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을은 휴식의 계절이다.
평소 책이랑 담쌓고 지내는 인간들에게
가을은 독서의 계절로 선동되어 왔지만
독서가 취미인 인간들에게는 가을은 소풍의 계절이다.
산과 들이 색색의 허물을 벗는 계절에 방구석에 앉아 책이나 읽으라니
틸사마의 빼이보릿 표현대로 정말 '미친거 아냐?'
버트의 가을은 소풍과 사색의 계절이다.
독서는 다른, 이를테면 날씨가 인간을 괴롭히는 시기에 적합한 도구다.
이제 금방 가을은 지나간다.
겨울이야말로 내게는 독서의 계절이다.
수 년간 잘 쓰던 싸구려 원통형 쓰리터치 등이 올 봄, 영면하셨다.
가을이 오기까지 독서 체어인 검정 리클라이너에서 아이케아의 검정 스탠드를 벗삼았지만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 것을 몹시 좋아하는 나로서는 하나 뿐인 스탠드의 와따리 가따리가 귀찮았다.
그러던 차에 틸사마의 부모님께서 시골 내 전용 다락방(?)을 새롭게 데코레이션 하신다며
틸사마에게 내가 마음에 드는 등을 사 올것을 권유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참에 을지로 전등도매상가로 출동 해 넷에서 봐 두었던 클래식한 유리등을 사버렸다.
하나는 시골 다락방으로 하나는 내 침실로!
그게 바로 저 녀석이다.
어떤가.
그린 빛이 알흠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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