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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8/02/10
 

내가 물리를 싫어하게 되었던 이유, 그리고...

2009.03.31 00:42 | - 滿 이십년을 | 낭객

http://kr.blog.yahoo.com/cyclonics/153 주소복사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자신은 무어든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 소녀는 자기는 모르는 것이 참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두 아이가 만났습니다.

소녀는 소년에게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년은 잠시 놀랐으나,
이틀에 걸쳐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소녀에게 자신이 알게 된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모르는 것 중 하나를 알게 된 소녀는 매우 기뻐했습니다.
소년 역시 소녀가 기뻐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다'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아이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나갔습니다.

소년은 소녀를 통해 자신도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며칠에 걸쳐 그 것을 해결했고,
소녀는 소년을 통해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고,
어느샌가 소년이 모르는 것을 알아내는 방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소녀가 스스로 모르는 것을 알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소녀가 없으면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소녀가 멀리멀리 떠나버렸습니다.

소년은 소녀의 '아~' 하던 소리가 그립기도, 미워지기도 했습니다.
어느샌가 소년은 남을 가르치는 것을 무서워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도저도 못하게 된 소년은 머리가 너무 아파 죽어버렸습니다.
소년은 죽어서 청년이 되었습니다.

청년은,
소년은 자만했던 자기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주제에 아는 척 해서...

어쩌다 청년은,
가끔 남을 가르쳐줄때 '아~' 소리를 들으면
기쁘기도 하고, 무섭기도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청년은,
알고 있습니다.


기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겠지만,
언제까지나 자신은 남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할 것이란 걸...


그렇게 해서
자신의 아집으로 가득찬 공간을


조금씩 비워나가,


텅 빈,
돌을 던지면 팅.팅.팅.
비어있는 소리조차 꿀꺽 삼켜버릴

그런 공간을 만들 것이란 것을.

솔직함이란 것이 언제나 미덕일까?

2009.02.12 13:40 | - 滿 이십년을 | 낭객

http://kr.blog.yahoo.com/cyclonics/140 주소복사

벌써 2년 전 일이네... 재작년 대학교 1학년 때 알게 된 친구가 하나 있다. 같은 과는 아니고 수업을 듣다가 알게 되었는데, 그 애는 흔히 괜찮다는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에서 3년을 보내고 수능을 망쳐서 이 먼 달구벌까지 홀로 내려온 아이였다. 나도 뭐 그런 셈인가? 나야 뭐 3년 내내 꼴찌였으니ㅎㅎ 우연히 대화하다 서로의 처지가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 우리는 다른 과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나는 반수를 이미 준비하고 있었고, 그 애는 망설이고 있었다는 것 정도?

그러다 하루는 그 애가 술을 마시자고 나를 불렀다. 일단 뭘해도 재미없는 나를 부르는 것은 뭔가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얼른 그 애가 말한 막걸리 집에 갔다. 내가 가기 전에도 이미 진탕 마신 모양이었다. 나를 보더니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약간의 미소가 피어오른다. 오래된 테이블에 널부러진 주전자들이 번들거린다. 담배를 피지 못하는 그 애는 옆 테이블에서 피어나오는 담배 연기가 매워서 그런지 눈도 충혈되어 있다. 일단 앉아서 막걸리를 한 사발 받고, 마시기도 전에 그 애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

- 나도 그냥 반수하려고.

첫 마디가 이거다.

- 뭐 때문에?
- 그냥...............

보통 여기서 캐묻지 않아도 술을 마시면 알아서 왜 그런지 얘기를 꺼내는 것을 알기에, 나는 말없이 막걸리를 들이켰다. 달리 할 말도 없었다. 반수 준비를 하느라 과 동기들과도 술은 잘 마시지 않았는데... 그래도 오늘은 마셔야 할 것 같았고, 마시고 싶었다.

