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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8/02/10
 

교내에서 일어난 한 사건을 보며

2008.11.15 23:56 | - 내가 보는 세상 | 낭객

http://kr.blog.yahoo.com/cyclonics/106 주소복사

적군의 공격을 무효화 시키고 아군을 방어하는 전략,전술의 하나로 적군이 타격해야 할 타겟을 많이 만들어 공격을 분산시키는 방법이 있어. 그것을 역응용한것이 다탄두미사일이고. 적의 기만이 근본에 깔린 전략이지. 뭐 전략, 전술의 본질이란게 적을 기만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런데 요런건 말이지, 현대에 와서 정치, 특히 한국의 정치가들이 엄청나게 많이 활용하고 있지. 뭐 있잖아, 무슨 문제가 제기되면 거기서 되도안하게 딴지 걸어서 상대가 욱하게 만들어 논지를 흐리게 하는 거. 한국의 언론도 그런 방법을 많이 쓰곤 하지. 흔히 법대생들 책(저자가 이상재였나?)에서 볼 수 있는 옳지 않다고 아니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바보 만드는 식의. 또 그런 식으로 언론 플레이 하는 놈들이 꼭 있고.

 

가끔씩 학교 게시판을 보면 그런 의도인건지 아니면 그냥 구원불가능한 병신인건지 꼭 그러는 애들이 있어, 국제화 시대에 우리 언어를 보호하기 위한 의미에서 외래어 사용을 줄이자.(이 내용이 맞나 모르겠네 몇 달 되어서) 라는 내용의 글이 학교 게시판에 올라왔었어. 그런데 거기서 국제화라는 용어가 맞지 않다니 글로벌 시대라니 뭐 어쩌니 하면서 국어시간에 뭐했냐고 이상한 놈이 댓글을 다니까 글쓴이가 또 욱해서 싸우는 바람에 좀 괜찮아 보였던 글이 순간 시궁창이 되는건 순식간이고.

 

요즘에는 학교가 바뷔치 사건이 좀 떠들썩해. 다른 학교 애들은 모르니까 대충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자면,

 

바뷔치라는 우리 학교(경북대) 북문에서 토스트랑 김밥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는데 되게 맛있어, 다른 학교에서는 흔히 이삭이 인기라던데 우리 학교 앞에서는 이삭이 발려. 여기 사장도 되게 싹싹하고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라 학생들 아침 굶고 올까봐 아침 6시 30분 정도부터 북문 앞에서 김밥이랑 샌드위치를 팔아. 김밥 사면서 말 몇마디 하면 사람 되게 괜찮아 보여. 어찌보면 보통 상인정신이 아닌거지. 중앙로에 2호점까지 차렸어. 대단하지.

 

그런데 몇 달 전에 5m도 안되는 거리에 토스트 가게가 하나 더 생겼어. 난 한 번도 거기 이용한 적은 없지만, 그런데 거긴 이상하게 평판이 안좋더라구. 집에 가는 길에 두 가게를 지나가는데 하루는 새로 생긴 가게 바로 밑에 빨간 스프레이로 또박또박하게, 그리고 커다랗게 '배신자'라고 쓴 글이 보이더라구. 지나가면서 이 동네 참, 나도 편의점 야간알바 하면서 강도한테 털려봤지만 보면 볼수록 무서운 동네다. ㄷㄷ 하면서 지나갔는데.

 

얼마전에 학교 게시판(복현의 소리)에 새로 생긴 가게 아주머니의 아들인 사람이 호소문을 썼더라구. 뭔 내용이냐 하면, 그 새로생긴 가게에 바뷔치 사장이 가서 행패를 부렸나봐. 거기 유리창을 막 깨고 아주머니를 때리고, 가게 밑에 배신자라는 말도 그 사장 짓이라고 그렇게 썼더군.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가게라 위기감을 느꼈었나보지, 잘 모르겠지만.

