면 듀글줄 알아!
히히히.

극세사 이불 열풍에 편승해 하나 질러 본 극세사 이불커버.
내 킹사이즈 침대 위엔 오래전에 샀던 싸구려 듀베이 duvet 가 오래되어 보온력이 엉망진창.
할 수 없이 면 커버를 빨래통에 집어 넣고
유행하는 극세사원단으로 만들어진 이불커버를 장만했다.
그것도 핑크로!
히히히.

맨프로토 7302YB M-Y TRIPOD WITH BALL HEAD 삼각대다.
올 여수기행때 택시에 두고 내린 뒤 줄 곳 허전하던 차였다.
가볍고 간단한 녀석을 고르다가 만쁘로또 제품중에서 일체형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클릭.
비록 이제 똑딱이 카메라밖에 없지만 그래도 삼각대는 반드시
대형 카메라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렌스야, 헤이즈 없는 맑은 주말,
매지아워에 맞춰 야경출사 한 번 다녀오자구!

한국에 아직 출시도 안된 고가의 렌즈를 손에 넣다 보니
할 수 없이 조금 값나가는 녀석으로 안경을 맞춰줄 수 밖에 없었다.
원래 시그마DG는 자사의 DP시리즈에 맞춰 출시한 것이지만
내 작은 구경 렌즈에도 그럭저럭 안성맞춤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선뜻 클릭!
나쁘지 않다.
그나저나, 걱정일세.
내년 초 가족여행에 와이드렌즈 한 개 쯤 구비해줘야 하는데
그냥 20미리 단렌즈로 모든 걸 밀어부쳐야 하나. 흠.

디좌이너 이름이 달린 브랜드를 헐값에 판매하길래 가볍게 질러준 늦가을 아이템.
요즘 겨울이라고 해도 문명의 진보가 가져다준 기상악재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깔끔하게 지갑을 열었다.
결과는 대성공!
살이 빠지니까 좋긴한데
미쳐 몰랐던 패쑌의 세계는 도시빈민에세
커다란 스트레스로 작동될줄 미쳐 몰랐다!
제길!

위의 카키색 코듀로이 자켓이 몹시 마음에 들어
같은 디좌이너의 검정 벨벳 자켓도 충동구매!
주말에 도착해서 아직 개시전!
일요일 밤에 거울 앞에서 입어보니
완전 3류 싸롱가수같아 깜딱 놀라 황급히 벗어서 옷장으로 피신시켰다.
흠.
착각이겠지?

후드달린 우와기うわ-ぎ는 무조건 사랑하시는 틸사마.
그녀의 테이스트를 존중해 제법 두툼한 후드짚업을 평생 처음 질러봄.
딱 입고 나타나니 틸 曰
"북금곰이냐!"
-_-+
잊지않겠다!

커플룩으로 시도해 본 패딩조끼.
물론 다른 회사제품을 각자 좋아하는 온라인몰에 각자 주문했다만.
옷을 자꾸 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맞는 옷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110이 불편했던 내가
105가 맞는다.
지름의 정당화가 아니다.
사이즈에 맞는 옷을 입어야 덜 추접스럽기 때문이다!
히히히.

편하게 작업복 스타일로 입으려고 주문한 뱅뱅의 인디고데님.
세일해서 만원도 안되는 가격이라
어떤 불평도 지껄이기 민망하더라!
잘 입을밖에!

장갑없이 겨울을 맞이하기를
쌍피 없이 시작하는 고스톱보다 싫어하는 나 아니던가.
내 겨울을 책임지던 캐주얼 장갑 오른쪽 인덱스 핑커에 구멍이 나 버렸던 것!
(누구나 그렇듯이 나역시 출근용 장갑과
데이트용 장갑이 다르다!)
할 수 없이 새로운 장갑을 고를수밖에!
토스 totes 의 핑거워머 fingerwarmer 스타일의 장갑 획득!
말 그대로 손가락 안에도 두툼한 털이 들어가 있어
조금 둔하긴해도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게
죽기보다도 싫은 인간에게는
무조건 오케이!
왕 따쑵다!