- 오랜만에 친하게 지냈던 고등학교 친구들한테 연락을 했다? 그런데, 애들이 예전이랑 다른 것 같아. 친하게 지냈던 애들은 전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있는데 오랜만에 연락하는데 비해 반응이.... 뭐랄까? 예의상 반가워한다 그런 느낌 있지? 그 분위기에 질려 먼저 끊어버렸어. 몇몇 친구들은 전화도 받지 않고 말이야. 방금 네이트온에 접속한 친구들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말이지. 너는 고등학교 친구들한테 연락하면 반응이 어때?
- 난 내가 애들한테 연락을 안 한다.
- 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내가 널 불렀다니까.

다시 침묵. 말없이 서로 막걸리만 들이켰다. 얘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걸 알기에, 막걸리를 한 주전자 더 시켰다. 안주는 더 이상 시키지 않았다.

- 휴, 바쁘겠지... 서울에서 공부하느라, 바쁜가보지...

아.. 이 아이는 다르게도 표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쁜 새끼들, 고등학교땐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애들이 대학 하나 낮게 갔다고 벌써부터 무시를 하나? 더러워서.' 아니, 술김이었으니 그 섭섭함에 대해 더 심하게 욕 했을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러기를 바랬다. 그걸 받아주러 여기 내가 있으니. 그렇게 그냥 마음속에 쌓인거 다 내뱉고 시원하게 반수를 시작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나 역시 저 말에 정말, 가슴에 송곳이 찔린듯 쓰렸고, 그 애의 마음이 너무나 와 닿았다. 그 말은 내 좁은 마음이 도저히 받아낼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니었다.
그 날은 나 역시 많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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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은 다른 것에 빗대어 돌려말하는 것이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고, 자신의 마음을 더 선명하게 전달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물론 가끔씩 도발할때 돌려말해주면 아주 좋은 효과를 얻기도 한다.) 흔히 이런 것을 잘 파악하고, 잘 써먹는 사람을 보고 흔히 사회생활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좀 심하면 뭐 뱃속에 능구렁이가 열 마리 쯤은 들어찬 양반이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상황파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그 눈치란 것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오늘 소개팅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라는 말을 듣고 다음 만날 날을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자."는 말에 친구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친구를 보고 있자면 얼마나 안타깝던가.(둘 중 하나는 필자의 경험일 수도 있는 이야기)


그러고 보니 또 한 가지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건 그러니까 좀 오래 된건데, 중학교 시절 나에게 호감이 있었던 여자애(A라고 하자)가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나는 그 애보다는 다른 아이(B라고 하자)에게 마음이 가 있는 상태였다. A가 많이 싹싹해서 친하게 지냈으나, B는 새침한 편이어서 소심했던 나는 좋아하면서도 말 한 마디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야영날 한 친구(C8이라고 하자)와 서로 좋아하는 애가 누군지 털어놓게 되었는데(왜 야영때면 그런거 많이 하잖아) C8은 내가 좋아하는 애가 누군지 알고 싶었을 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아무나 둘러대고(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넌 개새끼다) 속은 나만 털어놓은 형세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야영을 다녀 온 후 부터 A가 나를 피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추석 때 쯤이었을 것이다. 하루는 A가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 달라기에 가르쳐줬더니 A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음성메일이었는데 마지막 말이 "추석 잘 보내고 잘 먹고 잘 살아라." 였다. 잘 먹고 잘 살아라? 전학가나? 아무튼 의아했지만 나는 그냥 집에 마이크가 없어 음성메일로는 못 보내서 미안하고, 어쨌든 네가 보내준 메일 잘 보았고, 너도 추석 잘 보내라는 말을 써서 보냈다. 그 후로는 A와 대화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졸업하고 나중에야 A가 나에게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때를 그 애가 나에게 해줬던 말과 행동을 하나 하나 생각해보니 내가 참 A에게 얼마나 못된 짓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진짜 그제서야 알게되어 너무너무 미안했다.

아무튼 그 때부터 내가 솔직함이란 것이 항상 미덕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어린 시절, 나는 너무 몰랐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언제나 말을 빙빙 돌려 말하나보다. 나의 그런 면이 정말 싫은 친구도 있는가 보지만, 고치려고 노력도 하지 않지만 노력해도 이것만큼은 쉽게 못 고칠 것 같다. 이게 내 업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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