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반고흐전 라스트데이를 며칠 앞두고 간신히 보고 온 틸사마 기념 컷. 책으로만 접하던 그림을 보고 났으니 근사한 아점을 한 끼 해야겠는데. 결국 정동에서 이태원으로 넘어 온 틸과 나. 보통은 내가 검색한 랜덤식당에서 요기를 하던 관행을 깨고 오늘은 틸이 직접 가고 싶었다는 곳의 위치를 알아왔다. 그곳은 바로 더 플라잉 팬 블루. 가게 앞에서 기념 컷.
앗 구엽... 웃는 틸사마!
째로보는 틸사마! 히히
여러가지 메뉴판이 준비되어 있다. 오늘은 토요일? 맞나? 기억이 가물가물. 암튼 대개 일요일에 그와 데이트를 하는 패턴이었는데 어째서 토요일에 만날 수 있었을까? 어쨌거나 그것은 매우 이레적이고 몹시 기쁜일임에 분명! 틸이 고른 것은 더플라잉팬의 아침 내가 고른것은? 그렇다. 에그스 베네딕트 햄.
구운 잉글리시 머핀 위에 슬라이스한 햄을 길게 나래비를 세운 후 가온데 베네딕트 에그를 쪼개서 올린 연후에 네덜란드 소스 (할런데이즈 소스 : 메뉴판엔 홀렌다즈 소스라고 써 있는데 미국놈들 발음으로는 할런데이즈가 가장 비슷한 발음이다) 를 가차없이 뿌렸다. 살짝 데친 시금치가 멀리 보인다. 그렇다. 이게 바로 브런치 단골 메뉴 에그 베네딕트다!
달걀은 나같은 자취생에게 예부터 축복같은 음식이다. 완전식품이자 완벽한 단백질 공급원! 블로그 친구인 세롼이는 겨란이라고 부르는 바로 이 달걀 (그렇다, 나는 달걀이라고만 부른다! 왜냐하면, 달걀귀신의 에피소드를 들은 후 계란귀신이나 겨란귀신이 없다는 것을 보면서, 아하! 역시 에그는 달걀로 불러줘야 여러모로 완벽해지는구나 싶었던 거다) 을 반숙기에서 말 그대로 반만 익힌! 내가 완숙보다 반숙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나이 사십에 육박하는 동안 아무리 노략해도 내 수준이 반숙에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완숙을 좋아하는 틸사마는 완숙한 성인?
이것은 이 집의 하우스 밀meal (...is not House M.D.'s meal -_-;;) 인가보다. 이름하여 더플라잉팬의 아침. 좋다. 3월하고도 11시 무렵의 아침. 딱이다 싶다! 이것은 틸's 초이스!
더플라잉팬의 아침이 아니라 말 그대로 칼질의 아침이로고. 나란히 앉아 칼질을 하는 서양식 아침식사는 나름대로 근사하다. 왼편에 내 전전 핸드폰이 보인다. 와아. 그러고보면 난 지난 6개월여간에 3대의 핸폰을 사용중이구나. (-_-;;)
너무 맛있어요요오오오~ 라고 눈으로 말하고 있는 버트씨. (팬들이시여, 그냥 넘어가자. 코미디로 보답했으니 모습이 웃기느니 어쩌느니 시비걸지 말고! 흑흑) 오전 일찍 고흐의 진짜 그림을 감상하고 그럴싸한 식사를 하자니 감개가 무량한 것이다. 으흑. 이런 게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냐면 난 서슴없이 그렇다라고 이야기할테다.
손을 씻을 수 있는 공간을 이처럼 이쁘게 마련한 것으로 나의 호감은 극대화 된다. 얼마 전에 어떤 블로거가 내가 손을 자주 씻냐고 의심하던데 나는 결벽에 가까운 인간이다. 손 씻는 것에 관해서만은 그렇다. 적어도 틸사마보다는 훨씬 많이 씻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어쨌거나 손을 씻을 수 있게 세면대를 예쁘게 꾸면 놓은 이 집이 점점 마음에 든다.
이 날 3월의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블루 안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원래는 해밀턴 호텔 부근에 더 플라잉 팬 핑크가 있단다. 아주 가벼운 곳이란다. 이곳 블루는 와인을 마셔도 나쁘지 않게 좀 헤비한 느낌을 주었달까. 최근에 오픈했다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더 플라잉 팬 화이트도 있다는 점. 이태원을 싫어하는 강남인들에게 요긴한 정보일듯.
어제 틸과 만나 사진정리 하다보니 우리 3월에 더플라잉팬 블루에 갔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맛이 어땠는지 솔직히 도통 기억이 안나. 라고 했더니. 자신은 아주 좋았다고 하더라. 그렇군! 빌어먹을 부가세 10%는 이 집에서도 유효하니 참고들 하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