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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지지마닷컴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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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다.
놀러간다는 표현을 쓰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그저 놀러 가는 것일까?

바다다.
얼마만의 바다인가.
땡볕에서 하루종일 걸어 기운이 없다.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
내일 발표 때문에 잠이 오지 않을까?

소녀다.
요즘엔 어린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저민다.
왜일까.
무엇때문일까.
누군가의 소설을 보니 그곳엔 십대초반의 소년, 소녀가 주인공이다.
어느 챕터에선 말이다.
그곳에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 있다.
그 시절은 그저 어린 시절이 아니다.
내가 지금 뒤를 돌아보면 그 시절은 그저 어렸던 시절만이 아니듯이.

그녀가 보고 싶었다.
귀에는 Paris Match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정겨운 70년대의 폽pop이 흐른다.
같이 간 여행객이 내가 지금 어떤 노래를 듣고 있는지 물어봐주었으면 싶다.
그도 바다를 보고 있다.
그가 보는 바다는 어떤 색일까.
늦은 오후다.
역시 물을 건널 배를 기다리는 것이 전부일까?
미즈노 마리의 다소 심드렁한 목소리와 예의 차분하고 때론 경쾌하게 들리는 사운드가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휘감는다.

다시 소녀다.
가족일테지.
그녀의 어머니가 됨직한 여자와 함께다.
아니다.
친구일지도 모른다.
친구가 너무 늙어버린게다.
내일 있을 세미나 준비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녀처럼.

나는 요즘,
어린 사람들을 보면 그 나이 또래의 그녀를 기억해 보려고 애쓴다.
무리다.
애시당초 내가 그녀를 만난 것은 그녀가 소녀를 상실한 후였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나 역시 내 안에 자라던 소년이 어느 날 훌쩍 자라버렸으니까.
어쩜 비긴 셈이다.
하지만, 억울함은 가시지 않는다,
그저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을 뿐이다.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그녀를.

언젠가 동료들을 설문했다.
너희들의 동반자를 처음 만난 때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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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옳거니!
너희들도 결국 너희들의 너희들의 그녀가 소녀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게로구나.
순간 억울함이 다소 사그라들었다.

무엇이?
궁금하지 않니?
하고 전원에게 물었다.
소녀때의 그녀가?
혹은,
소년때의 그가?
궁금하다.
궁금하지 않다.
궁금할게 뭐 있냐.
일 할 때 말 좀 시키지 말아라. 툭하면 잡담이냐!
왜 궁금하냐 그런 게?
글쎄.
궁금하다는 것은 온도차가 심해, 감기가 걸릴 표현이다.
나는 그저 소녀때의 그녀를 보고 싶을 뿐이다.
가능하면 말을 건네고 싶을 뿐이라.

대화라.
소재는 어떤 게 좋을까.
나이는 어느 언저리가 좋을까.
15살 소녀와 12살 소년이면 좋을 터.
애송이 취급을 하지 않을까.
걱정없어.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면 돼.
어떤?
가령 로버타 플랙에 대하여.
그리고 그 검은 여자가 부른 노래에 대해.
그녀가 알아차릴 수 있을까?
LP가 있잖아.
어떤 노래?
Feel Like Makin' Love.

야하다.
사랑을 나누기에 가장 적당한 나이래.
누가 그래.
누군가가.

다시 바다다.
소녀가 늙은 동성의 친구 주변에서 심심하다는듯이 온 몸을 비비 꼬고 있다.
나는 지금 15살의 그녀를 만나고 있다.
어디서?
여기서.
로버타 플랙의 그리운 노래를 들으며.
그녀는 기억하고 있을까.
글쎄.
어떤 노래야.

공원을 산책중이지.
겨울이 봄으로 바뀌는 순간을 지켜보면서.
그렇게 어둠을 걷는거야.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을 보면서.

운치있다.
바다라서 그런가.
가사를 조금 손 보며 더욱 그럴듯 하지.

Strolling in the bay
Watching summer turn to fall
Walking in the dark
Seeing girls do their thing

아마도.
후렴이 중요해.

바로 그때
너와 사랑을 하고 싶다고 느껴.
그 순간
꿈이 현실이 되어 감을 느껴.
소녀야.

늙은 로버타 플랙은
싱싱한 미즈노 마리의 목소리로 젊어졌는데,
왜 우리의 그것은 그럴수가 없는 것인지.

그녀가 보고 싶다.
그녀는 잘지내고 있을까?
어이 이제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이야.
이대로 못 만나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소녀에게 아직 전하지 않은 멜로디가 많아.
시간은 내 편일까?
여행이 순조롭다면.
그럴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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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