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운영체제는 구글이 인터넷 환경에 맞춰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운영체제입니다. 점점 늘어나는 인터넷 서비스를 좀더 빠르고 쉽게 접근해 다룰 수 있는 웹 운영체제지요. 그런 크롬 OS의 일부 모습이 며칠 전 개발 진행 경과를 미국 매체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발표 당일 웹캐스트를 보니 정말 크롬 브라우저와 똑같은 모습이더군요. 종전 윈도나 리눅스에서 볼 수 있던 UI를 걷어내고 PC를 켜자마자 브라우저를 띄운 모습은 다소 파격적으로 느껴집니다. 비록 리눅스 위에서 돌아가는 크롬 브라우저일 뿐이라 해도 일단 그것이 지향하는 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을 얻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구글이 1년 뒤 크롬 OS를 공식 발표한다고 했지만, 이 발표가 끝난 몇 시간 뒤 벌써 크롬 OS의 가상 디스크 이미지가 떴습니다. 참 빠른 세상이죠? 물론 이 크롬 OS는 정식 버전이 아닙니다. 여전히 개발 중인 상황에서 공개(?)된 프리뷰 버전쯤 될 것입니다. 일반 PC에 설치할 수 있는 정식 버전도 아니고 가상 머신에서 돌려야 하는 이 번 버전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듭니다. 구글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속도라는 본연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는 데다 1년 뒤에 지금과 다른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죠. 단지 지금 상태에서 크롬 OS가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살펴볼 수 있는 참고 자료 정도는 되는 듯 합니다.
'운영체제=브라우저'였다
VM웨어의 가상 시스템으로 잡아 실행해보니 G메일 계정을 묻는군요. 쓰고 있는 G메일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간 크롬 OS를 보니 지금까지 보던 윈도나 맥 같은 운영체제라는 느낌보다 그냥 애플리케이션답습니다. 비록 브라우저보다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긴 합니다만, 정말 PC에서 쓰는 크롬 브라우저 같은 그 모습이 보일 뿐입니다. 화려함도 없고, 멋도 없습니다. 크롬 브라우저와 마찬가지로 주소창이 보이고, 탭이 있으며 북마크가 있습니다. 모든 버튼도 똑같고 오른쪽의 옵션 메뉴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나마 오른쪽 위에 몇몇 설정을 위한 버튼이 보이는 것 외에 다른 점도 느끼지 못합니다. 이 안에서 구글이 제공하는 G메일, 구글 독스, 피카사, 트위터, 유투브 등에 접속할 수 있지요.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은 물론 핫메일, 야후 메일, 체스 게임 등 웹 기반 서비스를 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모두 아이콘 형태로 바로 접속할 수 있게끔 따로 모아 놓기도 했습니다.
 크롬OS의 웹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  공개된 크롬 OS의 버전 |  크롬 OS의 창 전환 화면 |
 크롬OS의 파일 탐색기 |  크롬OS에서 돌아가는 유투브 |  일반 크롬브라우저와 똑같은 UI |
몇 개의 기능 키와 단축키로 크롬 브라우저에 없던 기능을 부를 수는 있지만, 왼쪽 위의 크롬 아이콘을 누르면 웹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바로 가기 아이콘이 있고, 단축키를 눌러야 파일을 여는 탐색기가 실행되고, 지금 열어 놓은 크롬 창의 전환 같은 것도 있지만 결국 브라우저와 브라우저의 전환일 뿐입니다.
더 설명이 없냐고요? 네, 여기서 끝입니다. 크롬 OS는 브라우저 그 자체이므로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800MB 짜리 커스텀) 리눅스 위에서 돌아가는 크롬 브라우저인 것이지요. 바탕화면이라는 존재가 없고 PC에 설치하는 소프트웨어의 개념마저 사라진 듯 합니다. 오직 웹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 PC에서 쓰고 있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 즐기는 대부분의 웹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고, 플래시 영상과 게임을 크롬 OS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액티브X를 쓰는 인터넷 뱅킹이나 웹하드 같은 웹사이트에 접속해도 그 기능을 쓸 수 없고, 추가 설치가 필요한 온라인 게임도 못합니다. 또한 범용 OS가 아니므로 인터넷이 아닌 지금 PC에서 쓰는 소프트웨어는 구글 크롬 OS에서 설치도 실행도 할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 맞을까?
조금 과한 표현일 지도 모르지만, 지금 크롬 OS를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구글의 서비스에 잘 적응된 이들일 겁니다. 구글 메일과 구글 토크, 구글 독스로 문서를 작업하고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감상하며, 피카사에 앨범을 공유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웹 브라우저에서 접속하는 이들을 위한 운영체제라는 것이지요. 물론 MS의 웹서비스도 쓸 수 있지만, 잘 어울리는 느낌은 아닙니다. 그래서 왠지 그 모습이 좀 억지스럽습니다. 이것은 인터넷에 최적화된 사람이 아니라 구글에 최적화된 사람을 위한 운영체제처럼 보이니까요.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도 관심을 두는 이유?
크롬 OS의 실제 활용성은 지금의 PC보다는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넷북에 최적화된다 해도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수행하는 데 있어 상당부분 제약되는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구글 크롬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점이지요. 사용자의 이용 환경과 그 데이터를 PC의 저장 장치가 아닌 인터넷에 둔다는 점 때문입니다. 운영체제 또한 개인이 아닌 인터넷으로 연결된 중앙 시스템에서 관리해 좀더 안전하게 관리하고 복구할 수 있는 것도 크롬 OS가 앞으로 보여주려는 특징이었습니다.
이번 버전에서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1년 뒤 정식 버전에서는 분명 이 같은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구글이 약속한 것이니까요.
당장 쓸 일은 적을 것
다만 구글이 크롬 OS를 내놓더라도 당장 쓸 일은 적을 겁니다. 크롬 OS가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이용자가 지금 쓰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 크롬 OS만의 강력하면서 특별한 것은 아직 보이지 않으니까요. 무엇보다 인터넷에 의존하는 데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용자는 물론 아예 그 분야에 관심조차 없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들의 의식이 바뀌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정말 그 의식이 바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크롬의 단축키 |  각 프레임의 크기 표시 |
때문에 크롬 OS에 최적화한 넷북이 나오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사실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PC를 쓰는 수많은 환경을 완전히 배제한 크롬 OS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적어 보입니다. 물론 구글이 몇 년 뒤를 바라보면서 이 운영체제를 내놓았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지만, 몇 년 뒤 그들의 뜻대로 이 생태계가 변할지는 아직 모르니 섣부른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지요. 날이 갈수록 더 커지고 깊어지는 인터넷 종속성 때문에 그나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는 하겠지만, 새로운 운영체제를 써야 할 이유가 된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구글 크롬 OS가 평가만큼 좋은 결과를 얻게 될지는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일인 듯 합니다.
덧붙임 #
1.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을 보면 크롬 OS는 더욱 부정적일 듯 싶군요.
2. 물론 늘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쓴다면 문제는 없을 겁니다. 어쩌면 인터넷으로 일하기 좋아하는 CEO들이 딴 짓을 못하게 막아주는 크롬 OS를 좋아할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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