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기는 집단 뮤지컬 씬, 세번째가 트레이 파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한 사내가 설원에서 그에게 달려는 네 남자를 뜯어 먹는다. 목을 뚫어 식도를 꺼내 먹지를 않나 심지어는 팔을 절단 해 씹어 먹는다. B무비 답게 다소 엉성한 특수효과로 인해 엽기적이긴 해도 무섭거나 거부감이 일지는 않는 인트로다. 도대체 이 영화의 장르는 뭘까. 말처럼 뮤지컬일까?
위의 장면은 검사가 배심원을 구슬러 사형을 구형하기 위한 진술을 바탕으로 재구성 했던 씬이다. 즉, 검사연출 주연 배심원에 방청객과 판사가 관객임 셈. 검사의 노련함이 먹혀들어 단죄가 자신이 하늘에서 물려 받은 숭고한 사명이라고 인식한 무지한 배심원들은 당연히 검사의 손을 들어준다. 유죄. 검사는 사형을 구형. 판사는 그것을 확정하는 것. 이제 주인공 알프레드는 꼼짝없이 교수형을 당할 처지. 단념하고 입을 닫은 그에게 접근해서 사건의 전말을 들춰낸 인물은 여성기자. 그녀는 그를 구슬려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B영화가 다 그렇듯이 이 영화도 저예산이다. 저예산 영화가 다 그렇듯이 영화는 몹시 조악하다. 하지만 재밌다. 검사라고 대표되는 공권력이 어떻게 범죄를 만들어 내고 또 그 조작된 증거로 기소된 피고가 우매한 민중들에 의해 형이 확정되어 얌전한 세상에서 퇴출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사우스 파크를 제작한 영리한 미국감독인 트레이 파커 그리고 그의 파트너 맷 스톤이 스타가 되기 전에 만들었던 영화가 바로 이 카니발 더 뮤지컬이다.
사실 카니발이라는 한글 제목은 다소 무리가 있다. carnival 과 cannibal 은 한글로 구분하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전자는 카톨릭의 사육제, 즉 축제를 말하지만 후자의 카니발은 식인종을 말한다. 앞서 내 글을 읽은 이들은 이 영화의 제목인 카니발은 당연히 후자라는 사실을 눈치챘겠지만 나는 불행히도 그렇지 못했다. 영화를 보러가기 전에 트레이 파커가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흥분해 한글제목만 보고 달려갔다가 꽤 당황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실 풍자를 가미한 전형적인 코미디극이다. 부담없이 즐기고 나올 만한 영화다. 그러나 웰-메이드 라는 괴상한 단어를 사랑하는 (이른 바 돈 처부어 고급스럽게 포장한 영화를 선호하는) 피플들에게는 최악의 경험을 안겨줄테니 신중들 하길!
나처럼 조조로 보기엔 좀 뻘쭘하다. 왠만하면 막회나 새벽회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중앙시네마, 인디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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