 

그 글이 올라오니까 사람들이 이제 바뷔치 욕하고 난리난거지. 뭐 그렇게 좋아보이던 사람이 양의 탈을 쓴 악마구나. 개쓰레기구나 하면서(실제로 이 정도의 욕설이 학교 게시판에 난무했어. 익게 아니야 실명제야) 바뷔치 불매운동 하겠다고 하면서 아주 난리가 난거지. 그 일 터지고 지나가도 바뷔치는 항상 사람 많긴 하다만 -_- 한국인들 원래 '배신'이란 것에 상당히 민감하잖아. 그 것 때문에 괘씸죄까지 크리티컬 된거지. 좀 너무한다 싶을 정도의 내용도 많았고.

 

그러자 위기감을 느낀 바뷔치 사장이 한 학생의 아이디를 빌려 해명글을 올렸어. 그 주인 아주머니의 아들, 그러니까 호소글 작성자의 이모되는 사람이 바뷔치 사장이랑 다른 곳에서 같이 일을 했었나봐. 그러다가 서로 찢어져서 사장은 여기 와서 바뷔치를 차렸고, 그 이모되는 사람이 얼마전에 바로 옆에 가게를 만들고 주인 아주머니에게 넘겼나봐. 그것 때문에 동종업게 뭐시기 하는 법이니 하면서 그것때문에 바뷔치 사장이 배신감을 느껴 거기서 행패를 부렸데, 유리창 깨고 소리지른거 까지는 맞는데 때린적은 절대 없다고. 아무래도 서로의 글에 어느 정도 과장을 있겠지.

 

그 글이 올라오니까 이미 감정이 극으로 치달은 학우들은 사과글은 안올리고 해명글만 올려제낀다며 더 격하게 몰아붙였지. 뭐 법이고 자시고 당신이 먼저 폭력을 행사했으니 장사 접고 나가라, 주인 아주머니께 무릎꿇고 백번 빌어라 이런식으로. 말이지. 그렇게 가열되니까 어느샌가 호소글 올린 사람이 글을 지웠더라구. 내가 보기엔 분명 호소글도 문제가 있어 보이던데, 자기 입장대로 써서 어딘가 거짓내용도 있어보였고.

 

그렇게 격해지니까 바뷔치 사장이 또 글을 올렸어, 딱 2줄로 정말 죄송하다고 백번 사죄하겠다는 내용으로 간단하지만 처절하게 ㅋ

그 글에도 역시 쫓아가서 북문에서 발 못 디디게 하겠다는 식의 내용의 리플이 점철되었지. 살벌하더라구.

 

그러니까 자신은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한 학우가 글을 올렸어. 너무 감정적으로 치우쳐서 마녀사냥을 하는건 아니냐고. 법대생인듯 한데 약간 훈계하는 식으로 아는척 하면서 법률 용어를 살짝 내비치며 글을 썼어. 게다가 다른 사람들을 비하하는 것을 암시하는 냄새도 살짝 풍겼고. 내용은 솔직히 맞는 말이야.(비하내용 말고 -_-) 솔직히 그 사건에 달린 리플과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감정이 격해진 듯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어.

 

거기에 이제 가관인 글들이 달리기 시작했지. 고등학교는 제대로 공부하고 졸업했는지, 언어 5등급 찍고 여기 들어왔는지(몇몇 과는 정말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_-) 니네 엄마가 그렇게 당했으면 그따위 소리가 나오겠냐고, 넌 참 이성적이라고 세상살기 좋겠다는 식과 그보다는 차별되는 척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시덥잖은 용어로 무장시켜 글쓴이가 뭐 무지의 오류를 범했다니 어쩌니 하면서(내가 보기엔 리플쓴 사람이 무지의 오류를 범한 것 같던데) 공부 좀 똑바로 하고 글 쓰라 하고, 또 어떤 다른 법대생인듯한 사람은 리걸마인드가 어쩌니 하면서 그렇게 끌고 가니까 글쓴이도 빡쳐서 리걸마인드 언급한 사람과 언쟁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또 글이 시궁창이 되더라구. 그렇게 69개의 리플을 넣고 나서 글쓴이가 '참.. 제가 너무 깨끗한 물에 들어와서 미꾸라지를 옹호하려니...ㅎ' 라는 멋진 명언을 남기고 사라지고.

