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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8/02/10
 

배트맨 비긴즈, 전에 올린 글인데 좀 더 다듬기 위해서

2009.01.23 00:10 | - 이런저런 생각..?! | 낭객

http://kr.blog.yahoo.com/cyclonics/125 주소복사

그냥 가볍게 쓰고 나중에 조금 더 깊이있는 글을 쓰겠습니다. 갑자기 생각난건데 그냥 두면 또 망각의 늪에 묻혀버릴 것 같아서...

먼저, 부르스 웨인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자의 죽음을 보면서 방황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뭐 공포를 이기는 법이라든지, 자신의 신념을 다지게 되지요. 일단 그의 신념은 정의? 정도로 보면 이해하기 쉬울 듯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적에 대한 무분별한 파괴, 즉 살인이라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극단적인 방법은 피하려고 하네요.(꺼리다의 더 강한 어감을 찾고 싶은데, 생각이 안나네요. 꺼리다.<<증오하다. ? ) 殺을 하는 그 순간부터 그 역시 범죄자가 되기 때문이지요.(일단 여기서는 선과 악의 개념이 모호합니다. 범죄자라... 이 역시 모호한 표현이 될 수밖에는 없네요.)

어쨌든 그의 가문의 도움으로 그는 간지나는 슈트와 탱크(...아니, 차?)를 얻고 그것으로 고담시(여기서 고담대구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ㅋㅋ 저도 대구 살고 있지만 웃기는걸 어떡해)의 범죄자들과 싸웁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는, 不殺의 마음을 가지고서요.

불살... 이 말을 보면 생각나는 만화가 하나 있습니다. <루로우니 켄신(바람의 검심)>이라고 들어보셨는지? 이 만화의 주인공인 켄신 역시 불살의 신념으로 살아가지요. 하지만 <배트맨 비긴즈>와 <루로우니 켄신>에서의 불살은 그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배트맨 비긴즈>. 마지막 장면에서 라스알굴과 열차안에서 겨루게 되죠. 극적인 순간보다 약간 빠른 타이밍에 그는 라스알굴을 제압합니다. 이렇게,


-사진 생략-


여기 눕혀져 있는 이 사내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침내 필요한 일을 행하는 법을 깨달았군."

즉, 필요한 일은 '殺'을 뜻하지요. 하지만 배트맨 왈
"나는 당신을 죽이지 않아." 역시 殺은 거부하지요?

하지만 그 다음 대사.
"But I don't have to save you.(하지만 당신을 구할 필요는 없겠지. -자막- )"

그리고는 날개를 고이 펴서 날아가십니다. 날개가 없는 불쌍한 이 사내는 떨어져서 폭발하는 열차 안에 있게 됩니다. 아마 이것이 그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겠지요.

여기서 잠깐, 이 일이 선한 행동인지 악한 행동인지 따지기 전에.(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브루스 웨인 역시 초반에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해졌다고 고백했지요.) 과연 배트맨은 불살을 지켰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부정적입니다.

여기 비약이라 할지 모르는, 하지만 필요한 몇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먼저, 윤리시간에 흔히 나오는 안락사 이야기. 안락사에 대해 논할때 안락사의 유형을 크게 2가지로 표현합니다. 첫번째는 적극적인 방법, 그러니까 약물이나 총 등의 기구를 이용한 방법(killing)과 소극적인 방법, 즉 의료장비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에게 그 장비를 제거함으로써 죽도록 내버려 두는 것(letting die)<2007.'삶의 의미와 윤리',문성학>이 있습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죽도록 내버려 두는 행위조차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것을 바로 '미끄럼 경사길 논증'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한 번 허용시키면(한 번 미끄러지면), 우리가 나중에 멈추고자 해도 멈출수가 없는, 그런 최악의 사태(결국은 모든 경우에 안락사의 행위가 이루어지리라는)가 오리라는 그런 내용의 논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엄밀하게 따지면 약간 다르지만, 또 책을 찾아보기도 그렇고 ㅠ) 이 논증은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도 똑같이 쓰이지요. 써놓고 보니 이건 내용과 별로 관련이 없네요. 지우기는 그렇고 그냥 상식삼아 보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예를 들자면, 한 의사가 생명 유지 장치가 없으면 살 수 없는 환자의 생명 유지 장치의 플러그가 헐겁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시다. 가만히 두면 헐겁게 연결된 플러그 때문에 생명 유지 장치의 전원이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환자는 사망하게 됩니다. 이때 의사가 그것을 보고도 콘센트 플러그를 제대로 끼우지 않고 그냥 지나쳐서 환자가 죽게 되었다면? <2007,'삶의 의미와 윤리'>

