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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아이 - 헐리우드여, 싱글맘은 건드리지 말아라!

2008.10.22 11:59 | 영화 | 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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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여자가 얻을 수 있는 축복이면서 평등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경고 : 아래의 글은 진행상 어쩔 수 없이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진하고 있다. 영화를 볼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브라우져를 조심스럽게 닫아라!


* * *


이를테면, 이런거다 건성건성 살아 온 한 남자에게 확실하게 인간답게(자본주의의 노동력으로 말이다) 살아갈 기회를 준다. 그리고 미국은 월급쟁이가 될 준비가 된 남자로 인해 20대 중요인물로의 생환은 물론 밝은 미래를 약속받는다. 이 영환전국민을 테러에서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감시를 강화해나가는 경찰국가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이라면 충분히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악몽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을 구태여 무생물에게 전가하는 것은 왜일까. 한 번쯤 조용히 앉아 라테라도 홀짝대면서 생각해보라. 이글아이를 허가하고 추진한 집단은 결국 인간이다. 인간이 인간을 통제하기 위해 인간 아닌 것들을 기용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다. 정찰기는 물론 폭격기까지 무인으로 움직이는 세상이다. 인간은 오로지 명령만 내린다. 그러나 참혹한 운명을 맞이하는 것은 늘 운명을 짊어진 당사자나 피해자일 뿐이다. 역사적 아이러니는 이러한 괴물을 창조해 낸 통치자집단에게 항명하는 것을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그럼으로서 명령자는 늘 안심하고 다른 명령을 내릴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 명령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명령자는 늘 구원받는다. 더블오세븐처럼 잘 숙련된 파괴자가 아니라도 좋다. 평범한 복사집에서 알량한 비정규직을 수행하는 동네 양아치도 늘 명령자를 보호할 의무를 수반하게 된다.

어쨌든, 여기 싱글맘이 있다. 그녀는 결혼에 실패한 성인여자가 그러하듯이 대개의 성인 남자들을 저주한다. 그들은 무능하면서 큰소리만 치는 유치한 어린이들일 뿐이다. 그러한 애어른과 헤어지고 나서 집착하게 되는 것은 진짜 아이인 자신의 자식이다. 싱글맘에게 자식은 자신이 걸어온 실패한 결혼 생활의 보상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그것은 여성들의 시선을 남성들이 끌어잡아당겨 놓은 왜곡된 시선일 뿐이다. (아니면 희생정신을 높이사는 사회적 강요일 뿐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진취적인 여성들은 오히려 자신의 자식을 자아성장의 방해물로 여긴다. (탁아시설의 비현실성 - 대개 지나치게 비싸거나, 그나마 턱없이 부족한 -  자아실현을 방해하는 국가적 방임주의에 환멸을 느낀다) 일단 생활을 수습하는게 우선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녹록치 않아서 싱글맘이 혼자 애를 키우며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할 의무를 저버리기 일쑤다. 때문에, 우연히 만난 건달에게까지 아이를 혼자 기차에 태워 D.C에 보내는 것을 비난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녀는 건달 청년이 안가겠다고 길바닥에서 땡깡을 부리자 자신이 잘못했다고 빌어야 할 정도로 자신을 죽이고 살아야 한다. 그런 땡깡남과의 라스트씬 - 수염난 총각의 뺨에 키스하는 - 은 경악스럽다!) 빌어먹을!

아리아로 명명된 이글아이시스템은 그러한 인간의 가장 야멸차고 종족 파괴적이고 비윤리적인 것들까지 습득한 상태다. 감정을 느끼지 않는 컴퓨터 시스템이 어째서 싱글맘의 약점을 스스럼없이 캐치해 낼 수 있을까. 그것은 물론 그것을 만든 인간들의 성과물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덩어리에 불과한 아리아가 극도로 치사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것은 결국 누구의 탓인가 분명하게 판명되고도 남는다. 작전 수행은 연산가능한 범위 안에서 만들어지게 되는 법임을 기억할 때 더더욱 그러하다.

싱글맘이 정규직을 확립하기 위해 이리저리 세상을 뛰어다닐 시간에 기계장치의 협박에 못이겨 쓸데없는 곳에서 제 정력을 소모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너무도 속상하다. 라스트에 그러한 속상함은 극에 다다른다. 싱글맘은 화이트 하우스에 도착해 정장과 구두를 신고 제 자식이 위험에 처할 때 악만 쓰는 존재로 묘사한다. 오히려 별볼일없는 동네 양아치였던 청년이 자신을 희생하는 기지를 발휘하면서 극적으로 악몽을 달출한다. 대체 이러한 악쓰는 여자 VS. 구세주 남자의 이분법적 구도는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미국을 일촉측발의 위기에 몰아 넣은 아리아. 감정 없는 기계덩어리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기계는 분명 미국의 성공한 이십대 후반 또는 삼십대 초반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기계에 she라는 性을 부여하고 다시 그것이 모든 불행의 씨앗이라고 호도하는 것을 참아주기도 질려가고 있다. 그래도 레지던트 이블에서는 반 쯤은 인간을 위해 노력했던 she-machine 아니었던가.


(대한극장 with 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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