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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선이 만난사람] '민중의술' 신봉 황종국 판사
[송동선이 만난사람] '민중의술' 신봉 황종국 판사 "침·뜸·부항 등 전통요법은 뛰어난 의술" 자연요법 효과 몸소 체험후 합법화 매진 '의사에게만 진료·치료권' 법률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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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국 판사(가운데)가 민중의술 살리기 부산·울산·경남연합 본부 사무실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활동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박수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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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국(黃宗國·52·울산지법 민사1부장)판사. 현직 법관인 그가 무엇 때문에 제도권 밖의 '민중의술(民衆醫術)'을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섰을까.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치료받기 쉬우며, 부작용이 없으면서 치료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우리 심성과 체질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이라는 점이죠." 그는 지난 10일 부산에서 열린 '민중의술 살리기 부산 울산 경남연합' 창립대회를 이끈 뒤 여러 대학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29일 오후 국제신문 24층 연회실에서 창립보고대회를 치르는 등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그를 민중의술 부울경연합 본부 사무실(부산 동래구 수안동 9의 53 남원빌딩 2층)에서 27일 만났다.
"민중의술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한데요, 민간요법과는 어떻게 다른지요."
"두 개념이 다르다면 다르고, 같다면 같습니다. 민간요법은 흔히 말하는 단방약(單方藥)을 민간이 치료에 활용하는 것인데, 민중의술에 이 같은 요법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민중의술은 침·뜸·부항과 각종 수기(手技)요법, 단식·요가·기공 등 생활요법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침이나 뜸, 부항 등 일부는 한방에서 취급하고 있으나 민중의술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법관 업무수행이 바쁠텐데도 불구하고 민간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 동기를 물었다.
"내가 직접 체험하고, 주위의 많은 분들이 병원에서 고치지 못하는 병을 멀쩡하게 낫는 것을 목격하거나 경험하면서 민중의술이이야말로 진정 우리가 추구해야할 의술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과 제도가 이를 가로막고 있어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잘못된 현행 의료제도와 엉터리 법집행을 뜯어 고치기 위한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란다.
황판사가 처음 민중의술을 접하고 그효험을 본 건 부항. 그는 20대의 황금기를 천식과 위궤양, 관절염·좌골신경통·치질 등 갖가지 병마로 시달렸단다. 말 그대로 신체가 '종합병원'이었다는 것. 거기다 부친은 고혈압, 모친이 위암으로 돌아가시자 이에 대한 두려움마저 안고 살았다고.
그러던 중 우연히 부항치료를 받으면서 서서히 원기를 회복한 뒤 계속적인 치료를 통해 거의 모든 병이 자신도 모르게 완치됐다고 했다. 그때 자연요법의 신비함을 체험한 뒤 지금까지 30여년간 오직 민중의술의 뛰어남을 알리고, 이를 체계화하고, 합법화를 이루는 일에 매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60대를 앞두고 있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뜸 덕분에 20대에 뒤지지 않는 정력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두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얼굴은 유난히 밝고 맑았으며 살갗은 탱탱했다.
"침술 같은 경우는 서양 의학계에서도 대체의학으로 인정하는 추세에 있지 않습니까? 민중의술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대체의학이라는 말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요? (웃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양의의 기준이고, 민중의술에서 보면 서양의술이 대체의술이겠지요. 동의보감을 완성한 의성 허준 시대까지만 해도 우리의 의술은 세계적이었습니다. 양의가 들어오기전 우리 선조들의 의료시혜가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고 할 수 있겠죠."
"민중의술로 과연 못고치는 병이 없을까요?"
"물론 만병통치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지만 80~90%는 고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황판사는 치료사례들을 소개했다.
화상을 입은 곳에 군데군데 침(호침)을 꽂아두면 통증이 사라지고, 진물이 멎으면서 3일 정도면 딱지가 앉아 상처가 아문다는 것. 특이한 것은 흉터가 전혀 남지 않는다고. 간염을 심하게 앓았던 황판사의 친척은 한침(굵고 긴 재래침)으로 완치됐다고도 했다.
또 황판사는 젊은 시절 숙뜸으로 축농증 등 여러가지 콧병을 나았고, 구안와사(입이 돌아가는 병)와 불면증이 완쾌되는 것을 봤다고 했다. 쑥뜸은 크고 작은 모든 병에 무소불위의 효력을 발휘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흔히 '뜸단지'로 불리는 부항 역시 시술이 손쉽고 거의 부작용이 없으면서 못 낫는 병이 없을 정도로 탁월한 의술이라고 강조했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견비통, 위장장애나 편도선염 등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만성신부전증, 아토피성피부염, 풍병 등은 사혈요법으로 치료된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가 판사가 아니라 의사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는 아마 법정에서도 약자를 병자로 보고, 환자를 치료하듯 판결을 내리는 민중판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의료의 주체성, 의료주권을 되찾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조상 대대로 전해져 온 민중의술의 자유를 찾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법 25조 1항을 손질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이 조항에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여기서 의료인이라 함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원 간호사를 의미한다. 조산원과 간호사는 직무영역이 다르므로 논외로 하고, 의사와 치과의사를 통틀어 양의로 볼 때 결국 양의사와 한의사에 의한 의료독점주의를 타파하지 않고선 국민이 의료주권을 누릴 수 없다는 게 황판사의 지론이다.
이를 위반한 의료인을 처벌하는 동법 66조도 당연히 개폐되어야 한단다. 침구사를 의료인에 포함하는 법 개정안을 수 차례 냈으나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검토조차 하지않고 폐기한 경우가 많고, 현재 '침구사 제도 부활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나 이 역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고 토로했다.
침이나 뜸, 부항과 같은 의술을 펴려면 일정 자격요건을 갖춰야 하고 그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절차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부문에서는 그럴 필요도 있겠으나 일반적인 민중의술에서는 별다른 기술이나 자격을 요하지 않는다는 것.
"침 뜸 부항, 각종 수기나 약초요법 등 전통 민간요법은 수 천년간 우리 민족의 주된 의술로 전승돼온 것들이죠. 면허나 자격에 의한 제한 없이 널리 민간에 활용되어 왔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자연의 질서에 맡겨 두면 저절로 정화되고 정착됩니다. 특히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의료사고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입니다."
그는 공룡과도 같은 제도권과 싸워야 할 일이 걱정된다면서도 시민운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편집위원 song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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