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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와 하르 (여성영화제 프로그램)

2009.04.12 11:45 | 영화 | 버트

http://kr.blog.yahoo.com/dazizima/1285 주소복사

너희들, 요사이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느냐?


경기도 어느 공장지대. 필리피노 불법노동자들이 불안에 떨며 힘든 노동을 계속하고 있는 곳이다. 이 열악한 곳에도 어김없이 생명은 솟아나는 법. 이민자 가정의 하르와 멀리 동남아에서 시집을 온 여성이 출산한 세리가 이 범상치 않은 독립영화의 주인공들이다. 이 콤비 같지 않은 콤비는 실상 견원지간이다. 세계적 골퍼로 자자했던 박세리와 이름이 같은 하프 코리안 세리는 (이러한 인종 설명은 적절치 않지만 영화를 설명하고자 어쩔 수 없이 박아 놓은 것임으로 아무런 구속력이 없음을 밝혀둔다) 슬럼가에서 태어난 자신과 가족이 저주스러울 뿐이다. 골퍼로 크고 싶지만 드라이버도 공도 없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하르는 어떨까. 그녀의 소원은 참으로 작지만 적잖히 충격적이다. 불법노동자의 딸로 살아가는 불법적 시민의 굴레를 벗어나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그 조그만 자신의 손으로 조악한 가짜 주민증을 만들어 주머니에 소중히 넣어 다닌다. 그것이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녀는 그 볼품없는 주민증이 그렇게나 소중하다.

이들이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은 결국 가난이다. 가난이 하르 아빠에게 이주 노동을 부축였고 그 가난이 결국 불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들이 가난하게 사는 이유에 얼마간 자유롭지 못한 한국인들은 그들을 싼 값에 쓰면서 한 편으로 가책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영화 막판 불법 노동자들의 강제출국을 저지하려고 집단으로 공권력에 대항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셈이다. 그들을 고용하는 영세공장주나 한국인 노동자들의 (korean co-workers)들의 입장에서도 생존에 대한 반발심이 스스로 연대감을 돈독히 하는 밑거름으로 확산되었던 것이리라.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다가 지금의 입국조차 허가 받지 못하는 귀향간 교포가수 유승준은 사실 어떻게 보면 행복한 사람일 확율이 높다. 그는 고급스러운 선택에 시달렸다. 그것도 미국시민이냐 한국시민이냐의 기로에서 말이다. 하르의 소원은 한국 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 나라에서 태어나고 이 나라 말을 잘하고 이 나라의 여느 소녀처럼 행동하는 110% 한국소녀의 소원이 의사도 변호사도 아니고 하다못해 아메리카 시티즌도 아닌 한국 시민이 되는 것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이라는 국제적인 선진국에서조차 자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기득권을 주는 데 왜 모든 면에서 미국을 닮고 싶어 오렌지를 아린지라고 불러주길 학수고대하는 꼬봉 한국의 어른들은 자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의 권리를 주지 않는가.

관심의 부족이다. 노동을 하러 온 이주노동자들을 바라보는 눈 높이를 통일해야 한다.그들이 바라보는 한국과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불일치를 극복해야 한다. 가족 전부가 안된다면 하다못해 그들의 몸에서 태어난 한국産 아이들에게라도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 그것부터 시작하자. 열악한 공장도시의 환경개선과 발전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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