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겨찾기 | 블로그홈 | 바로가기 바로가기 | 로그인
마음 가는대로, 자유롭게 쓰는 나의 이야기...
블로그  |  사진갤러리  |  동영상갤러리 방명록  |   즐겨찾기 추가
낭객 (cyclonics)
프로필     
 인기도 :
 이 블로그 점수주기
전체 글보기(122)
序詩
바람이 불어
- 오늘 하루는
- 이번에 봤던
- 이번에 갔던
自畵像
- 나에 대해서
- 내가 보는 세상
- 내가 쓰는 Essay
참회록
- 滿 이십년을
별 헤는 밤
쉽게 씌어진 詩
空想
- 이런저런 생각..?!
2009 12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 글
09년의 마지막을 위해..
늦가을, 막바지...
차 한 잔의 여유를....
지나간 나날들을 그리워..
실망
최근 댓글 전체보기
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
반가워요 아마 2년간 ..
안녕하세요ㅎ 전 10기..
여우령 데따 놀랫음 소..
최대한 적게 수정하는 ..
최근 참조글 전체보기
Soma over ni..
Soma 32.
Overnigt som..
HanRSS 로 구독하기Fish 로 구독하기
오늘 전체
방문자 112 57618
구독자 0 1
댓글 0 61
참조글 0 58
개설일 : 2008/02/10
 

몇 해 전 김탁환의 '불멸'과 김훈의 '칼의노래'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방영되었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때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거 보려고 자습시간에 몰래 교실에 들어가서 TV로 보다가 수위 아저씨한테 걸려서 혼나고, 숙직하시는 선생님 방에도 찾아가서 같이 보자고 했다가 하필 선생님께서 눈병에 걸리셔서 결국 같이 보지 못하고 쓸쓸히 기숙사로 돌아갔던 추억이 있다. 물론 그 다음날 담임 선생님께 불려가서 0교시 내내 엎드려 뻗쳐를 했지.




내용에 대해서는 좀 있다가 왈가왈부하기로 하고, 일단 그 '드라마'에 대한 칭찬을 하자면 그 당시로서는 그 드라마에서 사용된 CG는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라고 방영후기에 그렇게 주장하더라.) 그래픽으로 재현한 새끈한 남해의 경관과 이순신 함대에서만 찾을 수 있는 절도있는 함포 사격은 기숙사에 갇혀 사는 어린 영혼들을 전율시키기에 충분했다. 시청율이 거의 50%에 가까울 정도였다고 하는데, 암튼 그 시기에 반짝 이순신 신드롬을 일으키기엔 충분했다. 나 역시 그때부터 이순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이순신에 대한 관심이 많고, 요즘은 과제에 치여 제대로 보진 않지만 이순신에 대한 책도 책장에 여러 권 꽃혀있다. 그리고 누가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나는 분명히 이순신이라고 대답한다.




이 정도 해두고, 이제 원작 소설의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 해보자. 입 간지러운거 겨우 참았다. 내용은... 참 말 할 가치고 뭐고 없을 정도로 지 꼴리는 대로 썼다. 김탁환 말로는 자신은 이순신의 좋은 점만 부각시켜져 있는 작금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래서 나쁜 점을 찾기 위해 존나 노력했고, 남들이 뭐라 욕하든 상관않겠다고, 서론에서 말했다.(아님 말고) 그래서 나도 뭐라 욕하기로 했다. 난 이 소설을 보고 서울대 나온 사람도 이렇게 멍청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사람이 이순신에게서 찾은 이순신의 나쁜 모습은 바로 열등감이다. 그가 무과에서 한 번 떨어졌다는 것 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4년 뒤에 다시 응시하여 합격했는데, 하필 첫 발령 받은 곳이 함경도의 동구비보라는 오지 중에 오지였다. 여기서도 그가 그 당시에 그리 주목받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요즘도 뭐 잘하면 서울에 있지. 왜 그 멀고 먼 지방에 가냐. 아무튼 김탁환은 이렇게 생각한 것 같다. 흔히 라이벌로 나오는 원균은 이순신의 무과 몇년차 선배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몇 기수 이런거로 선후배 따지는거 심하지. 게다가 후일 전라우수사가 되는 이억기도 이순신보다 몇 년 선배로 나온다. 실제로는 그런지 잘 모르겠다. 요새 책에서 손 놓은지 좀 오래되서