설마 다이어트 했다고 발 사이즈까지 줄었을라구?
평소 캐주얼화가 발랄하지 않다는 여친사마의 지적에
초저렴한 스니커즈를 한 개 질렀다.
그렇기에 최근에는 요 녀석만 신고 다니고 있다.
값에 비해 우려만큼 밀리는 수준이 아닌 제품인지라
급기야 주말밤 틸사마와 상의끝에 같은 회사의 다른 제품으로 주문했다.
수요일쯤 집에 도착할 듯 한다.
어떨지.
광택이 장난 아니던데.
음홧홧!



*

이외에도 무수하게 많은 지름이 있었으나

시간 관계상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삼!

심심풀이 오징어땅콩 토크 끝!










나는 겨우 2퍼센트라는데? 하하하.
틸사마야, 안심해라!
버트는 여자보기를 돌같이 대하는 대나무 같은 남자란다!
히히히히!




자기야~ 전화왔어~ 전화받아~
자기야~ 전화왔어~ 전화받,

-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고객님. 엘쥐파워컴 고객분 맞으시지요?
- 아, 네.
- 지금 괜찮으세요, 고객님?
- 아, 뭐.
- 아, 네, 고객님. 다름이 아니라요. 이번엔 기존 엘쥐파워콤을 이용하고 계시는 기존 고객분에게 보답하고자 기존의 케이블티비보다 훨씬 고선명 고화질의 HD방송을 첫 달 무료 시험써비스로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번 기회를 이용하셔서 하이데이피니션 디지털 방송을 구매하시면, 기존에 납부하시던 기존의 인터넷 요금도 총 1년간 10퍼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기존보다 훨씬 저렴하게 모실수 있어서 이렇게 전화 드렸습니다. 고객님.

처음엔 귀찮았다.
무엇보다도 기존이란 단어를 너무 많이 남발하는 상대에 호감이 쉬이 가질 않았다.
하지만 이내 솔깃해졌다.
특히 인터넷 10퍼센트 할인이 매력적이었다.
솔직히,
이번기회에 HD로 바꾸는 게 2012년 정부 주도로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전 공중파 디지털화 강제써비스에도 맞설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더구나, 비록 남자 텔러 마케터지만
살기 위해 이렇게 밝은 목소리로 열심히 설명을 하지 않았던가.
나는 몇 초간 주저하다 신중히 대답을 골라 천천히 말했다.

- 저.
- 네, 고객님.
-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우리집엔 티비가 없어서 디지털 수신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듯 합니다.
- 앗, 티비가 없으세요?
- 네. 불행하게도.
- 아, 네.
- 그러니 다음 기.

뚜뚜뚜뚜...

밉소사!
여태쩟 많은 수의 텔레마케터들이 다양한 상품을 팔기위해 내게 접근했지만
그들이 올려 불러 마지 않는 고객님이시자 마케팅 대상인 나보다 전화를 먼저
끊는 것은 이 남자가 최초다!

고객님이 티비가 없으면 바로 시간낭비가 되고 마는 현실을
부끄러워야 하는 것인지,
아님 다행으로 삼아야 하는지
순간 쉽게 가늠하기가 어려웠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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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

2009.11.02 16:28 | 일쌍 | 버트

http://kr.blog.yahoo.com/dazizima/1489 주소복사



때 아닌 호들갑 시리즈!

제 1 탄!

기쁘다 구주 오실꺼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에브리보디,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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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d by TEAL


하기사 찾아간 내가 잘못인지도 몰랐다.
그곳에 그녀가 있을리가 없다고만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엔 '그녀'가 있었다.
놀랍게도 말이다.

- 어쩐일이야?
- 반가운데.
- 그러게 반갑다, 정말.
- 잘 지냈어?
- 잘 지냈어?

