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도 우형이가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아이들좀 찾아서 데리고 오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 집 뒤에 있는 놀이터에도 없고, 겁이 덜컥 나서 단지 주위를 둘러보니 중앙광장 분수대 주위를 돌며 제 또래의 처음 보는 여자 아이와 숨바꼭질을 하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이제 그만 집에 들어가자고 팔을 잡아 끌어도 싫다며 손을 뿌리친다. 새로 사귄 여자친구니? 하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눈은 똥그랗고 동글한 얼굴에 귀염성이 있는 여자 아이를 보고 우형이가 반해버렸나보다. 너 몇살이니? 하고 물었더니 5살이라고 했다. 그래? 우리 우형이도 5살인데 동갑 친구구나? 하고 말하니 여누가 옆에서 아빠 우형이 4살이잖어! 하며 나선다. 아냐 우리 우형이도 다섯살이야..
억지로 끌려오지 않고 제 친구와 멀어지는 아이를 보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여누가 물었다. 아빠 왜 우형이가 4살인데 5살이라고 뻥쳤어? 우형이 자존심도 생각해 줘야지 우리 우형이도 다섯살이다 라고 해 줘야 저 여자친구가 얕보지 않고 놀아줄꺼 아냐 그래서 아빠가 잠깐 뻥을 친거야 하하하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니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죽거린다 지난번엔 놀이터에서 우형이가 다섯살이라고 뻥을 치더니 그 아들에 그 아빠구만!
결국, 여자친구와 놀이에 빠져 밖을 배회하던 녀석은 엄마의 서슬 퍼런 손목에 잡혀 들어왔다. 손 발을 씻고 식탁에 다가와 앉으며 히죽거리는 녀석을 보며 제 엄마가 소리쳤다. 밖에서 놀다가도 밥먹을 시간이 되면 집으로 들어와야지! 우형이 너 그 여자 친구가 예뻐 엄마가 예뻐? 여자친구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