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런 작금 대한민국 경제 분석에 관한 리포트를 볼 때마다 가슴이 저민다. 서울대씩이나 나온 이라 할지라도 미래는 불투명하기 매한가지다. 자고로 돈이란 돈 놓고 돈 먹기다. 돈이 없으면 돈을 생산하지 못한다. 푼돈으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기하지 않을 때 목돈이 생긴다. 또한 자신이 하는 것이 투자라고 스스로를 호도하는 짓거리를 멈추지 않으면 고득점을 올릴 수 없다. 자본주의 아래서 삶을 영위하는 무산계급의 미래는 늘 그렇듯이 어둡다. 아버지 세대는 노력하면 집과 전답을 사거나 되 찾을 수 있었다. 꾸준하게 한 우물만 판 고지식한 셀러리맨들에게도 자신이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분들을 우리는 자수성가했다고 부른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4000만원 받는 이가 연봉에 1/4을 저금한다고 하자. 이자빼고 십년에 일억이다. 1/2은 어떤가 이억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를 물려 받은 철부지 2세 보스가 세들어 사는 아파트를 보자. 얼핏 듣기로 9억원이었다. 전세가. 구억원짜리 전세에 들어가려면 이분의 일의 연봉을 몇 년을 부어야 하는가. 짱똘이 돌아가나?
수학자들을 마구잡이로 끓어 들인 자본주의발 경제학에서 CDS나 CDO 따위의 최첨단 금융상품이 파생된다 한 들 그것은 결국 제 살 파먹기나 매한가지다. 내게 돈을 빌려주고 집을 사게 만들어준 은행은 내 집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고 그 채권을 수집한 브로커는 마진을 붙여 전 세계의 투기꾼(은행, 투자자, 해지펀드 따위)들에게 팔아 먹었다. 안정적인 수입을 찾아 위험을 불사하고 태평양 건너 사는 오아무개의 집을 담보로 채권을 사고 팔고 있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게도. 어느 날 계속해서 올라갈것만 같던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다. 이른 바 거픔이 빠지기 시작한다. 십억하던 집이 오억으로 반토막이 난다. 십억짜리 집을 사기위해 능력도 없는 내가 칠억을 빌렸는데 빌린 금액만도 떨어진 집값을 상회하기 시작한다. 나는 디폴트를 외친다. 빼자라, 째라. 될대로 되라! 은행은 집을 압류한다. 나는 참아 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은행은 힘이 없다고 발 뺌 한다. 무슨 소리냐고 애가 탄 내가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고 애걸하자. 대출담당은 하나의 주소를 알려준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시 메인로드 129번지? 이게 대체 어디쯤에 붙어 있는 곳이냐. 나는 되도 않는 영어로 편지를 쓴다. 차압을 미워달라. 집 값이 다시 오르면 채무를 이행하겠다고. 허나 레이캬비크에선 묵무부답이다. 할 수 없이 비행기표를 끊으려고 여행사에 다녀오니 집은 이미 차압 딱지가 붙어 있다. 나는 홈리스가 되면서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미국 오레곤주에 사는 K씨의 경우라고 믿어도 좋을 예이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간다. 빌려주지 않아야 할 사람에게 거액을 빌려주고 그 돈을 갚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던 은행이 결국 다른 나라 투기꾼들에게 그 돈을 채권으로 바꾸어 팔아 치우는 거다. 그럼 나중에 경제가 파탄이 나도 은행은 면죄부를 얻는다. 왜? 나는 이미 손 털었으니까. 어쨌거나 은행이 부실해진다 해도 대마불사라는 경제논리를 들이밀며 나라를 압박하는 것이 그들의 수법 아니던가. 설마 덩치큰 나를 망하게 만들겠어? 하하하!
이런 게 이른 바 모럴 해저드다. 도덕적 해이는 돈 놓고 돈 먹기의 기본이다. 세상에 뿌려진 돈의 액수가 일정하다면 그 돈을 많이 가져가는 인간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인간이 생기는 것이다. 비교적 균등한 돈을 균등한 피플들이 소유하고 있는 세상을 이상적이라고 지칭한다. 자본주의에서는 그러한 사회를 건강한 경제사회라고 한다. 중산층이 두터워 다이아몬드꼴로 자리잡은 경제. 하지만, 그것은 꿈이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누구도 다이아몬드 중간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는다. 인간으로 태어 났으면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갔다고 세상과 하직하는 게 목표라고 배운다. 그게 자본주의니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투자와 투기는 같은 단어다. 펀드와 로또도 같은 말이다. 펀드는 여유자금이 있는 부자들이 여유있을 때 굴리는 것을 말한다. 중하위 그룹에 속한 이가 꼭 필요한 돈을 쪼개서 굴리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품이 아니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 절대 펀딩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율이 빵이라 적금을 부어도 엉망이지 않냐고? 세상은 그런거다. 너희들이 암만 노력해도 올라가지 못하는 곳을 부지런히 만드는 곳. 그곳이 바로 자본주의다. 잊지말자. 필자들은 경제가 잘못된 이유는 경제 정책 입안자들의 문제라고 역설하는데 결국 그 잘못된 정책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시민들을 투기꾼으로 몬 펀드매니저도 면죄부를 부여받을 수 없다.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인 것이다.
넷이서 한 사람씩 백만원 가지고 한 두 사람 오링 날 때까지 밤새 쩜 백 고스톱을 처봐라. 무슨 이익이 있나 혼자서 사백을 다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쳐 봐라 그 무리한 룰이 없다면 그 판은 영원히 계속된다. 체력은 고갈되고 판돈에서 곶감 빼먹듯 식사비 계산하고 박카스비 거둬주고나면 언제나 적자다. 재미로 첬다고 판 돈 다 겉어 4로 공평하게 나눠봐라. 처음에 들고온 돈보다도 오히려 적을 걸. 그 돈 다 어디갔을까? 글쎄.
펀드는 결국 박카스 심부름 하고 담배 심부름한 아이를 닮았다. 돈을 투자한 사람보다 펀드를 만든 사람만이 챙기게 되어 있다. 그게 이른 바 시스템이라는 거다. 그것에 속는 것은 멍청하게도 늘 우리자신인 거다. 서울대씩이나 나오고도 부자가 되기는 커녕 맨날 이런 쓸데없는 책이나 쓰면서 변두리 아파트로 조금씩 밀려나는 무산계급의 필자들을 보라. 답은 이미 이 책에 전부 묘사되어 있다. 그냥 적금 부어라. 그렇게 해서 언제 집 사냐고? 대체 그 집이 왜 필요한데? 아파트 평수 늘리는 재미로? 집은 얼마든지 있다. 단지 네가 서울대씩이나 나와서 그런 좁아터지고 낡아빠진 곳에서 (부자들 기준으로) 살고 싶지 않을 뿐이지.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라 펀드만 안해도 소득격차는 이렇게나 증가하지 않았을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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