우리는 잘 지냈냐는 질문을 거의 동시에 내 뱉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녀의 자신이 있는 말투가 내 자신 없는 어투 위를 덮었다는 게 옳다.
때문에, 타인이 우리 대화를 들었다면 아마도 그녀가 내 뱉는 잘 지냈어만 들렸을지도 몰랐다.

- 잘, 지냈지.

잘 지낸다는 게 무엇일까.
어떻게 시간을 다뤄야만 우리는 상대에게 잘 지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르렀지만 나는 아직 이렇게 쉬운 문제하나 명확하게 대답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았다.
섭섭하지만 그게 나였다.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집에 전화하면 맛있는 커피를 내려줄지도 모르겠다. 고 생각했다.
오늘은 가게를 쉬는 날이라,
그가 나만을 위해 내리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날이었다.
나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은 채로 서 있었다.
주머니 안에 든 폴더폰을 이리저리 돌렸다.

- 정말 오랜만이네.
- 그렇지?

가을이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당겼다.
그가 사다준 나잇타임 로션을 꼬박꼬박 챙기지 않으면 얼굴에 하얗게 각질이 일었다.
학생때부터 쓰던 브랜드였다.
고급은 아니었지만 소프트한 촉감 때문에 벌써 수십년재 화장대 위를 지켰다.
그러고보니 커피를 잘 내리는 그가 언젠가 내게 그렇게 말했었다.

- 아기 로션이잖아.
- 민감성이라.
- 웃기시네.
- 정말이야.
- 남성 로션도 요즘은 논알콜 제품이 많아.
- 한 번 벗겨지고 나니 겁이나더라구.
- 사내가 그깟 것에 겁을 내? 맙소사.

낙엽이 바닥을 뒹굴어도 어색하지 않은 계절말이다.
그런 가을이었다.
울창한 졸참나무 앞에서 45도 각도로 서서 경직된 미소를 흘리는 세대에 근접한 나이였다.
파이프 담배를 물고 양팔꿈치가 세무로 기워진 갈색 코듀로이 자켓을 꺼내 입어도 어울릴 나이였다.
수염은 기르지 않았지만, 길렀다 하더라도 그 끝이 십수년전의 머리 색깔과는 거리가 있었을법한 나이였다.
귀밑을 파고드는 구렛나루 끝도 이미 허옇게 성글고 있었으니까.

- 어떻게 알았어.
- 어떻게든 알 수 있었어.
- 어떻게?
- 어떻게든.
- 하지만 쉽지 않았겠지.
- 딱 20년이 소요되었지.
- 20년이라.
- 20년.
- 그 20년동안 우리들에게 대체 어떤 일이 일었났던 거지?

나는 나만큼 나이를 먹은 그녀를 쳐다보았다.
정말이었다.
20년이 지났다.
우리에게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나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나는 딱히 그녀를 찾아 헤매지 않았다.
그녀는 내 생활 반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왜 내 곁에서 무작정 멀어진 삶을 살아가려고 하지 않고 있을까. 생각하지 않았다.
나이가 이보다 어렸다 해도 마찬가지였을거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녀가 내 뱉은 단어들을 음미했다.
그녀는 우리들.이라는 2인칭 복수를 사용했다.
우리들이라.
그렇다. 그녀와 난 우리들에 묶여 있었다.
그녀가 우리가 되고
내가 우리가 되고
우리가 우리가 되었던 시기였다.
A.I.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이기도 했다.
우리는 썰렁한 동네 닭집에 마주않았다.
그리고, 더운 날 밖에 꺼내놓아도 상하지 않을 항생제 뚬뿍 머금은 사료닭을 뜯었다.
무수히 많은 잔이 오고갔었다.
무수히 많은 시간이 흘러갔었다.

- 과거형으로 말하는 게 쉽지만은 않아. 하지만 어느새 그런 나이가 되었어.
- 어째서일까?
- 늘 문법에 약했기 때문이야.
- 무슨 말이야?
- 어렸을 때 부터 문법에 약했잖아. 나. 그랬었드랬었드랬어. 따위의 문장이 우스개로 통용되던 시기이기도했거든,
- 하아, 그랬었나?
- 그랬었지.
- 하긴 당신은 내가 아는 다른 어느 누구와도 달랐어.
- 응?