그리고 이영도씨의 <드래곤 라자>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나옵니다. 칼 일행이(제가 칼을 제일 좋아하므로 칼 일행 -_- 후치 일행이라 해도 뭐 상관 없음.) 이스트 그레이드의 칸 아디움에서 오크들과 대치할때 넥슨 일행이 오크들에게 포위당하게 됩니다. 가만 두면 넥슨 일행이 모두 죽을 수 있는 상황. 넥슨 일행과 적대관계에 있던 칼 일행은 거기서 두 부류로 나뉘게 됩니다.

"가만 내버려 둬서 죽게 내버려두자. 우리가 죽이는 것도 아니고 오크가 죽이는 것이 아닌가."
"가만 내버려 둬서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은 결국 우리가 그들을 죽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

이렇게요. 결국 칼 일행은 넥슨 일행을 구하러 갑니다.

제가 보기에는 배트맨이 처한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배트맨은 유유히 날아가고, 열차에 남은 그는 죽습니다. 배트맨이 라스알굴을 letting die, 죽게 내버려 두었지요. 저는 이 것 역시 배트맨이 직접 그를 죽이는, 살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그는 불살이라는 그의 신념을 버리지 않는 척 하면서 버렸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이제, <바람의 검심>을 살펴봅시다. 주인공인 히무라 켄신. 여러가지 경우에서 그는 letting die의 상황(야히꼬를 동네 깡패들에게서 그냥 두었다면? 메구미를 그냥 간류쪽에 두었다면? 시시오 마코토의 야심을 저지하지 않았다면? 칼사냥꾼 쵸우에게서 이오리를 구하지 않았다면?)에서 그는 특유의 오지랖과 비천어검류로 모두를 살려냅니다. 그게 그의 죄에 대한 속죄의식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행하지요. 물론 그에게도 불가피한 살인의 상황이 있었지만 작가의 도움으로(우도 진에를 죽여야 할 상황에 카오루가 먼저 심중일방을 풀어내고, 우도 진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부러진 칼 대신 받은 칼 역시 역날검이었죠. 그래서 이오리도 살리고, 칼사냥꾼 쵸우도 죽이지 않고 -_-) 불살의 신념도 지켜냅니다. 아무튼;;

물론 배트맨 역시 그가 가만히 있었더라면 많은 고담시의 시민들은 범죄로 인해 죽거나 다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관성이 라스알굴에게는 지켜지지 않았네요.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의 전편으로 재미있게 보았지만, 다만,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 인용 부분 다시 처리하고, 좀 더 매끄럽게 만들어보기 완성되고 올렸던 글이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 때문에 다시 여기로 가져옴


+ 감독은 이상하게 선과 악의 개념을 殺로만? 이해하고 있는듯하다. 비긴즈와 그 다음 작품인 다크나이트에서 역시 절대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죽지 않을 정도로 패기는 하던데 -_-;; 그 점에서는 루로우니 켄신도 같아보인다. 역시 켄신도 불살을 제 1원칙으로 삼고 있다. 켄신 역시 역날검으로 무지막지하게 휘두르는데 목도에 맞아도 아파 죽을것 같은데 역날검으로 맞으면 그냥 콱 죽어버리는게 편할 것 같은데 ㅡㅡ;;;;;;;;;;;;
왜 하필, 不殺 일까? 두 작품 다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두 주인공 모두 자신의 내재된 악을 억누르려고 애쓰는데, 그것이 늘 불살과 맞물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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