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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8/02/10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
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
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
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