옷깃을 여밀 필요까지는 없는 날씨였다.
하지만 나는 필요없는 행동에 익숙한 인간이었다.
나는 옷깃을 여몄다.
그리고 계속 그녀에게 말을 시켰다.

- 그거 알아, 당신은 '틀렸다'와 다르다'를 구별해서 쓰는 내 주위에 유일한 여자였어,
- 하? 그게 뭐야?
- 왜 있잖아. 지금은 자연스럽게 쓰지만 당시만해도 논란이었거든.
- 논란이라니 무슨, 그 때도 50명에 1명정만 틀리다와 다르다를 구별했을걸.
- 그랬을거야.
- 나 역시 그랬어. 당신이 그 둘을 정확히 구별해서 쓸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억나.

시간이 많이 흘렀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그랬다.
시간을 잡아주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다.
잠깐 잡아주는 대신 나중에 그들이 필요한 시간에 내가 그들것을 잡아주면 좋잖아. 하고 생각했다.
초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남은 결국 이별의 시작점이었다.
갑자기 만났고 갑자기 대화를 나눴다.
이제 갑자기 인사를 나누고나서 갑자기 헤어져야 했다.
그게 갑작스런 만남의 운명이기도 했다.

- 잘 지내지?
- 잘 지내지?

우리는, 그러니까 그녀가 아직 나를 우리는 이라는 테두리에 가둘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웠지만,
또 한 번
동시에 같은 문장을 내 뱉었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 곁을 지켜보던 사람이 순간을 기록했었다면
그것이 누구의 목소리라고 쉽게 구별할 수 없었을 것이리라.
긴장이 풀렸다.
접골환자의 뼈들이 순간적으로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온 몸이 개운해졌다.
그러자 불협화음이 사라졌다.
동시에 각자의 목소리는 자신감으로 채워졌다.
동시에 내 뱉는 단어는 마치 시계테엽의 톱니처럼 맞물려 전혀 다른 소리를 내질렀다.
그것이 한 때 그녀와 날, 우리라고 타인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이유였다.
나는 아주 잠시, 순간적으로 그것을 느꼈다.
그녀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해는지는 알수 없었다.
하지만 난 순간을 느꼈다.
우리는 왜 서로의 안부를 되풀이해서 물어봐야만 했을까.

- 춥다. 들어가, 그럼.
- 만나서 반가웠어.
- 나두.
- 아.
- 응?
- 다음엔 커피라도 한 잔 나누자고.
- 그래, 그러자.

그녀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찰라였기에 미소로밖에 그 표정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고속촬영으로 방금의 그녀를 담아놓았다면 진실을 알 수 있을텐데.
하지만, 그녀의 발 걸음은 이내 사람들의 그것들에 묻혀 희미해지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속에 넣어 두었던 오른손으로 계속해서 전화기를 만지작거렸다.
그녀가 내 이러한 모습을 알아챘을까.
알 수 없다.
너무 짧았다.
만남이.
그녀와 나. 한 때 우리라고 묶여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는 그 때 젊었다.
하지만, 용기가 부족했다.
나는 지금도 그 용기란 녀석에게 자유롭지 못하다.
누군들 그 용기라는 녀석에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늘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메워 나갔다.
지금도.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단념했다.
전화기를 꺼냈다.
체온으로 따듯해진 전화기에서 그녀를 찾았다.
이제 그녀와 내가 다시 우리로의 긴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아마도 무리일테지. 하고 나는 잠시 혀를 찼다.
그리고 버튼을 눌렀다.
전화 리스트가 줄었다.

시월은 늘 그렇듯이 다이어트 시즌이다.
휴대전화기도 예외는 아니다.
내 추억도.
다이어트는 한 때의 유행이 아니다.
추세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늘 강요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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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