 

보다못한 다른 사람이 이성적으로 나가니까 개발려서 그런지, 감성적으로 호소하는, 그러니까 요즘 세상도 참 삭막하고 차가운데 사람들 너무 바뷔치 사장을 몰아가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부드럽게 써서 글을 올렸어. 근데 거기에도 너네 엄마가 당해도 바뷔치 사장이 잘도 불쌍하겠다라는 글이 또 올라오고,(도대체 이 새낀 어떻게 이 학교 들어온거야? 그래도 나름 경북에서 제일 가는 국립대 아냐?) 삭막하고 차가운건 바뷔치 사장이 아닐까요? 라는 말장난 같은 글도 올라오고. 아까 리걸마인드 운운하던 리플러도 와서 또 되도안한 글 남기고.(이 인간 사시 붙으면 나 절대 법 안어기고, 소송 걸릴 일 없이 조용히 살 것을 맹세한다.) 참 글의 논지 개무시되고 게시판 시궁창 되는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더 이상 이 사건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기는 싫어. 하지만 생각해봐,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 남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전혀 하지 않지? 나 역시 이 글에서 틀린 것이 있을 순 있어. 아니, 많이 틀렸을거야. 솔직히 제대로 보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해서 난 알지 못해. 그리고 내 작문 실력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지금 내가 쓴 이 글. 누가 틀렸다는 것을 납득할 만하게 지적해 준다면, 분명하게 사과하고 그리고 감사를 표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글을 수정할거야.

 


흔히 조화의 극치라 말하는 태극조차도 적과 청이 섞이지 못하고 있는 역설의 문양이지. 하지만 왜, 왜! 태극이 조화를 뜻할까? 내 생각엔 태극은 바로 진행형이기 때문인 것 같아. 태극 문양에서(태극, 삼태극 모두)는 서로가 어느 중심을 가지고 섞이는 진행형이야. 그냥 태극을 섞인 상태를 의미하는 보라색으로 하지 않고(그러면 좀 어색하겠다 -_-) 섞이는 과정만을 하는 이유는, 인간은 완벽한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진행형인, 지금의 태극문양을 조화의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 우리는 4차원, 시간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무한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도 못해. 우리는 완벽한 조화도 이루지 못해. 하지만 우리는 추구하고 있잖아. 시간을 이해하기 위해 그만큼 물리학이 발전해왔고, 수학도 발전해왔어. 그래서 무한이란 개념은 무한히 많아지고 있다. 라는 거친 이해도 할 수 있게 되었어. 조화라는 것도 예전에 비해서는 수많은 성취를 해왔어. 불과 6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을 할 정도로 위험하진 않잖아? 우리는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불안정하고 틀릴수도 있고, 실수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완벽을 추구하기에 인간이야.

 

글이 너무 멀리까지 나아갔네. 서로, 서로의 정의를 무너뜨리려 하지 말고, 서로를 인정하고, 건전한 비판을 통해 발전해나가는게 제일이 아닐까? 글의 진짜 논지를 더럽혀가며 나약한 자신의 논리을 방어하기보다는.

낭객 2008.11.15  23:58

글쓴이입니다.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그대로 올리느라 반말체가 되었네요. 아무쪼록 이해 부탁드립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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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n2l6 2008.11.17  03:33

글을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정신 없이 읽었습니다.^^ 자기생각이 맞고, 남의 생각은 잘못됐다는 시건방진 태도도를 가진 사람과는 참 대화가 힘들지요,, 하나 더 문제를 꼽자면 저는 표현의 문제를 들고 싶네요. 수많은 사람들이 항상 표현의 문제때문에 본질에 가깝게, 혹은 서로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다가가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심한경우엔 엉뚱하게 일이 번지기도 하구요. 이런 모습을 볼때마다 항상 말의 내용보다도(어떤 내용을 담느냐도 중요하지만) 표현의 문제에 보다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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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객 2008.11.17  23:24

동감합니다. 표현의 문제... 저 역시 글도 그렇지만 말로 표현을 너무 못해서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일이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글은 두 번, 세 번 확인하고 고칠 수 있지만, 말은 그러지 못하니 일이 꼬일 때 마다 안타깝더군요 ㅠㅠ 글도, 말도 제대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을 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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