그래서 이순신은 그들에 비해 존나 열등감에 가지고 있고,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뛰어넘으려고, 그들 위에서 그들을 지배하려고 몸부림치는 인간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무과 얘기만 나오면 발끈하는 이순신의 모습은 마치 서울대생과 연대생이 경북대생한테 "우린 인서울 중에 최고인데. 너는 경북 국립대 중에서 최고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했을때 경대생이 할 수도 있는 반응을 보는 것 같았으며,(미안. 괜히 다른 학교 이름 적었다가 대학간에 분쟁 일으키기 싫었어.) 게다가 이순신은 장계까지 조작하는데 그것을 알아챈 원균이 적당히 타이르고 돌아가자. 이순신은 난중일기라고 이름 붙인 다이어리를 꺼낸 뒤 책상에 엎드려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는 모습은 마치 사춘기 여중생이 엄마한테 대들다 "엄마가 뭘 알아!!" 라고하면서 자기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흐느껴 우는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존나 이건 내가 지금 무러 보고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 아나........ 지금도 어이가 없어서 쓰다가 오타났다.ㅋㅋㅋ(무러 -> 뭘) 아무리 생각해도 작가는 열등감에 대해서 잘 모르고, 제대로 표현도 못 한 것 같았다. 작가의 삶을 봐도, 어린 내가 이런 말 하기엔 좀 죄송한 소리긴 하지만 깊은 열등감을 느낄 경험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 보였다.




근데 나 역시 그 책을 읽던 당시에는 첫 수능을 발리고 다른 친구들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때라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이순신이 다이어리를 꺼내들고 흑흑 하면서 우는 장면을 보면서 뭔가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스트랄했다. 김탁환은 불멸을 통해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꽃 피는 인간의 참 모습, 그리고 예술혼을 그려보고 싶다고 했었다. 그래서 예술의 경지를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대표되는 허균, 그의 스승 손곡 이달, 그리고 의술의 완성-즉 자신의 학문의 완성을 추구하는 문둥병 의원 최중화의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그가 그려낸 이순신의 모습은 뭔가 좀 아니었다. 열등감을 표현하고 싶었으면 차라리 원균을 통해 표현했다면 더 적절했을 것이다. 무과도 늦게 급제한 이순신이 너무 질투나 로비를 해서라도 그을 끌어내렸다 이렇게. 또 있다. 이일. 그 역시 신립의 그림자에 싸여 늘 2인자로만 여겨지던 장수였다. 그가 상주에서 패하고 돌아오면서 신립에게 허위 사실을 알려 방심하게 만들었다. 이 정도로. 또 있네! 선조도 있잖아. 열등감의 화신! 임마 선조같은 완소 소재를 제쳐두고, 선조를 가지고 열등감을 표현했으면 훨씬 고차원적으로 열등감을 표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서울대 나온 작가가 그 정도 수준높은 표현력이 없어서 제쳐둔건 아닐거고. 아무래도 원균, 이일, 선조의 감정묘사는 영 부족했다.




그래도 이 소설이 없었으면, 내가 이 정도로 이순신에 빠졌을까. 그리고 그 동안 잠자고 있던 이순신 연구자들이 벌떼같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곤 한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김탁환은 어쨌든 불멸을 통해 멸(滅)했던 이순신을 살리는 데 성공한 것 처럼 보인다. 적어도 나에게는. 정말 재밌게 보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소설이었다. 불멸.

댓글쓰기

댓글쓰기 입력폼

포스트 목록 닫기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