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니가 차갑다고? 이렇게라도 살지 않으면 차가운 뉴육에서 어떻게 장사치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성공을 꿈꾸던 청춘이 그 꿈을 접고나서는 어떻게 버텨야 할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비슷한 과정을 모두 다 겪은 인간이라면 어느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와는 늘 거리가 존재한다. 그가 왜 머리와 수염을 다듬지 않는지 나는 잘 모른다. 회개와 좌절 사이에 면도와 이발을 등한시하는 필연적 요소가 감추어져 있다면 나는 아직 적잖은 인생을 살면서 그것을 잡아내지 못한 축에 속하겠지. 허나 섣불리 지서스Jesus를 풍자하려했다면 그것은 클리셰 Cliché일 뿐이다.
다행히 신은 그에게 황금발만 준 게 아니었다. 착한 마음씨와 요리를 할 수 있는 두 손을 주셨다. 축구스타를 꿈꾸다. 요리사가 되는 것도 어쩌면 나쁘지만은 않은 인생이다.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국 VIPS따위의 대기업 센트럴 키친에서 그 꿈이 소멸되는 적지 않은 청춘들에 비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 그가 이제 막 임신을 한 불행한 과거의 미국여성을 만난 것은 어떤 의밀까. 애비없음은 이른 바 마리아 (동정녀)를 연상시킨다. 애비없음과 미래없음이 만나 새 삶을 시작한다. 아름답다 Bella는 에스빠뇰식 이름을 가진 어린 아이로부터.
호세가 (지극히 현실적인) 자신의 입양된 형 매니에게 오믈렛을 나누는 게 진짜 우애의 시작이었다면, 그가 벨라와 함께 니나를 기다리는 것은 (인생의 꿈꾸지만 늘 외면받는) 진정한 삶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석 달 만에 극장나들이 - 중앙시네마, 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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