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禾가 火가 되고 禍가 되는,
그따위 쌀농사 지어 어데쓰나,
쌀 아녀도 먹을게 천진데, 쌀값 폭락에 먹지도 않아 남아도는 쌀 보관비로 한해 오천억원 넘는 혈세 쏟아붓고,
쌀값 보전은 커녕 북한 도와주기도 싫어,
4대강 살리기로 경작지 다 없애고 씨알도 먹히지 않는 그랜드바겐 부르짖는 정권 밑에서,
일고 가치도 없는 참 어리석은 농민들,
弄民들,
,,,
저 들에 불을 놓아 그 연기 들판 가득히 낮은 논둑길 따라 번져 가누나 노을도 없이 해는 서편 먼산 너머로 기울고 흩어진 지푸라기 작은 불꽃들이 매운 연기속에 가물가물
눈물 자꾸 흘러내리는 저 늙은 농부의 얼굴에 떨며 흔들리는 불꽃들이 춤을 추누나
초겨울 가랑비에 젖은 볏짚 낫으로 끌어모아 마른 짚단에 성냥 그어 여기저기 불 붙인다 연기만큼이나 안개가 들판 가득히 피어오르고 그 중 낮은 논배미 불꽃 담긴 짚더미 낫으로 이리저리 헤짚으며
뜨거운 짚단 불로 마지막 담배 붙여 물고 젖은 논바닥 깊이 그 뜨거운 낫을 꽂는다
어두워 가는 안개들판 너머 자욱한 연기 깔리는 그너머 열나흘 둥근 달이 불끈 떠오르고 그 달빛이 고향 마을 비출 때 집으로 돌아가는 늙은 농부의 소작 논배미엔 짚더미 마다 훨훨 불꽃 높이 솟아오른다 희뿌연 달빛 들판에 불기둥이 되어 춤을 춘다
정태춘 박은옥 / 저 들에 불을 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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