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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고, 내 거울 속의 지옥

2008.09.29 13:45 | | 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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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고 내 거울 속의 지옥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임미경 (뿔(웅진문학에디션),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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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분열된 자아가 존재한다면 하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실재로 분열된 자아에 관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상대는 나와 똑 같이 생겼지만 나와 다른 곳에서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그것을 도플갱어라고들 일컫는다.

하지만, 사실 그리 먼 곳에서 나를 찾고자 할 필요가 없다. 우리 주변엔 나와 같은 인간이 얼마든지 있다. 단지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크게는 사회, 작게는 가족이 원하는 인간이 되어가는 우리들에게 사실 자아는 희미하다. 그렇기에 상대를 보며 저렇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내 자아가 아닌가 고민하곤 한다.

그것이 내 자아라면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가. 또한 상대의 자아는 누구일까.

만분의 일일지도 모르지만 서로의 자아가 뒤바뀐 케이스도 존재한다. 이 소설은 물론 자아의 익스체인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끊임없이 서로를 갈구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증오하는 두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하나는 미고이고 다른 하나는 재경이다. 이름부터가 자아의 분열이다. 우리의 이름은 사실 재경 또는 윤정이다. 하지만, 내 자아에선 미고 또는 효리 따위가 꿈틀거린다. 나는 너무 평범하다. 요컨대 지금 내 삶은 순리대로지만 사실 내가 원하는 삶은 사회의 암묵적인 강요나 필요성을 내포한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 내 삶을 요동치게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일탈하지 못한다. 그리고 일탈을 선택한 상대를 무척 부러워하지만 겉으론 끊임없이 질타한다. 질타의 근거는 불확실한 미래다. 결혼을 강요하고, 성공을 기원한다. 삶의 본질은 결혼도, 기원도 어찌보면 사랑도 아니다. 내 삶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채우고 있는 상대를 질시하는 전반기와 자아의 실현을 통해 자유를 획득한 미고가 철저히 괴멸하는 것에 삶의 지리멸렬함을 실감하는 후반기로 나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고가 소멸한다면 재경도 결국은 껍데기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아마도 지옥일 터. 삶, 하루하루가 덧 없는 전업주부들에게 이 책은 어쩌면 지옥과도 같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 본다.

물론, 현명한 여성들이 절대 그럴리 없겠지만서도.




뱀다리

임미경. 원래 번역가인가 보다. 번역서가 참 많다. (그러나 히트작은 별로 없는 듯?) 이 책은 그녀의 첫 장편인듯 한데 내용보다 기교에 신경 쓴 흔적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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