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핫. 오늘은 사골 우족탕을 먹어보자. 우수지나 이제 곧 경칩인데 몸보신 시기도 이제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냐 이거다. 더군다나 개떡같은 감기몸살따위가 떡하니 달라붙어 만사가 힘들고 괴롭다고 호소하는 여친사마를 한 명 보필하는 남친이라면 더더욱 분발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거니와. 위 국물을 봐라. 뉘리끼리한 게 비쥬얼로는 별로지 않느냐? 우족탕이란 것을 돈주고 사먹어 본 적이 없는 나다. 그러니 그런 싶은거다. 그저. 박복한 나 어려서 부모복없어 저런 것을 당췌 구경조차해 본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생소한 음식이었다. 그런 우족탕을 떡하니 해보려고 작심한 것은 역시 블록질 탓. 겨울인데다가 만 원도 넘는 거액을 턱 하고 내며 사먹는 음식을 인터넷을 통해 바라보자니 부아가 치밀더라 이거지. 그래서 후다닥 주문하고 후다닥 해치웠다는 말씀. 그러니 내 포스팅을 보고 선생질을 하고픈 입이 근질거리는 자칭 요리의 대가들이 존재 한다면 그 정력과 열정을 외환은행 창구에서 환전해 그 돈으로 근사한 우족탕집으로 날 데려가서 한 그릇 사준 후에 지껄여도 늦지 않을거라 일러두며 요리를 시작하는 바이다. 에헴. (틸사마야 속 시원하냐? 히히히)
우족 사골탕 만들기
재료
우족 1킬로 사골1킬로 무 1개 대파 몇 놈 마늘 한움큼 깜장 통후추 스무알 (있으면 혹은 내키면) 마른 나뭇잎 (올리브로 있으면 또는 심심하면) 소금 후추
연장
깊고 깊은 옹달솥 다량의 물 버너 도마 칼 텅 접시 따위
사골준비! | 보시다시피 5시간동안 핏물을 뺀 우족! |
삶기전에 쑤세미로 때목욕 한 번 했다! | 또 한 번 뜨거운 물속에서 때 벗기는 중! |
찬 물 틀어 깨끗한 손으로 박박 문질고 비비고 닥았다. 잡내가 많이 난데서 겁 좀 나더라. 그래 어쨌든 그래서 지난 십여년간 퍼블릭 목욕탕에 단 한 차례도 가지 않은 나보다 깨끗한 것은 사실일듯! 호강아닌가 싶도다.
단조로운 사진이 아쉽다며 합류한 녀석들! | 이렇게 이빠이 물을 체우고 센 불에 계속 끓여! |
내 경우는 반나절동안 끓였던 게 아닌가 싶다. 집 안 전체가 후텁지근하고 누린내음으로 진동을 하더라. 냄새와 열기 그리고 올라가는 도시가스 미터기를 보며 숨죽이던 나 드디어 포기하고 불을 껐다. 텅으로 족을 만저보니 야들한데 잡숴줘도 되겠다 싶어서 말이지.
800그램이 조금 넘는 적은 양이었기에 양이 적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양지나 사태따위를 좀 삶는 건데 아쉽다. 그러나 가난한 자취생에게 소고기의 허용범위는 늘 제한적이다.
일단 접시에 사골을 뺀 모든 소발들을 올려 놓고 뼈를 발려 다량의 콜라겐을 확보하는 게 목표. 이것은 훗날 중년으로 접어든 여친사마의 관절보호에 요긴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국물에 녹아든 칼슘역시!
소금, 후추는 우리 인간을 위한 신의 축복! | 다진 파도 듬붂! 후추 킬러 사발위라 후추가! |
사이드 메뉴로는 틸사마 어머님이 협찬해주신 총각김치가 되겠다. 밥은 말았다. 굉장히 맛없는 도전적인 밥이었다. 이름하여 100% 현미! 국에 말아도 당췌 스프를 흡수하지 못해 입에서 서걱서걱 따로 논다. 제길. 건강 챙겨주려다가 입맛 잃겠다! 싶더라. 어쨌거나 미리 발라 놓은 우족살을 특제 간장양념에 비벼 먹던지 아닌 다시 제 국그릇에 솓아 붓고 폭식을 하던지 그것은 각자들 알아서!
결국, 부박한 인생인 나는 돈주고 사먹기는 싫었던 메뉴를 틸사마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핑계로 직접 만들어 그 맛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이 포스팅의 이쑤시게가 되겠다. 여러번 이야기하지만 중이 싫음 절이 떠나야 하는 거다. 그러니 먹고픈 인간이 솥을 아궁이 위에 올려야 하는 게 인생의 순서라는 이야기다. 아닌가? 그렇다고 좀 해줘라. 뭐. 그나저나 숟갈에 사뿐하게 올라간 저 현비밥 좀 보소. 어찌나 현미는 솥바닥에 잘 늘어 붙는지 원.
짠, 이 사진은 메이드 바이 헝가리표 곰솥! (올소 프레센츠 바이 틸사마!)녀석의 독사진! 내가 좋아하는 강렬한 레드삘의 곰솥으로서 사실 어찌보면 내가 사골 우족탕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이 솥을 개시하기 위한 핑계라는 루머도 있다. 그런 루머로 분석해보면 보통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결혼 해 잘 살고 있는 주부들은 탕을 고기 위해 솥을 사는데 나는 솥을 개시하기 위해 탕을 먹은 셈이다. 그것은 내가 개차반으로 교육받은 반 사회적 패러덕스삘 인간이라는 반증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과정이 뒤틀렸다고 해서 누가 나에게 박카스를 던지리오. 먹고 건강해진 사람들의 합은 늘 일정한 법이거늘. 에헴. 어쨋든, 보소 틸사마 이제 그 지긋지긋한 감기 좀 던져 버려요. 내가 우족사골탕 또 한 번 고아줄게. 저번에 사실 두 번 할 걸 사두었거든. 아직 개시 안한 랜덤소발들 지금 냉동실에서 겨울잠에 빠져들 있어. 그러니! 플리즈! 털고 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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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choi74 2009.02.2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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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몸 보신을 위해 하루종일 곰국냄새와 싸운 버트씨에게 기립박수!!
그래도 심심하니 잔소리 하나만 하자면...
우족을 와사비간장에 찍어 먹었으면 조금 더 맛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물처럼 밀려옵니다...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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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 2009.02.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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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1박2일표 여친요리! 전날 끓여서 식혀 놓은 후 기름막 제거 후 다음날 도착하자 뜨겁게 덥혀 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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