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Das Parfum - Die Geschichte eines Moerders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강명순 옮김 | 2000년 08월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이 작품 <향수>를 제외하고는 아직 국내에 소개된 바가 없는 작가이다. 1949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낸 후 프랑스로 옮겨 가 엑 상 프로방스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여러 편의 단편을 썼으나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신문, 잡지사의 편집자로 일했다. 그러다가 34세 되던 해 한 작은 극단의 제의로 쓴 <콘트라베이스>가 성공을 거두게 된다. 시립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인 한 예술가의 고뇌를 그린 모노드라마인 이 작품은 <희곡이자 문학 작품으로서 우리 시대의 최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는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그는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하는 부제가 붙은 장편소설 <향수>를 발표하게 된다.
냄새에 관한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주인공 그르누이가 향기로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기상 천외한 이 소설은 1985년 발간되자마자 전세계 독자를 사로잡았다. 30여 개국 언어로 번역 소개되고 만 2년 만에 200만 부가 팔려 나간 이 소설의 매력은 냄새, 즉 <향수>라는 이색적인 소재에서 이끌어 낸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위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1700년대 향수 문화의 발달은 당시 파리의 악취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흔히 우리가 <향수>에 대해 가져온 환상적인 느낌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스물다섯 번에 걸친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 그르누이의 악마적인, 그러나 한편으로 천진스럽기조차 한 짧은 일대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이 작품을 두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한 평론에서는 <너무나 놀라우면서도 동화 같고, 또 그러면서도 무서우리만큼 공포심을 자극한다>고 쓰고 있다.
그러나 정작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세계적인 유명 작가가 된 이후에는 전혀 메스컴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남프랑스에 은거하고 있다. 다만 사진을 통해 전해지는 그의 인상은, 이마가 넓고 섬세한 얼굴로 유약해 보이나 좀처럼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서려 있다고 하는데, 이는 그의 소설 <향수>에서 그려지는 주인공 그르누이의 묘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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