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을 했다. 에뮬레이터로 작동되는 게임인데 조카가 이름을 알 정도로 유명했었나 보다.
- 여보세요?
- 아이고 다리저려.
- 왜?
- 쭈구리고 뭣 좀 하다가 전화 받으려고 발을 내 딛으니까 힘이 없어. 가볍게 쥐가 난게지.
- 으이그.
- 히히히.
- 전화했었지?
- 응.
- 미안, 통화중이었어.
- 알아.
- 그 왜 알지? 늦깍이로 결혼한 선생님.
- 알지. 결혼식에도 같이 갔었던.
- 그래. 그 선생님과 통화중이었거든.
- 그렇구나. 잘 지낸데?
- 응.
- 신혼 생활은 재미있고?
- 좋은 가봐. 그 선생 주말 부분데도 말이지.
- 주말 부부?
- 응, 그 선생은 서울에서 특수학교 교사일 그대로 계속하고 있고, 신랑은 충남에 내려가 있대네.
- 아, 그래서 주말부부. 우리랑 다를 바 없네. 부부는 아니지만.
- 그러게.
- 그렇게 떨어져 지내니 오히려 좋다지 않디? 부부사랑이 더 돈독해지고. 이른 바 질릴 이유가 없잖아.
- 응. 그렇다네. 그렇지 않아도 떨어져 지내니 심심하겠다고 하니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구.
- 그래?
- 응.
그렇구나. 당신은 뭐하고 있었어? 오락하고 있었지. 오락? 통화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낮에 포즈 Pause 해 두었던 오락. 아하.
- 그나저나 당신이라면 어때?
- 뭘?
- 지금 우리도 이를테면 주말 커플이잖아.
- 나쁘지 않아.
- 이대로가?
- 응.
- 그렇구나.
지금에 만족하고 있구나. 당신은. 그러고보니 우리가 사귄지 횟수로 5년을 넘기고 있다.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국 우리는 주말을 이용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안부를 체크한다. 달라진 것은 없다. 부부가 되면 어떨까. 급격한 삶의 변화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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